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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전쟁 - Immortal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또 하나의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 무비가 개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우리 식으로 번안된 '신들의 전쟁' 이라는 제목부터가 임팩트하고 스펙타클한 분위기가 풍긴다. 원제는 'Immortals'로 원래는 '불멸'을 뜻하지만, 어쨌든 신은 불멸한 존재이니까.. 그런 신들이 인간사를 지배하며 전쟁을 한다니, 이건 뭐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영화는 오로지 신들의 전쟁을 다룬 건 아니다. 제우스 신을 비롯한 그들 패밀리가 자신들을 대신할 수 있는 한 명의 인간을 '신들의 전사'로 추대하며, 그 인간 '테세우스'의 영웅담을 다룬 게 바로 이 영화의 플롯이기도 하다. 그렇다. 전형적인 신화에서 나오는 그런 영웅담 말이다. 실제 그리스의 저작가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에 수록된 '테세우스'가 어떤 인물이고 어떻게 그려졌는지, 안 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여기 영화에서 테세우스는 불멸의 영웅으로 탄생해 인류를 구원할 전사로 나서며 하이페리온 왕과의 마지막 전쟁을 하는 주인공이다. 그러면서 영화는 그 주인공을 마치 영화 '300'의 전사처럼 그려내고 있다. 이것은 '300' 제작진의 참여로 인해 그런 영상미는 나름 재현이 되었지만 박진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대신에 이런 총체적 연출은 헐리웃 최고의 비주얼리스트이자, 깐느 광고 대상을 휩쓴 바 있는 독특한 영상 미학의 거장이라는 '타셈 싱' 감독에 의해 상쇄시켰다. 그래서 그런가, 영화는 영상미에 치중한 느낌이 재배적이다. 대신에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맛은 꽤 떨어지는 게, 조금은 유치하고 빈곤하기까지 하다. 어찌보면 결과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지 못하고 기대에도 다소 못미친 그런 블록버스터 판타지 신화물이었으니,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영화의 시작은 이런 신화물이 그렇듯, 태초에 올림푸스 신들이 있었고 그래서 어떻게 됐다며 불라불라 설을 풀어댄다. 그러면서 그리스 기원전 1000여년 경으로 흘러, 이 원시적인 인간들에게 내려진 가혹한 세계가 펼쳐진다. 인류를 향해 전쟁을 선포한 자 '하이페리온'(미키루크)의 등장으로 세상은 혼돈에 빠진다. 그가 유일하게 득템하고 싶어하는 '최종병기 활' 아니 '에피루스의 활'을 찾아내는 게 최대 관건. 그리고 이에 맞서는 300의 전사들, 아니 꽤 평범해 보이는 헬라스 군인들.. 이들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그 전에 영화 속 주인공 '테세우스'는 홀어머니 밑에서 그냥 착하게 살아 갈려고 했지만, 점령지에서 하이페리온 손에 어머니가 죽고, 또 자신마저 그들 노예로 전락하자 손수 나서게 된다. 바로 운명의 예언자인 '페드라'(프리다 핀토)녀와 함께..
(인류를 지배하고 관장하는 제우스 황금 패밀리들.. 독수리 5형제 저리 가라다.. ㅎ)
그녀는 미래를 보는 능력을 지닌 여사제로 신의 무기 '에피루스의 활'이 숨겨진 곳을 알고 있는 인물. 그래서 하이페리온 왕의 표적이 돼 궁지로 몰리고, 이때 노예로 나타난 '테세우스'를 만나면서 섬씽 관계로 진척 결국 사랑하는 사이까지 발전하는데.. 그러면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늘에서 지켜보시는 제우스 패밀리가 있었으니, 지혜의 신 아니 그런 지혜보다는 오히려 섹시한 여신 '아테나'와 규율을 어기고 인간 세계의 바다 속으로 풍덩하신 '포세이돈', 그리고 불같은 성질로 제우스를 거역하다 된통 채찍을 당하신 전쟁의 신 '아레스' 등 이들은 황금 갑옷으로 코스프레하며 눈길을 끌었다. 마치 어디 독수리 5형제 느낌도 나는 게.. ㅎ
어쨌든 신들은 절대 인간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었지만, 종국에 제우스 스스로의 신념마저 무너지고, 마지막엔 테세우스가 이끄는 군대와 하이페리온과의 전쟁에 개입하며 이들조차 위험에 빠지는데.. 우리 속에 갇혔다가 하이페리온이 쏜 화살 한방에 풀려난 그로테스크한 좀비 같은 타이탄들과 멋진 액션을 선보인다. 이 부분에서 마치 '300'을 보듯 그런 슬로우 모션의 액션이 멋지게 펼쳐지며, 섹시한 신 '아테나'가 눈길을 끈다. 하지만 전세가 불리해지자 제우스는 마지막 한방을 노리는데.. 그렇다면 인류를 위협하는 사악한 왕 '하이페리온'과 끝까지 사투를 벌인 '테세우스'는 어떻게 됐으며, 또 운명의 여제자 '페드라'와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결국 태초의 인류에게 가해진 세상의 혼돈은 진화가 된 것일까.. 그것은 영화의 원제처럼 계속 불멸로 자리잡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영화는 전형적인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액션 판타지 블록버스터물이다. 그래서 보기 전부터 그 스케일이나 장대한 서사가 꽤 기대가 되는 영화다. 하지만 스케일은 클지 몰라도, 장대한 서사로 하기엔 많이 부족해 보인다. 이런 신화적 영웅담의 이야기라면 어떤 울림은 차치하더라도, 그런 인물이 어떻게 진정한 영웅으로 탄생되는가를 그려낸 과정이 다소 밋밋해 보인다. 차세대 슈퍼맨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헨리 카빌'의 신선도는 좋았으나, 임팩트는 그렇게 있어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하이페리온왕 역을 맡은 '미키 루크'의 아우라가 더 커보인다. 물론 지금은 한물 간 헐리웃의 탕아로 전락한 미키지만, 이런 악역에서 나름 발군이긴 하다. 그런데 이미지가 어째 '아이언맨2'에 나왔던 그 '위플래시' 악역이랑 좀 비슷해 보이는 게.. ㅎ
'300'에 맞선 '신들의 전쟁', 영상미의 만찬 속에서 장대한 서사는 없었다.
그외 눈길이 가는 캐릭터를 꼽으라면 두 여인이다. 인간 세상의 운명의 예언자로 나온 '페드라' 역의 '프리다 핀토'.. 최신작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에서 남주인공 옆에서 존재감이 없이 나오는 등 여러 필모그래피가 있었지만.. 강호에겐 섹시하고 잔혹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미드 '스파르타쿠스'에서 나온 그 흑인 교련관 옆의 매혹적인 시녀로 나왔던 게 더 기억에 남는다. 여기선 뒷면 올누드 바디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는데.. 무언가 신비적이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그런 배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제우스 황금 패밀리 중에서 단연코 눈에 띄었던 지혜의 신 아테나 역에 '이사벨 루카스', 제우스의 자애로운 딸이기 보다는 하나의 섹스심볼을 보듯이 그녀의 모습과 액션까지 남성 관객들의 눈길을 단박에 끌었음은 이 영화를 본 맨들은 알 터.. ㅎ
아무튼 영화는 색다른 캐릭터 구축을 통해서 영상미로 내달리는 신화적 영웅 판타지에 방점을 찍는 블록버스터다. 그 유명하고도 헐벗은 식스팩을 자랑하는 '300'의 제작진이 참여한 영화답게 영상은 분명 볼만하다. 하지만 '300'과는 궤를 달리하는 느낌이 든다. '300'은 매 순간이 박진감과 무언가 임팩트가 있었는데.. 여기서 그런 액션 영상은 웬지 힘이 빠진 듯 하다. 더군다나 과도한 CG 사용이 있어서 그런지, 판타지한 액션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테세우스와 하이페리온이 마지막에 가열한 육박전을 펼쳤지만, 그외 액션은 사실 좀비물에서 보는 슬래셔급의 핏빛처럼 사지절단을 좀 과도하게 보이며, 요상하게 눈길을 끈 것도 있다.
하지만 결국에 이런 영웅의 신화적 서사는 영상미에 가려져 제대로 빛을 내지 못했다. '타셈 싱' 감독 특유의 색다른 비주얼한 맛, 무언가 상업과 예술의 경계에 선 영상 미학은 분명 눈길을 끌었지만, 이야기 전개가 초중반까지 지루하게 때꾼해 보였고, 그에 못지않게 임팩트마저 없다면 이 신화적 영웅담은 그냥 묻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가, 기대에는 못미친 영화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것 같다. 영화 속에서 기억에 남는 건 캐릭터들, 주인공 테세우스 보다는 하이페리온과 제우스 그리고 섹시한 아테나.. 이것으로 만족하기에도 무언가 아쉬운 영화 '신들의 전쟁'.. 그 번안된 제목의 아우라 때문인지, 원제 '불멸'은 멸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렇게 사라지고 만 느낌이다. 그래도 아테나는 예뻤다. 아니 섹시했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4627&mid=15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