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 푸른도서관 51
한결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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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만이 가지는 그들만의 문제와 해결, 다툼과 무관심, 화해의 내용이 담긴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들의 매미같은 여름 (한 결지음, 푸른책들 펴냄)"은 민희, 조앤,

춘장이라는 세 아이의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당혹스러운 문제와 아이들의 일탈이

가져오는 빛나는 열매를 스스로 문제와 맞서 해결해내가는 아름다운 시간을 제공한다.

매미는 짧은 생애, 그 울음을 위해 오랫동안 날개를 접고 인내한다는 말에 나는 눈물이

났다.

날개를 떨며 우는 매미의 슬픈 울음이 떠올라서였는지 아님 내 모습이 떠올라서였는지

알 수 없다.

거식증 놀이에 빠진 민희는 섭식장애인 엄마의 고통스러운 새벽을 혼자만 알고 있다.

수타면을 뽑는 진동이는 춘장이라는 별명으로 민희 곁을 맴돈다.

엄마가 떠난 자리에 덩그라니 남은 조앤은... 아빠의 술버릇과 암울한 현실에 우울하다.

어찌보면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아이들 셋이 나를 자극한다.

'나의 10대는 어땠을까?'

수학 선생의 추태로 조앤은 상처를 받고 이 모습을 본 민희는 안타까운 마음에 춘장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껄렁한 모습의 춘장은 겉모습과 달리 사건의 개요를 정확히 알리는

대자보를 만든다.

어찌보면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솔직하고 간결하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지 않으며 담백하기까지 하다.

20년이 훨씬 지난 나의 10대에도 이런 기억이 있다. 선생이 여자 아이들을 추행했던...

학원 내 다섯 개의 학교 학생들이 함께 행동하고 교문에 대자보를 붙여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았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선생들은 부끄러운 일이라 숨기려 했고, 우리 그 선생이 교단을 떠나고 나의

친구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길 원했다.

우리는 대학에 가야 했다. 엄마들의 거친 손에 끌려 교실로 돌아가야 했다.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는 나의 비겁함을 내 친구들의 붉은 눈이 떠올랐다.

'그 선생은 지금도 선생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 이야기 속 아이들은 의외로 마음이

여렸다.

조앤은 수학 선생의 사과에 마음을 풀고 아이들은 춘장의 아버지를 따라 그 해 여름

지리산으로 향한다.

아마도 각자 앞에 놓인 일들을 산에서 털어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산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가 아닌 거리로 나섰다. 조앤과 민희는 그렇게

어두운 밤의 이면을 알게 되고 집으로 혼자 돌아 온 민희는 조앤이 걱정된다.

조앤은 오토바이 사고로 중환자실에 있다. 조앤의 아버지는 조앤을 찾아 헤매다

돌아가셨다.

민희와 엄마는 정신과 상담으로 서로의 마음을 잠궜던 빗장을 푸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제 민희, 조앤, 춘장은 함께 웃는다.

찬란하고 우렁차게 우는 그 여름 매미처럼.

이 책은 중학생 이상이 함께 읽으며 고민해결법에 대한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시간과 친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또한 매미처럼 나의 찬란한 시기에 대한 의견을 나누어 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지나고 보면 다 아무 것도 아니라는 어른들의 말처럼 빛나는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지금은 기억하고 싶은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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