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제목부터 눈에 띄는 책 한 권이 있다. 얼핏 제목에 언급된 '와주테이'라는 문구 때문에 장르를 모를 수 있겠으나.. 부제목 "국회에 기생하는 변절자와 기회주의자"라 언급된 것을 보면 단박에 정치비평 인문서임을 알 수 있다. 나름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는데, 한마디로 우리시대 박쥐같은 정치인들을 소위 까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정치인들을 아직도 존경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은 깔끄장할 수도 있으니 관심을 끄시길 바란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국회에 공존하면서도 기생하는 우리시대 정치인들의 불편한 진실 혹은 거짓말에 대해서 속시원히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을 운좋게 읽게 된 것도 나름 행운이고 해서리.. 책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코자 한다. ~



먼저, 좀 보자. 알다시피 제목에 '박쥐'는 누구의 명언처럼, '정치는 생물이다'로 대변해 영혼을 팔며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행태를 말하기도 하니 느낌이 온다. 그렇다면 '와주테이'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런 박쥐같은 정치인들이 기생하는 국회 아니면 정당 혹은 그들이 살고자 버티고자 어디든 몸 담는 곳 쯤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 '와주테이'는 바로 그런 곳이다. 그런데 이 단어의 어원은 일본어로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책에 소개된 그 뜻은 이러하다.

"1916년, 일본이 모래벌판의 쓸모없는 땅이라고 여겨졌던 여의도에 비행장을 건설했다. 일본 패망 후 주둔한 미군은 이 비행장을 그대로 이어받아 사용했고,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일본군 장교 출신 박정희는 곧바로 ‘윤중제 축조 및 신개발사업’을 시행했다. 공사를 시작한 지 반년 만에 여의도 둘레에 둑을 쌓았고 이곳을 ‘윤중제(輪中堤)’라 이름 지었다. 이후 태평로에 있던 국회의사당이 옮겨졌고, 윤중제의 이름을 따 윤중로를 만들었으며, 이 길에 일본의 국화인 사쿠라(벚꽃)를 흐드러지게 심었다. 문제는 ‘윤중’이라는 우리말 어디에도 없는 낱말에 있다. 한자에도 이런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바퀴의 중앙이라는 뜻인가? 윤중(輪中)은 ‘わ-じゅう(輪中, 와주)’라는 일본어가 그 기원이다. 가마쿠라 막부 말기, 비만 오면 물이 넘치는 저지대에 거주하는 농민들을 위해 인공 제방을 쌓았고, 이를 와주테이(輪中堤)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것을 해방 후 20년도 넘은 시점에서 우리 정부는 새로운 제방을 쌓으며 ‘둘레 둑’, ‘섬둑’, ‘방죽’ 등의 좋은 우리말을 두고 ‘윤중제’라는 뜻도 애매모호한 일본말을 끌어온 셈이다. 일본군 장교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의 치욕적 상징물이다. "

그렇다. 이 소개에 보듯이 한국정치를 상징하는 여의도는 이렇듯 치욕적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니 변절과 기회주의를 일삼아 승승장구하는 정치적 인간들이 ‘와주테이(윤중)’의 심장에 기생한다며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과제로 던진다. 바로 <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vs 김영삼>을 썼던 저자 '이동형'의 2번째 정치비평로써, 본격 정치적 각개격파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 '영원한 라이벌'이 한국 현대사를 소설보다 더 재밌게 때로는 독설과 풍자를 섞으며 물흐르듯이 써내려 갔다면.. 이 책은 그런 현대사 속에서 목숨을 연명한 존엄하신 나리들을 까고 있다. 대권 후보는 물론 당 대표와 다선 의원들, 그리고 이미지 정치로 먹고 사는 스타 정치인들까지 나름 된다. 즉 포장되고 감추어진 그들의 저간의 히스토리들, 대중들이 자세히 모르는 그들의 변절과 기회주의 이력을 낱낱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이 안 끌릴 수가 없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마치 관음증처럼 그들의 치부와 속내를 여과없이 들여본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부과한다. 물론 나름 정치에 빠삭하다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태반일 수도 있고, 읽는 내내 어느 부분에서는 자신의 견해와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공감가는 우리시대 정치계의 변절자와 기회주의자들 히스토리와 리스트가 아닐 수 없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그네들의 내역만 봐도 솔깃해진다. 바로 이 책에는 총 10인의 변절자와 기회주의자가 등장한다는 거.

그들은 왜 '와주테이의 박쥐들'이 되었는가? 변절과 기회주의 정치인들 보고서

1) 극좌에서 극으로, 이념과 사상마저 바꾼 위대한 엘리트 김문수
2) 변절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는 대운하, 4대강의 최전방 전도사가 된 이재오
3) 대여투쟁의 선봉장이 된 좌파학생운동가 심재철
4) 한국사회주의노동당 창당준비위원회에서 뉴라이트재단 상임 이사가 된 신지호
5) 좌우 우를 넘나드는 폭넓은 사상의 소유자 손학규
6) 자칭 한국판 피에트로 검사로 스타가 된 추악한 이중성의 홍준표
7) 망언과 말 갈아타기의 여왕인 전여옥
8) 엑스맨이라 불리는 김진표
9) 포장된 7막 7장의 주인공 홍정욱
10) 까따리 변희재.

어떻게 끌리는가?
전혀 낯설지도 않게 여야를 뛰어넘어 각계각층에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우리시대를 이끌어 나가시는 고귀하신 10분들이다. 하지만 포장의 기술로 국민의 대의기관이 된 그들 '김문수, 이재오, 심재철, 신지호, 손학규, 홍준표, 전여옥, 김진표, 홍정욱, 변희재'에게 저자 '이동형'은 나름의 독설로 철퇴를 가하고 있다. 그들 과거의 지나온 일을 반추해 보면서.. 왜 변절자가 됐는지 혹은 그 과정에서 기회주의자로 전락했는지, 그들의 사정과 실상을 낱낱이 파헤치며 불공정한 한국정치사를 다시금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덤까지 가져가고 싶은 고귀한 그분들의 숨기고 실은 비밀의 열쇠를 푸는 거.

물론 읽다보면 기존에 알거나 새로운 것도 있을 수 있고, 또 다르거나 틀린 부분도 있을 수 있겠으나.. 어쨌든 우리시대 정치사회를 좌지우지했던 그들의 불편한 진실을 논하며, 이 책은 변절과 기회주의로 점철된 대한민국 정치역사의 청산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무한반복되는 '와주테이의 박쥐들'은 아직도 기생하며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본 책을 통해서 그들의 불편한 진실을 생생히 만나보자. 여러 말이 필요없이 뭐.. 재밌잖아. 전여오크와 준표횽도 있고, 4대강 전도사 이재오와 무늬만 서울대 총학생회장 심재철, 신지호와 김진표.. 변절의 대명사 김문수와 포장된 홍정욱까지 나름 휘황찬란하다. 거기에 관심병환자 변희재는 싸비스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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