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타임 - In Tim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고도화된 산업 문명사회에서 인간 생활을 알게 모르게 통제하는 '시간', 그 시간 앞에서 인간들은 여러가지 일들을 벌이고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시간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일까.. 이게 무슨 시간을 금쪽 같이 나눠쓰는 자기계발도 아니고, 하지만 그런 시간에 대한 활용적인 측면을 SF로 다룬 영화가 있으니 바로 '인 타임'(In Time)이다. 즉, 제목의 의미처럼 그 '시간 속으로 빠져 듭니다..' 되시겠다. 아니면 시간 안으로, 어쨌든 시간이 주체가 돼 그속으로 미래 여행을 떠나는 타임머신, 아니 가까운 미래에 벌어지는 '시간'에 대한 SF적 디스토피아 같은 영화가 '인 타임'이라 할 수 있다.

절대 유토피아가 아닌 조지 오웰의 그 유명한 디스토피아적 작품 '1984'처럼 이 영화의 분위기도 사뭇 그러하다. 정부가 됐든 어떤 단체가 됐든 억압받고 통제받는 모습의 인간 군상들을 보여주며 어둡고 암울한 미래관을 보이는 그런 거. 하지만 '인 타임'은 한마디로 말해서 그렇게 어둡거나 암울하지 않다. 도리어 그런 메시지적 세계관은 온데간데없이, 그냥 두 주인공 연인이 시간을 가지고 벌이는 도주극과 그들이 시간을 털기 위한 한바탕 '쇼타임'을 보는 듯 했으니, 오래된 전작 '카타카'로 진한 미래관적 울림을 주었다는 '앤드류 니콜' 감독의 연출작치곤 무게감은 상당히 떨어진다. 홍보 포스터처럼 SF 액션 스릴러로 내달리며, 다소 오락무비에 가깝게 포팅됀 '인타임'..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커피 4분.. 버스요금 2시간.. 스포츠카 59년.. 시간이 화폐인 충격적 미래!
돈으로 거래되는 인간의 수명! “살고 싶다면, 시간을 훔쳐라!!”

윌 살라스(저스틴 팀버레이크)
는 매일 아침 자신의 남은 시간을 보며 충분한 양의 시간을 벌지 못하면, 더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눈을 뜬다. 그러던 어느 날, 수천 년을 살 수 있는 헤밀턴이란 남자를 위험에서 구해준 윌은 그에게서 소수의 영생을 위해 다수가 죽어야 하는 현 시스템의 비밀을 듣게 되지만, 그 남자가 100년의 시간을 물려주고 시체로 발견되면서 졸지에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된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부자들만이 모여 사는 ‘뉴 그린위치’로 잠입한 그는 끈질긴 타임 키퍼 레온(킬리언 머피)의 추적으로 체포될 위기를 맞지만, 와이스 금융사의 회장 딸인 실비아(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인질로 삼아 간신히 탈출한다. 이때부터 윌은 실비아와 함께 누명을 벗고 전세계를 통제하는 시스템의 비밀을 파헤치려 하는데…



위 시놉시스를 보듯이, 다소 내용이 있어 보이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위 포스터 문구 '시간은 힘이고, 돈이다'처럼 가까운 미래사회에서는 동전이나 지폐 같은 화폐가 사라지고, 오로지 '시간'으로 비용이 지불된다는 것이다. 즉 모든 것이 '시간'으로 계산되기에, 사람들 일상의 모든 경제생활은 바로 시간으로 지배돼 움직이고 있는 거. 그러면서 이 미래사회는 25살이 되면 노화를 멈추고, 바로 그 젊은 모습 그대로 살아가면서 잔여 시간 1년을 제공받는다. 그 시간으로 일상적 지출은 물론 노동으로 다시 시간을 벌어야 하는 등, 가난한 자들에게 있어서는 하루 하루가 목숨이 위태롭다. 바로 여기 남자 주인공 '윌 살라스'도 그렇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팔뚝에 새겨진 '카운트 바디 시계'를 확인하고 자신이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노동을 나가는 그, 50을 먹었지만 외모는 젊은 엄마의 생일을 뒤로한 채 오늘도 거리를 배회한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선술집에서 만난 어느 한 남자, 타인의 시간을 훔쳐서 살아가는 양아치 갱단 미닛맨으로부터 그를 구해주고, 윌은 그로부터 100년이 넘는 엄청한 시간 선물을 받는다. 하루 정도의 시간으로 연명하는 그에게 있어서, 이건 완전 횡재수가 아닐 수 없다. 이대로 엄마와 좋은 곳으로 가 한평생 먹고 살면 땡.. 하지만 영화는 주인공을 그렇게 두질 않는다. 윌에게 100여 년의 시간을 넘겨주고, '나의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게나..'를 남기고 죽은 의문의 사나이 때문에 윌은 살인자로 지목은 물론, 그 백년의 시간을 날로 드셨다는 것 때문에 쫓기는 몸이 된다. 바로 타임키퍼 일당이 쫓게 된 것이다.


(목숨을 위협하는 시간 앞에서 윌과 실비아는 도주하기에 바쁘다. 과연 이들의 미션은 성공했을까?)

그런데 이미 윌의 엄마는 아들과의 만남에서 몇 초를 남겨두고 타임 아웃으로 돌아가셨고, 윌은 그 백년의 시간을 가지고 저기 강남의 아니 부자들만이 산다는 구역 '뉴 그린위치'로 잠입한다. 거기서 탱자탱자하며 살겠다는 건지.. 그건 아니다. 여기는 거대 금융사가 있는 바로 시간 화폐를 가지고 이 사회를 쥐략펴락하는 본부가 있는 곳이다. 즉, 이곳에 잠입해 어떻게 해보자는 것인데.. 아, 글쎄.. 그 금융사의 회장 딸 실비아(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눈에 들어오는기라.. 한마디로 첫 눈에 반한 거. 그러는 사이 타임키퍼 일당이 그곳에 들이닥쳐 윌은 현장에서 잡히면서 그 백년의 시간을 압수당하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 바로 회장 딸 실비아를 낚아채 도망가기에 이른다.

즉 그녀를 인질로 잡아 이제부터 생고생이 펼쳐지는 것인데.. 하지만 실비아가 '스톡홀롬 증후군'에 빠진 건지, 이 남자가 그리 싫지가 않은 모양새다. 나름 잘 생긴 게, 포스도 좋고, 자신을 잘 지켜주는 게 믿음이 가는기라.. 더군다나 자신이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새삼 깨달으며 그에게 다가선 실비아.. 급기야 둘은 한팀이 된다. 그러면서 타임키퍼의 추격을 계속 따돌리고, 또 자신들의 부족한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은행을 터는 등, 액션도 불사한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바로 실비아 아빠가 운영하는 그 회사의 시간 자본.. 그 한탕을 노리기 위해서 그들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는데.. 과연 목숨을 위협하며 시시각각 부족해지는 시간 앞에서 그들의 미션은 성공했을까? 아니면 실패해 타임 아웃으로 죽었을까?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그림이다.



이렇게 영화는 '시간이 화폐다'라는 다소 충격적인 소재와 주제로 내달리는 SF 액션 스릴러 영화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SF에선 이미 나올 법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이 영화는 한마디로 그 제목 '인 타임'처럼 시간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택하며, 시간 앞에 장사 없다는 옛말처럼, 그 시간 속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인간 군상들을 쏟아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좀비처럼 떼지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생명과도 같은 시간에 목마른 자들의 몸부림이요, 타인의 시간을 훔쳐서 살아가는 갱단 '미닛 맨'의 양아치스런 모습이나, 이런 시간의 수호자로 타임 존과 시간의 흐름을 수호하는 시간의 집행자로 나선 '타임 키퍼'의 존재감까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물론 여기에 두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배하는 세상에 던지는 한바탕 '쇼타임', 묵직하기 보다는 오락무비..

빈민가 출신으로 우연히 수 천 년을 살 수 있는 남자에게서 엄청난 시간을 물려받고, 부패한 시스템의 진실을 알고 파헤치려 했던 윌과 엄청난 시간을 소유한 재벌 아버지를 둔 덕에 부족함이 없이 자랐지만, 무료한 일상에 일탈을 꿈꾸게 해준 윌에게 매력을 느끼며 시간이 지배하는 세상에 동화돼간 처자 실비아.. 바로 '아만다 사이프리드'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그 역에 분전하며 나름 열연을 펼쳤다. 연실 둘이 손 붙잡고 도망 다니며 뛴 것만 해도 꽤 될 정도로, 이들의 도주극은 바쁘게 볼만하다. 그러면서 인질로 잡혔던 여자가 인질남에게 빠져든 '스톡홀롬 증후군'처럼 이들은 이미 연인으로 합세, 이 불공정하고 부패한 시간이 지배하는 사회에 메스를 가한다. 그러면서 마지막 한탕을 노리는데..

그래서 그런가, 영화는 사실 전작들을 통해서 무언가 묵직한 미래관적 메시지를 전달했던 '앤드류 니콜' 감독의 작품치고는 무게감이 없이 좀 가벼운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액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연인들의 도주극이 주가 될 정도로, 비주얼한 액션은 별로 없다. 그것도 이들이 합세해서 펼친 한바탕 시간털기 같은 건, 어떤 이야기적 밀도감이 없이 그냥 정체돼서 흘러간다. 어찌보면 좀 때꾼하기도 한데, 그래서 이들의 활약이 그렇게 대단해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계속 도망치는 데 왜 아만다는 뾰족 구두를 굳이 신어야 했을까.. 저스틴은 왜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것일까.. 사실 미래에 던져진 충격파를 이들은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냥 즐기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 다소 확대해석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래저래 다소 아쉬운 SF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정말로 제대로 된 디스토피아적 미래관을 제시한다면 작품성 좋게 나가야 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스릴감도 부족하게 오락적으로 점철된 것도 아니게 그저 그렇게 중간에 머무른 느낌.. 시간이 화폐이자 온 세상을 지배한다는 그 '인 타임' 속에는 정작 시간을 갖고 한바탕 '쇼타임'만 벌인 느낌이다. 그래도 그렇게 망작은 아니다.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분명 즐기고 볼만한 요소는 있다. 25살 때부터 노화가 멈춘 사람들의 모습, 영화 속 소재처럼 시간 화폐로 경제활동을 하며 연명하는 군상들, 그리고 그 몹쓸 시간 때문에 한바탕 도주극을 벌인 두 남녀.. 그중에서 역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예뻤다.

아니, 미래 처자답게 매력적이었다는 거.. 그래, 강호는 아만다 때문에 이 영화를 본 것이다.. 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6972&mid=16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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