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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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일종의 판타지자 우리네 삶과 일상을 담아낸 드라마로 본다면 이 영화 '댄싱퀸'은 그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그것도 이 드라마는 코믹과 유쾌함으로 내달려 약간의 감동까지 선사하며 방점을 찍는 식이다. 다소 전형적인 코드의 냄새가 나지만.. 어쨌든 위 포스터처럼 충무로를 대표하는 '황정민-엄정화', 낯설지 않은 두 배우의 이름을 그대로 영화 속에서 차용해 이들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펼쳐내며 주목을 끌었다. 특히나 30~40대라면 공감가는 내용이 많을 정도로, 우리시대 젊은 부부들에게 꿈과 희망까지 안겨주는 일종의 착한? 영화의 전형을 띄며 메시지를 전달한다. 누구의 아빠, 누구의 엄마로 사는 것보다 자신이 꿈꾸던 걸 향해 달려가는 일종의 지침을 보인다. 그것이 진중한 분위기로 흐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진정성'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드라마적으로 포팅을 잘해 우직하게 울림을 전달한다. 그 춤을 추는 현장에서도..

그래서 제목이 '댄싱퀸'일까? 그렇다면 이건 춤영화?! 한국의 마돈나라 불리는 '엄정화'가 나왔기에 그렇게 붙였나? 옆에 황정민은 그냥 컽저리에 쩌리일 뿐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어느 평에선 이 영화의 제목을 가지고 혹평을 쏟아내기도 하지만.. 강호가 보기엔 이 제목 '댄싱퀸'은 함의적 수사로 표현된 제목이 아닌가 싶다. 즉 댄싱퀸이 될려고 노력하는 한 여자, 아니 남편의 아내이자 아이의 엄마로써 살아오며 잃어버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어떤 목표치다. 그것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남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것은 영화를 보면 알 터.. '댄싱퀸'은 바로 두 사람이 갖게 된 꿈에 대한 이야기이자 일종의 소명의식이다.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서울 시장 후보의 아내가 댄싱퀸?!  “혹시 가수 해 볼 생각 없어요?”

왕년의 신촌 마돈나 정화 앞에 댄스 가수가 될 일생 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하지만 오랜 꿈을 향한 도전의 설렘도 잠시, ‘서울 시장 후보로 출마하게 되었다!’는 남편 정민의 폭탄 선언! 서울 시장 후보의 부인과 화려한 댄싱퀸즈의 리더 사이에서 남편도 모르는 위험천만, 다이나믹한 이중생활이 시작된다?!



영화의 시놉시스를 보더라도, 사실 영화적 줄거리는 간단하고 그리 복잡한 내용이 아니다. 하나의 흐름에 맡기는 방식으로 물 흐르듯 그냥 자연스럽게 전개가 된다. 그러면서 이들 부부생활 탐구로 본격 돌입해 이들의 일상을 그려낸다. 그전에 이들이 과거 국민학교 아니 초등학교 짝궁시절과 10여 년이 흘러 대학시절에 만나 결혼에 골인, 아이를 낳아 기르는 과정을 15분간 속전속결로 코믹하게 그려내며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대학시절 고대 법대를 다녔던 황정민은 우연찮게 시위현장에서 백골단이 쏜 채루탄에 민기적 거리다가 곤봉에 맞고 쓰러져 민주열사로 기록되는 촌극이 벌어진다. 이후 그의 인생은 변호사 길로 걷게 된다. 그것도 돈도 잘 못버는 인권변호사..

그건 부인 엄정화도 마찬가지다. 왕년에 잘나가는 신촌마돈나 생날라리였지만.. 그 시위현장에서 쓰러진 황정민을 챙겨주는 통에, 그만 그에게 엮여 정민의 부인이 되면서 인생은 꼬였다. 돈 잘 버는 건 고사하고, 처갓집 신세만 지고 있는 남편을 보고 있자니 복장이 터진다. 동네 헬스클럽에서 에어로빅 강사로 힘들게 일하지만 생의 즐거운 낙은 없어진지 오래다. 이렇게 둘의 결혼생활은 여느 어느 집과 별반 다르지 않게 그려진다. 조그만 20여평 전세집에서 그렇게 부대끼며 살고 있다. 다소 코믹하게도.. ㅎ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게 된 황정민의 경선 정치판, 댄싱퀸이 되기 위한 엄정화의 고군분투, 재미지다.)

하지만 인생 한 방, 역전의 기운이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한다. 남편 황정민은 어느 날 지하철 철로로 떨어진 사람을 구해준 일로-(누가 뒤어서 밀어서 한 것이지만)-서울시민의 영웅으로 떠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정치권에 있는 친구 '정성화'로부터 입당을 권유받는다. 내가 무슨 정치냐며 손사레를 쳤지만, 그의 어눌하면서도 사람냄새 나는 모습에 서서히 그가 끼어든 경선 현장은 대단한 인기를 누리게 된다. 한편, 소싯적 가수의 꿈을 버리지 못한 정화는 끝내 동네 친구랑 슈퍼스타K에도 나가는 등, 안간힘을 써보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그런 와중에 과거 가수가 될려는 찰나에 스쳤던 남자, 바로 대성한 기획사에 있었던 이한위 선생을 만나게 되고, '댄싱퀸즈' 멤버 빈 자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정화는 본격적으로 자기 안의 끼를 발산하게 된다.

'황정민-엄정화' 앙상블이 빚어낸 유쾌한 드라마 '댄싱퀸', 꽤 볼만하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남평 정민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 몰래 추진되어온 프로젝트.. 정화의 '베로니카 이중생활'은 그렇게 전개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급기야 남편의 막판 경선 현장에서 이 사실이 온 세상에 알려지면서 부부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각자 꿈꿔왔던 일을 잘 이루었을까? 그것은 제목에 언급했듯이 예상 가능한 마무리로 갈무리된다.



이렇게 영화는 뜯어보면 별거 없어 보인다.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해서 그렇지만서도.. 사실 본 영화는 깨알 같은 재미들이 많다. 2시간 동안 펼쳐내는 그 드라마적 재미가 쏠쏠할 정도로 주목을 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게 된 황정민의 구수한 사투리와 어눌한 말투, 그러면서 '똥통'이라 계속 언급한 경선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겪게 되는 우여곡절들이 우리 정치를 풍자하듯 찰지게 쏟아낸다. 그러면서 영화 속 모델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그렇게까지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엄정화 또한 역시 왕년의 가요계를 주름잡던 댄싱퀸의 면모처럼, 영화 속에서 그녀는 실제 댄싱퀸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자신을 오마주하듯 펼쳐냈다. 엄정화였기에 더욱 그림이 진솔하게 와 닿는 게, 이 부분은 완벽한 캐릭터적 힘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제목도 그러하고..

어쨌든 이 두 배우의 찰진 조합이 쏟아내는 그림은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적절한 코믹에다 다소 촌극스러운 면과 정극을 오가며, 드라마는 집중력있게 재미는 물론 감동까지 선사해 유쾌한 기분을 들게 만든다. 그것이 이 영화의 강점이자, 설 연휴 전후로 인기를 계속 구가하고 있는 반증인 셈이다. 아무튼 여러 평을 쏟아 내고 싶어도,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우리네 일상을 드라마로 담아낸 것이라, 크게 어필한 것은 없다. 다만 두 주인공이 서울시장이 되려는 것과 댄싱퀸이 되려는 과정이 판타지라 치부하기엔 우직하리만큼 진정성이 묻어난다는 점에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지만.. 이렇게라도 꿈을 이루는 과정이 그려진다면 그게 바로 우리네 인생살이에 대한 그 어떤 오마주가 아닐까 싶다.

영화 '댄싱퀸'은 바로 그 지점을 얘기하고 싶었던 거.. 그것이 본 드라마의 완성인 셈이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3268&mid=16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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