케첩 클라우즈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7
애너벨 피처 지음, 한유주 옮김 / 내인생의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10대는 자유와 진실에 관한 수많은 질문을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던지며 자신을 찾아가려 애쓰는 때인 것 같다.
그런 그들의 행동과 말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나이에 맞지 않는다고 투덜
거리는 건 어른들 뿐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에 이유가 있는 행동이며 생각을 하는 거니까.
"케첩 클라우즈 (애너벨 피처 지음, 한유주 옮김, 내인생의책 펴냄)"는 누구
에게도 말할 수 없는 진실을 묻은 10대 조이의 이야기이다.
그 진실이 알고 싶어 나는 서둘러 조이의 편지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사형수 스튜어트 아저씨에게 보낸 열아홉 번째 편지 중 열 통의 편지가 담긴
이 책은 조이라는 가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한 소녀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어떤 날들 적혀있다.
아빠의 실직, 할아버지와 엄마의 마찰, 파티, 장애를 갖은 동생... 어찌보면
조이는 전혀 평범하지 않은 소녀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유명한 맥스를 만나 키스를 나누던 그 밤 이후 조이는 고민이 많아졌다.
행복하면서도 무언가 두려운...
스튜어트 아저씨에게 조이는 마치 일기를 쓰듯 하루를 또는 며칠을 풀어내며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는 조이는 어쩌면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누군가가
절실하게 필요했는지 모른다.
할아버지가 입원하며 아빠는 엄마를 다그치고, 엄마는 과거의 어느 날을 떠올리며
가족이 아닌 남이라 관계를 부정한다.
아빠의 실직으로 매일 저녁 소란스러운 집안과 경제활동이 아닌 주부라는 직업에
충실한 엄마는 아빠와 다른 자신의 입장을 토로하며 아빠를 몰아세운다.
이 모든 상황이 조이는 혼라스럽다. 누구에게든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고 싶지만
집안에서 그 상대를 찾기는 쉽지 않다.
맥스와 사귀는 관계가 되고, 또 다른 느낌으로 조이 곁에 선 애런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런데 그 둘이 형제였다. 그 사실을 알고 조이는 스튜어트 아저씨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적는다. 수화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도트가 만든 해가 떠오르는 사이 구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케첩 클라우즈... 나에게 낯설었던 그 제목이 소세지와 케첩 범벅이 된 접시 안
에서 나를 마주했다.
애런과 가까워질수록 맥스에게 미안한 조이... 결국 애런과 관계를 알게 된 맥스는 술에
취해 사고를 당한다. 살인... 사고.... 딱히 정의하기 어려운 맥스의 죽음으로 애런은
여행을 떠나고, 조이는 덩그라니 그 자리를 지킨다.
맥스의 추모식에서 만난 애런은 다시 떠나 조이에게 편지를 보내고 관찰을 즐기던 조이
아니 앨리스의 별명인 버드걸은 애런의 말처럼 자유롭게 날아올라야 한다.
이제 스투어트 아저씨도 사형이 집행된다. 조이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없다.
조이 스스로 슬픔과 죄책감을 뚫고 나오는 수 밖에.
 
대화의 상대는 경청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나는 조이의 이야기를 들어며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답은 그 아이 안에 있으니까....
내가 여기서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아인 기운을 차렸을 테니까.
조이를 날아오를 준비를 하며 잃었던 웃음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는지 모른다.
해가 떠오르는 사이 붉은 빛으로 물든 구름처럼 천천히 그리고 뜨겁게 달군 인생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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