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신형건 지음, 강나래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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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은 시집을 읽으며 보내고 있는 듯하다.

마음이 허하고 괜히 우울한 날들.... 중 만난 두 번째 시집은

 

"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신형건 시, 끝없는이야기 펴냄)"이다.

표지 속 엄지는 예쁜 여자 느낌이고, 검지는 무엇때문인지 화가 난 남자 느낌이다.

어떤 이야기를 담은 시들일까?

 

1부와 2부로 나뉜 시들은 제목부터 흥미가 유발된다.

 

 

<그 말, 그 소리>를 읽으며 생각이 많아진다. 마치 이 시를 읽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이

한 번에 읽어지는 기분이다.

'보고 싶으면 전화해!' 오래 전 나 역시 친구나 애인에게 이런 말을 했었던 것 같다.

어느 순간 휴대전화에 기능이 다양해지며 우린 단 한 순간도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되었고 보고 싶을 겨를도 없이 시답지않은 말들로 상대를 피곤하게 하기도 한다.

보고 싶다, 그립다는 감정에 대한 그리움....

그 그리움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코로나로 힘겨운 일상을 보내는 우리들.

웃음을 잊은 건지 아예 잃어버린 건지 감이 오지 않는다.

어느 순간 우린 기쁨이나 슬픔에도 무감각해졌다.

잃어버린 웃음이 언제쯤 다시 돌아올까?

혹 웃음 박물관에 가면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한쪽 눈을 가린 사람들이>를 읽으며 괜히 눈물이 났다.

카림이 두 눈으로 보았던 마지막 모습이 내 눈에 펼쳐지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졌다.

호들갑스러운 감정들... 카림을 위한 것인지 아님 내 감정에 충실해 카림의 감정 따윈

생각하지 못한 건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관심이라면 차라리 관심조차 갖지않음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휴대전화나 인터넷에 얽매이지 않고 산책을 하는 동안 상처받고 나태해진 감정들은

천천히 움직이는 발과 유연한 생각들로 치유가 된다.

'나를

따라오고

내가 따라가는

발소리.'

산책을 하는 동안 딱딱해진 마음이 말랑해지고, 틈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마음에 사이가

생겨 타인의 감정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넉넉함이 생긴다.

내 발소리를 듣는 시간.... 시를 읽으며 나 역시 혼자 걷는 산책을 해보았다.

일월 추운 밤... 사락사락 눈이 내린 길을 내 발자국을 찍으며 걸었고 달이 저만큼 앞서

걸었다.

다양한 감정을 읽는 시간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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