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아니 몇 년 전부터 화두가 된 책의 장르 중에 이른바 '자기계발서'가 뜨기 시작했고, 지금도 그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그 '자기계발'이라는 명제 앞에서 각자 생각하는 바는 틀려도 자신의 능력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러 형태가 발현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각종 심리학과 행동학등 인간의 행동양식을 규정하며 길라잡이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그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는 바로 샐러리맨들의 직장 내 애환을 담은 계발서들이 눈길을 끄는 게 사실이다. 즉 직장내에서 살아남는다는 '생존전략' 말이다. 성인이라면 곧바로 개인사업에 뛰어들지 않는 한 각종 인간군상이 모여있는 직장생활을 하게 되고, 그 속에서 우리는 쏠라닥질같은 직장잔혹사를 원치 않게 경험하기도 한다.

수많은 자기계발서 중 하나 <1년만 버텨라>, 조금은 독특하다.

소위 '아더미치'처럼 아니꼽고 더럽고 치사해도 토끼같은 자식들과 여우같은 마누라 때문에 이 시대 남자들 아니 여자들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우리의 인생을 축소해놓은 그 직장생활을 가열하게 지내며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힘들고 지칠때마다 나름의 위안을 찾고자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소위 스펙을 더 쌓는 등 직장인들은 각자 노력을 게을지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찾게 되는 책들이 바로 이런 '자기계발서'인데, 여기 강호가 운좋게 득템한 책이 하나 있어 간단히 소개해 볼까 한다. 강호도 한창 때 직장생활의 편린을 끄집어 내듯, 하지만 지금은 프리하게 사업을 하느라 이런 책들과 멀어져 있지만, 간만에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요즈음 직장인들의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선 이 책은 사회 초년생인 1~3년차 직장인들이 평생 경력 관리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첫 1년의 열두 가지 기본기 전략을 담은 책이라는 기본 소개다. 저자 '허병민' 씨는 리더십, 라이프 코치로 기업의 인사조직 컨설팅 등 기업과 재단, 대학교에서 강연 및 코칭을 해온 경영컨설턴트로써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프레젠테이션 능력도, 외국어 실력도, 사내 정치력도 아니라고 말한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1년 동안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해 보이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탐구해 나갈 수 있는 힘이 평생의 직장생활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즉, 1년의 성적표로 30년 직장생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정의한다.

이것은 짧지만 길게 볼 수 있는 1년의 시간 동안 실무에 관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조직의 생리를 깨우치고 난 다음 스스로의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설계하는 안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역설로, 그렇게 탄탄한 커리어를 구축하는 직장 생존전략을 내세운 자기계발서라는 점이다. 어떻게 그게 1년 안에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지만, 여기서 주장하는 내용은 1년이라는 시기가 중요하고 그 1년의 성적표가 나의 커리어를 말해주는 것으로, 특히 저자 자신의 실패 시나리오에서 뽑아낸 성공 시나리오는 물론이요, 경영 및 리더십 컨설턴트로 변신한 저자가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여 도출해낸 직장인의 전략을 모았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저자가 내세운 직장 생존전략 12가지는 무엇일까..

PART 1 회사는 능력을 보지 않는다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기본을 이루는 세 가지 요소

PART 2 정답이 아니라 해답을 찾아라
‘왜’라는 질문에 해답이 있다
이제까지 알던 것은 던져버려라

PART 3 잘나가고 싶다면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써라
절실함만이 살 길이다
실패 전문가는 성공으로 가는 길을 안다

PART 4 인정(認定) 없이 인정(人情) 없다
똑똑하게 사과하는 법
사과는 자존감이다

PART 5 무대뽀를 위한 무대는 없다
일 잘하는 악마 vs. 일 못하는 천사
또라이들은 이렇게 행동한다

PART 6 1인자가 되려면 2인자가 되어봐야 한다
2인자의 도전은 끝나지 않는다
2인자가 곧 1인자다

PART 7 귀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들어라
소통의 위력은 듣는 것에서 온다
열의 눈과 한마음으로 왕의 말씀을 듣다

PART 8 감춰라, 알려지리라
천재들은 왜 행방불명되는가
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찍히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인정받을까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

PART 9 전쟁지도냐 전쟁터냐, 그것이 문제로다
깨지는 만큼 단단해진다
지금은 칼날을 갈아야 할 때

PART 10 피드백은 당신의 브랜드다
초우량주인 피드백을 사들여라
피드백은 감정을 주고받는 행위
엣지 있는 피드백의 기술
단도직입적으로, 그러나 완벽하게

PART 11 당신에게는 결정적인 한 방이 있는가
결정적인 순간에 진가를 발휘하라
나는 꾸준히 완벽해지고 있다
계속 가라, 모든 순간이 배움이다

PART 12 위아래가 있기에 당신이 있다
식빵이 샌드위치의 맛을 좌우한다
나는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그는 나와 다시 일하고 싶어 할까

에필로그 회사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하면 어떤 일도 해낼 수 없다

직장 생존전략 '1년만 버텨라', 최선인지 아닌지는 각자 몫이다.

이렇게 생존전략 12가지 목차만 봐도 눈에 띄고 솔깃한 내용들이 많다. 그만큼 우리네 직장생활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다뤘기에 그렇기도 한데, 아무튼 작금의 시대는 치열한 경쟁사회다. 소위 내가 앞서지 못하고 도태되면 바로 '쩌리'로 전락해 이도저도 않게 무너질 수도 있는 가열한 시대다. 그러면 그럴수록 사람들은 자기계발을 위해서 오늘도 내일도 힘차게 노력 중이다. 그런데 이런 화려한 스펙 쌓기만이 능사는 아닐지다. 저자도 이 책에서 말했듯 이러한 능력들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어느 정도 보완되고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개개인에게 내재된 개성과 스타일, 성격과 같은 본질적인 요소들은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시한다.

그것은 보통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역설을 통해 전략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이 책은 눈에 띄는 것이고, 결국 이 책의 제목처럼 '1년만 버텨라'라는 어찌보면 꽤 의미심장하면서도 치열한 직장내 메커니즘 생존전략을 보여주는 적합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직장인들만 접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닌 우리네 인간사 생존과도 같은 전략이 담겨져 있음이다. 그리고 그것을 접하는 순간 이것이 최선인지 아닌지는 각자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것이 '자기계발서'들이 주는 영원한 명제이자 숙제인 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인트 클라우드 - Charlie St. Clou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대전제 앞에 펼쳐지는 연인들의 서사는 책이나 드라마나 영화의 오래된 소재이자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다. 비록 그게 뻔하게 흐르더라도 사람은 어차피 사랑을 받고 주고 사는 보편적 인식이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로맨스에 판타지가 가미되면서 이들 사랑을 더욱더 돋보이게 만드는 장치로 쓰이고 있다. 물론 현실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드라마나 영화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즉 이들 사랑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등 그런 식으로 눈길을 끄는 것이다. 여자가 죽든 남자가 죽든 아니면 가족이 누가 죽든, 그들은 판타지라는 마법을 부려 다시 살아난다.

2011년 첫 포문을 연 판타지 로맨스 <세인트 클라우드>, 확실해요?

여기 그런 영화가 새롭게 아니, 기존 영화들처럼 답습하며 나왔으니 바로 <세인트 클라우드>다. 제목만 봐서는 어떤 뜻을 가진 단어보다는 지명이나 이름같은 느낌이 있다. 그래서 제목 '세인트 클라우드'는 한 가문의 이름으로 클라우드가에 두 형제인 샘과 찰리 두 형제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소재다. 즉 형제애를 그리면서 이 속에는 로맨스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전단지 홍보만 봐도 솔깃한 문구들로 소위 도배되어 있다.

"시간의 경계를 넘어선, 신비한 사랑의 시작..."
"2011년 1월, 가장 처음 만나는 마법처럼 매력적인 로맨스"
"당신에게도 찾아올 기적같은 사랑!", "전세계를 사로잡은 판타지 로맨스 베스트셀러 원작"
"죽음의 경계를 초월한 사랑, 신비롭고 매력적이며 감동적이다"
"세상을 떠난 후에도 사랑하는 이의 켵을 지키는 한 영혼에 대한 로맨틱 판타지!"
"헐리우드 핫 스파 잭 에프론의 첫번째 로맨스,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화"



이렇듯 이 영화 홍보만봐도 판타지 로맨스에 이미 가슴이 따뜻해지게 가열한 평가들이 많다. 그런데 정작 영화도 그랬을까.. 먼저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유망한 요트선수인 찰리(잭 에프런)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동생 샘을 잃게 된다. 이날 이후부터 동생의 영혼을 볼 수 있게 된 찰리는 매일 밤 석양이 지기 전에 동생을 만나러 가겠다는 약속만을 지키며 살아간다. 세상에 마음의 문을 닫고 미래를 포기한 채 살아가던 그의 앞에 활달하고 매력적인 여인 테스가 나타나고 찰리는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데...

이렇게 영화는 한 가문의 두 형제가 있고, 두 형제는 나이차가 다소 나지만 어린 동생을 누구보다 사랑하며 전도유망한 잘 나가던 형은 어느 날 동생과 함께 차를 몰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어린 동생을 잃고, 자신마저 죽을 위기에 갑자기 살아나 운명이 엇갈리게 된다. 동생을 잃은 슬픔도 잠시 장례를 치른 순간, 동생의 환영을 쫓아 어느 깊숙한 숲속으로 들어가 동생을 만나게 된다. 바로 영혼을 볼 수 있는 염력을 가지게 된 것인데, 그로부터 5년이 지나는 동안 찰리는 그렇게 동생이 묻힌 묘지를 지키며 수많은 영혼들의 파수꾼으로 산다. 물론 가끔 보트도 타면서 유유자적의 안빈낙도한 삶을 사는데..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자 '테스'(아만도 크류)라는 다소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젊은 처자가 찰리에게 접근한다. (위 사진)


(강호처럼 레드삭스 광팬인 어린 동생 샘, 이들은 매일 숲속에서 야구 토스를 하며 보낸다.)

죽은 동생과 함께 일몰 직전에 축포가 울리는 그 숲속으로 찾아가 야구 놀이를 하는 일상을 빼면 그에게 테스라는 여자는 새로운 청량제였다. 그렇게 사랑이 싹트나 싶었는데, 동네에서 한 사람이 바다에 나가 조난을 당해 생사가 불분명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사람은 바로 '테스', 아니 그렇다면 자신이 지금껏 사귄 그 여자는 누구였단 말인가.. 하며 깜놀하는 찰리는 곧바로 비바람을 뚫고 조난당한 그 현장으로 달려가 테스를 구하려 하는데.. 과연 테스를 구하며 사랑의 방점을 찍었을 것인가.. 아니면 그 여자는 환영에 지나지 않았을까.. 판타지 로맨스의 정석답게 본다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지만, 다분히 해피엔딩식 그림이 보인다.


(미국 10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남자 배우 '잭 에프론', 눈매가 참 아름답구나야..)

이렇게 이 영화는 꽤나 정석대로 그려낸 판타지 로맨스다. 어린 동생과 형의 형제애를 기본 베이스로 여기에 남녀간의 사랑이 들어간 로맨스, 그러면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며 어느 순간 영혼을 볼 수 있는 심령안을 갖게 된 한 남자. 그 남자가 선택해야 할 형제애와 연인과의 사랑이 이 영화의 기본적인 플롯이다. 이런 소재와 함께 비주얼하게 스크린에 펼쳐지는 화려한 요트가 물결치는 눈부신 바다, 아름다운 노을빛 석양 등 이런 환상적인 풍경과 감미로운 음악까지.. 이 영화는 어찌보면 잔잔한 한 편의 수채화 같은 영화다. 더군다나 찰리 역을 한 배우 '잭 에프론'은 지금 미국에서 10대들한테 가장 인기 있는 남자 배우 중 뜨는 스타로 -(나머지 한 사람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히로인이자 벨라의 남자 '로버트 패틴슨')- 귀공자같은 뛰어난 외모에다 매력적인 분위기로 이 영화를 한층 뷰티풀하게 그리는데 일조했다. 

잔잔하지만 맹맹한 전개로 때꾼한 판타지 로맨스, <세인트 클라우드>

하지만 영화는 전체적인 구도의 전개를 보면 다소 상충되는 면이 없지 않다. 초반에는 어린 동생과 형의 우애를 다루며 가족영화 같은 분위기로 흐르다가 중반 이후로는 '테스'라는 한 여자를 만나면서 '하이틴 로맨스'같은 분위기로 펼쳐진다. 그런데 찰리가 테스를 사귀면서 그들의 관계가 단순한 애정 문제뿐만 아니라, 무언가 모호한 어떤 미스터리를 내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게 만든다. 그런데 그 지점에서 최근에 유행하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 <시간 여행자의 아내>, <러블리 본즈>처럼 '판타지'라는 측면을 과도하게 복선으로 깔아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즉 영혼을 보게 된 이 남자의 사랑 앞에 죽은 동생을 계속 만나고, 그 여자를 사랑하게 된 그림들이 복선의 의도처럼 긴장감 대신에 잔잔하게 때로는 생기없는 때꾼함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아쉬운 영화가 아닌가 싶다. 풍광은 아릅답고 멋졌지만 대사 또한 인상적이었지만, 전체적인 전개는 극적 요소인 판타지를 가미하면서 그려낸 동생과의 우애 또 다른 사랑과의 로맨스 등, 이런 요소에도 불구하고 각본이나 연출의 역량의 문제인지 영화는 꽤 맹맹하면서 심심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전체적인 느낌은 때꾼하게 탐미만 했지, 이들 판타지 로맨스의 감동적인 감흥을 전달하기에는 약했던 영화 <세인트 클라우드>.. 그래도 나름의 그림들은 꽤 예쁜 영화라 볼 수 있어 위안이 되는 게, 그 중심에는 여자 보다 더 눈길이 가는 '잭 에프론'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악..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즌 오브 더 위치 : 마녀호송단 - Season of the Witc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중세시대 '마녀'라는 역사적 소재에 마무리는 오컬트적 분위기의 B급정서 서사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마의 무기 견인 도시 연대기 3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F 모험소설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 3편은 잔재미로 충만돼 4편의 전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즌 오브 더 위치 : 마녀호송단 - Season of the Witc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신묘년 새해를 여는 첫 판타지 액션 대작이라고 거침없이 홍보를 하고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소위 '케서방'이라 불리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맡으며 눈길을 끌었던 영화 <시즌 오브 더 위치 : 마녀 호송단>, 마치 가족용 판타지 블록버스터 시리즈인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해리포터>와는 다를 것 같은 분위기에 마치 성인들을? 위한 중세시대 역사 판타지가 아닐까 은근히 기대가 되면서 보게 된 영화다. 그런데 정작 강호가 봤던 극장 안에는 왜이리 아이들이 많은지, 이걸 '해리포터'급으로 착각을 하고 온 것인지, 정작 몇몇 아이들은 극장 안의 따뜻한 온기에 영화는 뒷전인 채 잠들고, 다 끝나고 나서 '엄마 재미없다'로 이 영화를 가열하게 평을 내린 그 아이의 순수함?에 '풋'했던 영화 <시즌 오브 더 위치 : 마녀 호송단>

중세시대 흑역사의 '마녀'를 소재로 한 영화, <시즌 오브 더 위치>

정말로 이 영화는 재미가 없었을까? 하지만 강호가 봤을 때 그렇지는 않다. 물론 재미로 충만된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 홍보대로 판타지 액션대작이라 표명했듯이 판타지적 요소도 있고, 액션도 있다. 다만 블록버스터급의 대작이 아닐 뿐, 그외는 사실 볼만한 요소들이 많다. 후반부 결말의 오컬트적이면서 다분히 B급 정서로 무장하며 다소 허방하게 끝난 것을 빼면 중반까지는 꽤나 정극처럼 14세기 유럽 중세시대의 흑역사를 풀어내듯 마녀와 십자군 원정이라는 그림으로 포팅했다. 유럽의 중세시대 역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디스커버리' 다큐 버전의 드라마라 할 수 있었으니,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마녀의 저주로부터 세상을 구하라! 흑사병으로 폐허가 되버린 14세기 중세 유럽, 십자군 전쟁의 용맹스런 기사 베이맨(니콜라스 케이지)은 마녀로 추정되는 소녀를 수도원으로 호송하라는 임무를 맡게 된다. 대재앙에 맞설 6인의 기사단이 온다! 베이맨은 용맹한 전사 펠슨(론 펠먼), 흑사병으로 가족을 잃은 냉소적인 기사, 길 눈 밝은 허풍쟁이, 기사를 꿈꾸는 소년, 그리고 순진한 사제까지 6명의 ‘마녀호송단’을 꾸려 길을 떠난다. 과연, 그들은 대재앙으로부터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이렇게 영화의 줄거리나 플롯은 사실 간단하다. 중세 유럽의 암흑시대에 마녀의 저주로 세상은 어지러워졌고, 그 저주로 인해 흑사병이 창궐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그 음울한 시대를 정극과 판타지를 혼합해서 그려내며 그 중심에 '마녀'라는 소재를 집어넣어 그린 영화다. 즉 중세시대 실제로 집행되고 수많은 이들을 '마녀사냥' 식으로 마녀로 몰아 죽음으로 몰았던 그 광기의 현장을 여실히 보여준다. 영화 시작부터 한 동네에서 마녀로 지목된 여자들 셋이 교수형에 처해져 죽고, 그 중 하나의 시체를 밤중에 끄집어내던 수도원의 사제가 무슨 책으로 주문을 외우며 깨어난 악마같은 마녀, 이 영화의 느낌을 바로 전달하는 그림이다. 그러면서 14세기 한창이던 십자군 원정의 주요 전투들을 빠른 시퀀스로 전달하며 주인공 베이맨(니콜라스 케이지)의 혁혁한 공을 보여준다.

마녀라고 지목된 소녀를 수도원으로 호송하는 이야기, 볼만하다.

그렇다. 여기 주인공 베이맨과 그와 함께 전장을 누빈 펠슨은 십자군의 살아있는 용맹한 전사였다. 하지만 이슬람이 아닌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현장에서 회의감에 빠진 베이맨은 절친 펠슨과 군무를 이탈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중 잡히고 만다. 그러면서 그는 그 지역의 추기경으로부터 우리가 마녀를 하나 잡아두고 있는데, 이 마녀를 저 멀리있는 수도원까지 호송해서 심판을 받게 해주면 죄값을 감해주는 것은 물론 당신에게 빼앗은 검까지 주겠다는 제안에 베이맨은 수락하고, 그 지역의 기사와 사제가 가세해 총 6명이 그 마녀라고 지목한 여자를 호송하게 된다. 그런데 그 마녀라고 불리는 여자는 다 큰 어른이 아닌, 10대의 아리따운 소녀(클레어 포이)였다. 무언가 비밀을 간직한 듯한 외모에 초췌해 보이지만 예쁘게 치장하면 마치 젊었을 때 '데미 무어'를 보는 듯한 청초한 외모, 강호는 그 소녀에게서 시종일관 눈을 떼지 못했다.

아무튼 이때부터 이 6인의 마녀호송단의 여정이 시작돼 바로 '로드 무비'식으로 전개가 된다. 길 떠나는 여정의 미션 속에서 갖가지 위험천만한 일을 겪는 그림들, 여기서도 그렇게 제대로 보여준다. 첫 번째는 마녀라 불리는 그 소녀가 야밤에 갑자기 도망가서 그녀를 찾느라 6인이 고생하다가 한 명이 동지의 칼에 맞아 죽고, 두 번째는 천길 낭떠러지 앞에 놓인 아슬아슬한 다리를 마차와 함께 지나가야 하는 호송단의 위험천만한 서커스 곡예, 그리고 어렵게 통과하고 나서 다다른 숲속에서 마주친 괴기스런 늑대들, 이들을 처치하지만 또 한명이 죽어나가는 등, 이들의 여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리고 결국 목적지인 수도원에 도착한 이들, 그런데 그곳은 이미 황폐해지고 여러 사제들이 흑사병에 걸린 듯 심하게 부폐된 모습으로 처참하게 죽어 있었던 거.

하지만 호송단의 사제는 자신이 직접 그 마법의 책을 찾아내 마녀라고 데리고 온 소녀 앞에서 주문을 외우며 그녀를 심판하려 한다. 그러는 순간, 그 마녀는 열병에 시달리듯 활화산같이 타오르며 괴기스런 모습으로 변해 저멀리 날아가 버린다. 그리고 그 수도원은 알 수 없는 어두운 기운으로 휩싸이며 죽어 있었던 사제들이 악마처럼 깨어나 베이맨을 비롯한 4명의 호송단을 공격하게 되는데, 과연 우리의 케이지 형님은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것이며, 마녀에서 순간 악마로 변한 그녀를 어떻게 저지하며 이 임무를 마칠 것인지, 마지막 이런 액션의 그림들은 지극히 판타지적이면서 오컬트적으로 마무리 돼 어느 정도 그림을 예상케 한다.



이렇게 영화는 지금도 고도화된 산업문명 시대에 '마녀사냥'이 존재하듯이 그 마녀로 몰리고 희생되었던 수많은 영혼을 달래주려는 듯, 중세시대의 암울했던 역사를 배경으로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반까지는 지극히 정극스럽게 중세시대 흑사병이나 십자군 원정의 전투 기록을 보여주듯 전개를 하고, 십자군의 살아있는 전사 '베이맨'을 통해서 죄없는 사람들이 치른 수많은 희생을 그리며 그 시대의 광기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마녀라고 지목된 한 10대 소녀를 수도원까지 호송하게 되면서 겪는 여정의 그림은 다분히 영화적 연출로 재미를 충족시키에는 충분했다. 소녀가 도망치다가 다시 잡히고, 위험천만한 다리를 건너고, 숲속에서 괴기스런 늑대들을 만나고 하는 등 말이다. 그러면서 마녀로 분한 소녀 '클레어 포이'의 연기나 모습 또한 극에 제대로 녹아들어 한층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일조했다.

마지막 B급 정서의 오컬트적 분위기만 빼면, 볼만한 중세 판타지물

하지만 영화는 마지막 결말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게 사투를 벌이며 수도원으로 데리고 와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마녀에 대한 처벌은 사실 정극이 아닌 영화 홍보대로 판타지로 흐르며 앞에서 그려낸 정극같은 분위기와 상충돼 다소 망친 기분이 들게 했다. 더군다나 그것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초자연적인 현상이라 일컫는 오컬트적으로 묘사하며 마녀에서 '악마'로 변질돼 보는 이들에게 꼬약꼬약한 기분을 괴어오르게 했다. 물론 홍보대로 판타지라 알고는 봤지만, 마녀에 대한 그림이 판타지가 아니라 그 처단을 판타지에 오컬트적으로 그것도 B급 정서가 다분하게 그려내며, 이 영화는 감히 액션대작이라 말할 수 없는 자체 오류에 빠진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온 영화라서 눈길을 끌었던 이 영화는 그의 팬들에게 다소 아쉬움을 남기게 했다. 더군다나 이제 케이지는 주류급보다는 전작들 <마법사의 제자>나 <킥 애스>에서 클레이 모레츠의 아빠 역이나, 오토바이를 타며 불사신으로 변한 <고스트 라이더>처럼 그는 판타지물의 단골 배우처럼 또 다작의 경향이 짙은 배우로 인식이 돼 A급 보다는 B급에 이제는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모습이다. 그 예전에 <콘 에어>서 아우라를 뒤로 한 채 말이다. 아무튼 <시즌 오브 더 위치 : 마녀 호송단>은 마지막 결말을 너무나 판타지하게 오컬트적으로 그려내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유럽 중세시대의 흑역사 속에서 존재하고 희생되었던 '마녀'에 대한 그림을 나름 의미있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볼만한 영화이긴 하다. 특히 마녀 역으로 분한 그 소녀의 모습은 정말 제격이었다.

이 영화에서 히로인 '클레어 포이', 기대가 되는 여배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