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농부의 농사 이야기 - 행복을 일구는
조우상 지음 / 치우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아주 즐거운 독서였어요..

저자의 고민과 희망이 저의 고민과 저의 희망이었기 때문인듯 해요..

 

저자는 프랑스의 농부 철학자 피에르를 소개하고 있어요.. 피에르는 "발전이라는 이름의 패러다임에 먹힌 이 시대를 치유하는 방법으로서 농업"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저 역시 어림풋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터라 무척 공감이 갔어요..

 

농약과 화학비료를 이용해 단일작물을 대규모로 키우는 오늘날의 관행농.

 

귀농은 삶의 태도를 바꾸는 일인데,, 많은 사람들이 귀농을 준비하면서 이런 관행농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지요..

 

저로선 '발전이라는 이름의 패러다임에 먹힌 이 시대'를 벗어나고 싶어 귀농을 희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관행농을 하고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소박하게 자급자족하는 생활.. 이것이 제 삶의 목표가 되었어요..

 

저자가 소개하는 태평농이니,, 자연농이니,, 하는 농법들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저는 단순하게 이런 농사를 희망해요.. 농약과 화학비료를 거부하고,, 퇴비는 내가 만들어서 사용하며 자연의 절기를 거스르지않는 농사..

 

그런데 태평농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이 농법에선 거름이나 퇴비도 거부하고 있어요.. 정말 놀라워요.. 이건 믿음이 없으면 시도하지 못할 농법입니다.. 자연에 대한 깊은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저 역시 씨앗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었는데,, 저자가 들려주는 F1종자에 대한 이야기를 인상깊게 읽었어요.. 

 

참고로 F1종자는 '우수한 형질을 가졌다고 판단되는 다른 두 작물의 교잡을 통해 만들어진 종자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종자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어요..

 

F1종자의 성질이 F2로 전해지지 않는다는 문제점과, F1종자는 화학비료와 농약 없이는 병충해를 견딜 수 없을 만큼 허약하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저자의 표현처럼 모든 악순한의 중심에 F1 종자가 있었어요.  

농부는 매년 F1 종자를 구입하면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세트로 구매해야 하지요. '그렇게 약 주고 화학비료 주며 힘들게 농사지어도' 가을에는 씨앗을 받지 못합니다.. 흙도 힘을 잃었어요.. 그러니 다음해 봄에 이 농부는 다시 F1종자와 농약과 화학비료를 세트로 사야합니다..

 

이 책에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욕망하는 식물>이란 책에 이 문제에 관해 심도깊은 설명이 이어

져요.. 관심 있는 분은 읽어보시기 바래요..

 

책 이야기를 했지만,, 이 책의 고마운 점은 더 읽어보면 좋을 책들의 목록을 덧붙이고 있다는 겁니다..

읽어보고싶은 책의 목록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설레였어요.. 

 

그 외에도 잡초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시각이 인상깊었어요..

 

환경농업에서는 잡초를 자생초라 부르며 이 풀들을 죽이려 약을 쓰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관행농에서는 '잡초를 잡아야 농사가 산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이 사이에서 이런 통찰을 얻습니다..

 

"누구는 잡초라 하고, 누구는 자생초라고 하는구나."

 

그렇습니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다른 길이 보입니다.. 

 

평생을 관행농으로 살아온 이웃 농부들 앞에서 '커밍아웃'을 한 저자의 심경이 이해됩니다.. 그가 줄곧 '열린마음으로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기를 소망'하다고 언급하는 그 마음이 너무나 이해됩니다.. 저 역시 주위(가족)로부터 이런 시선을 받고 있기에요..

 

그런데 저는 가족도 이해를 못 시키고,, 그때문에 마음속으로 원망을 달고 사는데,, 이 분은 동네 어르신들이 환경 운운하는 자신의 언행에 상처가 될까봐 조심스러워하고 있어요. 그 마음이 무척 넓고 따뜻하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어요..

 

중구난방으로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결론은 즐거운 독서였다는 겁니다.. 세상의 모든 젊은 농부들과 귀농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을 쏘다, 활 - 일상을 넘어 비범함에 이르는 길
오이겐 헤리겔 지음, 정창호 옮김 / 걷는책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이겐 헤리겔은 독일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운명처럼 일본에서 제안이 날아든다. 도호쿠제국대학에서 철학사를 강의하겠느냐는 제안이 그것이었다.

 

이 유럽인은 깨달음, 도, 선과 같은 동양철학에 매료되어 있었기에 그 제안을 당장 받아들였다.

 

막상 일본에 왔지만 선에 입문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진지하게 선을 배우고자 했던 유럽인은 아무도 없었'다. 그로선 자신이 '왜 철학적 사변과 무관한 선에 관심을 기울이는지를 이해시키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는 '선과 관계가 있는 일본의 기예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 선을 간접적으로 배우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하여 궁도의 명인 아와 겐조를 스승으로 삼아 활쏘기에 입문한다.

 

유럽인에게는 '기술'로 비춰질 이 활쏘기가 동양에서는 '기예'로 받들여진다. 궁사가 쏘는 것은 단순한 화살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궁사는 자기 자신을 겨냥하며, 또 자기 자신을 명중시켜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기예 아닌 기예'이다.

 

이 책이 시공을 초월해 사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기서 말한 이와 같은 과정이란 이 책의 저자인 오이겐 헤리겔이 겪었던 바로 그 과정이다.

 

이런 과정 끝에 저자가 활쏘기에서 깨달음을 얻고 명인의 경지에 올랐듯,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 또한 반드시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만 그 뜻을 이룰 수 있다. 사람들은 그때문에 오래도록 이 책을 읽어왔다.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깨달음의 과정'을 거쳐야 그는 명인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넘을 수없는 벽 앞에서 오랫동안 좌절했다.

 

그때 스승이 들려준 조언은 이러했다.

  

"발사에 대해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당기고 있을 수가 없어요."

그가 이렇게 말하자 스승이 덧붙였다.

 

"당신이 진정 자신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겁니다. 알고 보면 아주 간단한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통의 대나무 잎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눈이 쌓이면 대나무 잎은 점점 더 고개를 숙이게 되지요. 그러다가 일순간 대나무 잎이 전혀 흔들리지 않는데도 눈이 미끄러져 떨어집니다. 이와 같이 발사가 저절로 이루어질 때까지 최대로 활을 당긴 상태에 머물러 있으세요. 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최대로 활이 당겨지면, 발사가 저절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발사는 사수가 의도하기도 전에, 마치 대나무 잎에 쌓인 눈처럼 사수를 떠나가야 합니다."

 

'해야 할 것에 대해 생각하지 마'라. '어떻게 하면 될 지를 궁리하지 마'라. '쏠 때는 쏘는 사람 자신도 모르게 쏘아야만 흔들림이 없'다. 모두 같은 맥락에서 스승이 한 충고이다.

 

선은 '피곤하면 잠자고, 배고프면 먹는 것'이다. 그런데 '반성하고 숙고하고 개념을 만들어내'다보니 '먹으면서도 먹는 것이 아니고, 잠자면서도 잠자는 것이 아니게 된다.'

 

오랜 딜레마에 빠졌던 저자는 어느날 부터인가 스승에게 묻기를 멈추었다.

 

그는 '하루하루를 그저 그렇게 보냈고, 그럭저럭 교수직을 수행했으며, 수 년 동안 집요하게 노력해 온 모든 것이 무의미해졌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마침내 개의치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활을 쏘았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스승이 그에게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

무아의 상태에서 발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다음 단계로 나아간 그는 이번엔 '물아합일'이라는 경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 뜻을 이룬다. 스승과 제자의 대화를 새겨 듣다보면 누구라도 자신의 문제점을 알게 되며 자신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알게 된다. 그것이 이 책을 읽고 얻는 값진 성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퍼레이드는 꽃이다 - 축제 엑스포 테마파크 공연의 꽃 퍼레이드 이야기
이기호 지음 / 이야기꽃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목차를 보았을 때 받은 첫 인상은 이러하다.. 퍼레이드 전문가가 현장의 경험을 정리해놓은 책..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지망생들에게 유용한 정보와 지침을 주는 책..

 

그래서 퍼레이드에 대해 생소한 나 같은 독자가 읽기에는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책의 내용은 더없이 평이하다..

 

퍼레이드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를 1부에서 다룬다..

 

저자는 퍼레이드를 이렇게 정의한다. 

퍼레이드란 축제의 중심이다..

퍼레이드란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다..

퍼레이드란 타킷 없는 상품이며 휴식이며 홍보이다.. (단 홍보를 목적으로 퍼레이드를 벌이더라도 그 목적이 노출되어선 안 된다.)

퍼레이드란 비주얼이다..(퍼레이드란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다 라는 정의의 동어반복적 표현이다.) 등등..

   

퍼레이드에 문외한인 독자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런데 평이한 내용과는 달리 비문이 많아 독서에 어려움이 많았다.. 

 

예를 들어 이런 문장을 보자.. 

 

'우리 민족에게 있어 퍼레이드가 낮선 것이 아니라는 것은 역사가 곧 증거이다.'

 

이 문장은 이해가 안 될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 민족에게 퍼레이드가 낮설지 않다는 건 역사가 증명한다.' 하는 식으로 고친다면 읽기가 더 수월하리라..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무료이기 때문에 지나가다 아무나 볼 수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문장은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안 된다..

 

상여의 구성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도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상여 앞이나 상여 위에서 상여꾼을 지휘하는 선소리꾼은 요령이나 북 또는 꽹과리를 치면서 하는 앞소리를 시작으로 한 소리가 있고, (...).'

 

이런 식으로 이 책의 문체는 묘하게 꼬여있다.. 그 때문인지 독서하는 내내 저자의 설명이 어딘가 불분명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2부는 퍼레이드의 효과이다.. 

내가 기대한 내용은 실제로 행해진 퍼레이드의 예를 들면서 그 효과를 설명하리란 거였다.. 저자는 1부에서 말하길 퍼레이드에는 목적(홍보)이 드러나선 안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퍼레이드의 효과를 측정(또는 증명) 할까?

 

이 의문에 답은 찾을 수 없었다.

 

3부는 퍼레이드의 기획과 제작이다..

 

이장에서 저자는 연출자와 스태프와 연기자들의 팀웍을 강조한다.. 조직과 조직력,, 관리능력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인 무병장수 밥상의 비밀 - KBS 생로병사의 비밀 10년의 기록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엮음 / 비타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KBS 건강 프로그램인 <생로병사의 비밀>을 책으로 편집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10년 동안 방송된 프로그램이라고는 하나 워낙 TV를 잘 보지 않는 나로선 정확한 기억이 없다. 방송국마다 건강 프로그램 한 두개쯤은 다루고 현실에서 분명 지나치듯 보긴 보았을 텐데. 아무튼 방송과는 무관하게 이 책을 읽었다.

 

건강에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지만 텃밭을 가꾸고 내가 기른 채소로 밥상을 차리는 일에는 무척이나 관심이 많다. 그 또한 내 몸 좋자고 하는 일은 아니다. 씨앗에서 싹이 트고 줄기가 자라고 잎이 나는 그 경이로움에 도취되어 밭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시간이 즐겁기 때문이다.

 

2년 정도 농사를 지어보니 건강이란 자연과 함께 할 때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자연이 제철에 제공해주는 초록 식물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 것이 최고의 건강비결이 아닐까.

 

이 책에서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이길순씨의 아이들은 아토피 증세에 시달렸는데 텃밭을 가꾸고 난 이후로 증세가 좋아졌다고 한다. 가공식품을 완전히 끊고 텃밭에서 자란 제철 채소로 채식을 시작한 것 뿐이라는데 질병이 사라진 것이다.

 

그녀의 이 인터뷰가 내 마음을 대변한다.  

 

"전에는 채소 하나하나가 이렇게 소중하구나 하는 걸 전혀 못 느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게 나와 아이들의 건강에 직결된다는 것, 먹을 것 하나가 나의 생명에 바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너무나 소중하게 생각되더군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대인의 모든 질병은 자연에서 멀어진 삶을 사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백과사전처럼 옆에 두고 애용하면 좋을 듯 싶다. 나는 농부의 관점에서 고구마, 시금치와 브로콜리, 콩, 양파, 매실, 양배추 등을 다룬 항목을 관심있게 보았다. 앞서 언급한 작물들은 내가 길러본 것들이고 또 나름대로 효능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전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양파에는 '동맥경화와 심장병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과 다른 지질 성분의 합성을 막는 몇 가지의 흥미로운 성분'이 있는데, 그 성분을 퀘르세틴이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퀘르세틴이 양파 껍질에 많다고 한다. 양파를 깔 때 보통 몇겹은 벗겨내는데 앞으로는 그래선 안 되겠다. 

 

콩이 좋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갱년기 여성에게 부족한 에스트로겐을 대체할 수 있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성분이 콩에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굴을 다룬 부분에서도 좋은 정보를 얻었다. 굴에는 아연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이 중년들의 탈모 예방에 좋은 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주변에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알려주어야겠다.) 

 

감귤, 포도, 배, 견과류, 허브, 인삼, 고등어, 베리류, 파프리카 등의 항목도 관심있게 읽었다.

 

참고로 파프리카에 관해 흥미있는 두 관점이 있는데 하나는 이 채소를 신봉하는 주부의 이야기다. 이 분 역시 아이들이 아토피로 고생을 했다는데 비타민C가 풍부한 파프리카를 이용해 샌드위치, 피자 등의 간식을 만들어 먹였다고 한다. 그랬더니 아토피가 호전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병에 걸리지 않는 식생활편 - 대한민국 명의들의 식단과 건강법> 편에서는 다른 관점을 볼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유병철교수는 저녁식사 때마다 과일과 채소를 꼭 챙겨먹는데, 수입 채소는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절대로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한다.

 

이 점을 볼 때 건강에 대한 관점에도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사람마다 식성이 다른데, 연구결과만 들이대며 이건 꼭 먹어야 한다, 저건 절대 먹지마라 하는 식으로 일반화해선 안 될 것 같다.

 

아쉬웠던 점은 노화를 예방하는 기호식품 편에서 <커피, 당뇨병을 막는다>는 꼭지 부분이다. 인스턴트 커피를 즐기는 나로선 인스턴트 커피에도도 동일한 효과가 있는지 관심을 갖고 읽었다. 그런데 원두커피에 한해서만 이야기를 진행할 뿐 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원두보다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인구가 더 많은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이다.

 

아울러 매실 편에서는 평소 매실 요리법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던 터라 그 점을 기대했는데, 아무런 언급이 없어 아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싱싱한 것이 좋아 - 소박한 식재료를 찾아 떠나는 여행
안은금주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늘에서 별이 주르륵 떨어진다. / 눈만 감으면 기쁨의 환상 속에 / 메주가 주르륵 떨어진다. / 어찌된 일일까? / 꿈과 희망에 부푼 내 인생의 시작이다. / 매일 밤하늘에서 빛나는 메주가 내 품에 안기니 / 행복할 수밖에. / 장류사업을 시작할 즈음 나는 매일 이런 즐거운 환영에 밤잠을 뒤척였다.

 

위의 글은 함안의 청국장 명인 전금자 씨의 일기 중에서 발췌한 것이다. 콩과 메주가 황금빛 별이 되어 밤마다 이 분의 가슴에 떨어진다니,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떠한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이 분은 시집 와서 지금까지 평생 2-3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다고 한다. 환갑이 넘는 나이인 지금도 일주일에 600kg의 콩으로 청국장 만드는 일을 혼자 해낸다고 하니, 정말 자신의 일을 사랑하지 않고는 이렇게 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10년 동안 농촌 전문 리포터로 수많은 이야기를 가진 농부들을 만났다는 저자의 기록담이다. 

 

책을 읽다보니 전금자 씨와 같이 자기 일에 신념과 열정을 가지고 소박하게 우리 농업의 터전을 지켜주고 계신 분들이 너무나 많다.

 

묵묵히 친화녕 농산물 재배에 히을 쏟으며 진심으로 건강한 밥상을 지켜주는 농부들이 많다. 지역 곳곳에 숨어 있는 정직한 농부들.

 

청도에서 감 농사를 짓는 류현석 농장주도 그 중 한 분이다.

 친환경에 가까운 농사를 짓는데, 제초제를 쓰는 대신에 감나무 아래에 초성재배를 하기 위해 취나물을 심는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토양이 살아서 좋고 부소득까지 올릴 수 있다. 젊은 나이에 농사를 천직으로 여기는 심지가 아름답다.

 

하루 종일 황기를 캐 봐야 15kg 정도가 전부지만 적당히 캐고 만족하며 산다고 말씀하시는 문종욱 농장주. 사람을 구하면 더 많이 캘 수 있지 않냐는 리포트의 질무네 그 분은 딱 잘라 말씀하신다.

" 욕심 부려서 뭐하게. 우리 식구 먹을 만큼만, 살림에 보태어 쓸 만큼만 캐어서 내다 팔면 되지. 산에서 살며 자식들 배 곯지 않게 사는 방법을 물려받았는데 뭐가 더 필요하겠소."

 

'평생 화 한번 안 내 보았을 것 같은 얼굴' 배농장 사장님도 인상에 남는다. 이 분의 아들도 키특한데, 어린 나이에 농고에 진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아들의 뜻을 존중해 귀농을 결심한 아버지는 현재 장흥에서 16년 째 친환경 배 농사를 짓고 계신다. 

 

무농약으로 온전한 상품 하나 만들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그 분.

하는 수없이 저농약으로 바꾸었다고 말하며 멋쩍게 웃으시던 그 분.

밭에서는 금연은 물론 큰 목소리로 말하는 것도 삼간다는 그 분.

 

책의 저자가 그 뿐께 말하기를

"흡집이 있어도 되고, 크기가 작아도 상관없으니 제가 살 때는 못생긴 무농약 배로 보내주세요."

 

그러자 농장주께서 말하기를

"소비자들이 모두 안 선생 같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래야 우리처럼 친환경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지속적으로 할 수있을 텐데요."

 

이들의 대화에 답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소비자가 변해야 생산자도 변한다. 소비자가 알아주어야 신념을 갖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부들이 자신의 일을 오래도록 할 수 있는데, 우리 농업의 각박한 현실을 만든 주인공은 소비자인 바로 우리들 자신이란 생각이 든다.

 

개인의 열정을 넘어 조직적으로 우리 농업을 지키는 단체들이 많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우리 토종쌀의 복원을 위해 노력하는 장흥 쇠똥구리 작목반, 바른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모임, 두성은행 영농조합의 친환경 은행 생산 같은 예들이 그렇다.

 

참고로 우리 농산물에 대해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찐쌀이란 것이 추수 전 채 여물지 않은 푸른 벼를 쪄서 말려 찧은 쌀을 말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개인적으로 매실과 수세미에 대해 관심이 많다. 차례를 훑어보다 매실과 수세미가 있길래 어찌나 반가웠는지.

그런데 하동 매실편은 백숙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고 정작 매실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수세미에 대해서는 그보다 나았지만 수세미 수액 받는 법을 궁금해하던 내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찾을 수 없어 아쉬웠다. 즙을 내는 방법, 요리하는 방법, 수액을 받는 방법 같은 걸 알 수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끝으로 농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사는 이 땅의 모든 농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