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아니 몇 년 전부터 화두가 된 책의 장르 중에 이른바 '자기계발서'가 뜨기 시작했고, 지금도 그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그 '자기계발'이라는 명제 앞에서 각자 생각하는 바는 틀려도 자신의 능력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러 형태가 발현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각종 심리학과 행동학등 인간의 행동양식을 규정하며 길라잡이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그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는 바로 샐러리맨들의 직장 내 애환을 담은 계발서들이 눈길을 끄는 게 사실이다. 즉 직장내에서 살아남는다는 '생존전략' 말이다. 성인이라면 곧바로 개인사업에 뛰어들지 않는 한 각종 인간군상이 모여있는 직장생활을 하게 되고, 그 속에서 우리는 쏠라닥질같은 직장잔혹사를 원치 않게 경험하기도 한다.
수많은 자기계발서 중 하나 <1년만 버텨라>, 조금은 독특하다.
소위 '아더미치'처럼 아니꼽고 더럽고 치사해도 토끼같은 자식들과 여우같은 마누라 때문에 이 시대 남자들 아니 여자들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우리의 인생을 축소해놓은 그 직장생활을 가열하게 지내며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힘들고 지칠때마다 나름의 위안을 찾고자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소위 스펙을 더 쌓는 등 직장인들은 각자 노력을 게을지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찾게 되는 책들이 바로 이런 '자기계발서'인데, 여기 강호가 운좋게 득템한 책이 하나 있어 간단히 소개해 볼까 한다. 강호도 한창 때 직장생활의 편린을 끄집어 내듯, 하지만 지금은 프리하게 사업을 하느라 이런 책들과 멀어져 있지만, 간만에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요즈음 직장인들의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선 이 책은 사회 초년생인 1~3년차 직장인들이 평생 경력 관리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첫 1년의 열두 가지 기본기 전략을 담은 책이라는 기본 소개다. 저자 '허병민' 씨는 리더십, 라이프 코치로 기업의 인사조직 컨설팅 등 기업과 재단, 대학교에서 강연 및 코칭을 해온 경영컨설턴트로써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프레젠테이션 능력도, 외국어 실력도, 사내 정치력도 아니라고 말한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1년 동안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해 보이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탐구해 나갈 수 있는 힘이 평생의 직장생활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즉, 1년의 성적표로 30년 직장생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정의한다.
이것은 짧지만 길게 볼 수 있는 1년의 시간 동안 실무에 관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조직의 생리를 깨우치고 난 다음 스스로의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설계하는 안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역설로, 그렇게 탄탄한 커리어를 구축하는 직장 생존전략을 내세운 자기계발서라는 점이다. 어떻게 그게 1년 안에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지만, 여기서 주장하는 내용은 1년이라는 시기가 중요하고 그 1년의 성적표가 나의 커리어를 말해주는 것으로, 특히 저자 자신의 실패 시나리오에서 뽑아낸 성공 시나리오는 물론이요, 경영 및 리더십 컨설턴트로 변신한 저자가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여 도출해낸 직장인의 전략을 모았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저자가 내세운 직장 생존전략 12가지는 무엇일까..
PART 1 회사는 능력을 보지 않는다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기본을 이루는 세 가지 요소
PART 2 정답이 아니라 해답을 찾아라
‘왜’라는 질문에 해답이 있다
이제까지 알던 것은 던져버려라
PART 3 잘나가고 싶다면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써라
절실함만이 살 길이다
실패 전문가는 성공으로 가는 길을 안다
PART 4 인정(認定) 없이 인정(人情) 없다
똑똑하게 사과하는 법
사과는 자존감이다
PART 5 무대뽀를 위한 무대는 없다
일 잘하는 악마 vs. 일 못하는 천사
또라이들은 이렇게 행동한다
PART 6 1인자가 되려면 2인자가 되어봐야 한다
2인자의 도전은 끝나지 않는다
2인자가 곧 1인자다
PART 7 귀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들어라
소통의 위력은 듣는 것에서 온다
열의 눈과 한마음으로 왕의 말씀을 듣다
PART 8 감춰라, 알려지리라
천재들은 왜 행방불명되는가
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찍히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인정받을까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
PART 9 전쟁지도냐 전쟁터냐, 그것이 문제로다
깨지는 만큼 단단해진다
지금은 칼날을 갈아야 할 때
PART 10 피드백은 당신의 브랜드다
초우량주인 피드백을 사들여라
피드백은 감정을 주고받는 행위
엣지 있는 피드백의 기술
단도직입적으로, 그러나 완벽하게
PART 11 당신에게는 결정적인 한 방이 있는가
결정적인 순간에 진가를 발휘하라
나는 꾸준히 완벽해지고 있다
계속 가라, 모든 순간이 배움이다
PART 12 위아래가 있기에 당신이 있다
식빵이 샌드위치의 맛을 좌우한다
나는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그는 나와 다시 일하고 싶어 할까
에필로그 회사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하면 어떤 일도 해낼 수 없다
직장 생존전략 '1년만 버텨라', 최선인지 아닌지는 각자 몫이다.
이렇게 생존전략 12가지 목차만 봐도 눈에 띄고 솔깃한 내용들이 많다. 그만큼 우리네 직장생활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다뤘기에 그렇기도 한데, 아무튼 작금의 시대는 치열한 경쟁사회다. 소위 내가 앞서지 못하고 도태되면 바로 '쩌리'로 전락해 이도저도 않게 무너질 수도 있는 가열한 시대다. 그러면 그럴수록 사람들은 자기계발을 위해서 오늘도 내일도 힘차게 노력 중이다. 그런데 이런 화려한 스펙 쌓기만이 능사는 아닐지다. 저자도 이 책에서 말했듯 이러한 능력들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어느 정도 보완되고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개개인에게 내재된 개성과 스타일, 성격과 같은 본질적인 요소들은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시한다.
그것은 보통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역설을 통해 전략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이 책은 눈에 띄는 것이고, 결국 이 책의 제목처럼 '1년만 버텨라'라는 어찌보면 꽤 의미심장하면서도 치열한 직장내 메커니즘 생존전략을 보여주는 적합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직장인들만 접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닌 우리네 인간사 생존과도 같은 전략이 담겨져 있음이다. 그리고 그것을 접하는 순간 이것이 최선인지 아닌지는 각자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것이 '자기계발서'들이 주는 영원한 명제이자 숙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