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엘리트 - Killer Elit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여기 세 명의 올드하면서도 나름 마초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들이 있다. 이들은 킬러들이다. 물론 한 명은 영국이 자랑하는 공수특전단 SAS 출신의 요원이지만, 어쨌든 이들이 쫓고 쫓기는 상황을 벌이며 대결을 그린 액션영화가 '킬러 엘리트'다. 킬러 중에서도 그냥 킬러가 아닌 상위 몇 프로 안에 드는 '엘리트'급이다. 그러니 이들의 수준을 의심할 여지는 없다. 그래서 영화는 그 제목에 걸맞게 킬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담아내는데 주력하며 킬러로 분전한 세 명의 상황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데 영화가 어째, 꽤 진중한 분위기가 풍긴다. 마초맨 '제이슨 스태덤'이 나온다해서 무언가 B급의 정서로 총질과 액션을 보이는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다.

이미 전작들을 통해서 특히 '아드레날린24'에서 보여주었던 소위 난리부루스형 액션도 아니요, '트랜스포터'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독고다이 액션도 아닌, 그렇다고 '익스펜더블'에서 나왔던 액션 스타들과 함께 저지른 액션 난장판도 아니다. 이 영화는 꽤 솔리드하면서도 올드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심지어 제이슨 스태덤이 고뇌하는 킬러로써 모습을 보이며, 나름 진중하게 무게를 잡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오락적인 액션무비 보다는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그 소재 때문이라도, 마냥 무턱대고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다 이유가 있고 또 어떻게 이들이 대결을 가지며 그들의 음모를 밝히는데 초점이 맞추져 있다. 엔딩 크레딧에서 사건 요약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이들 킬러가 최강격돌을 벌였다는 그 내막은 어떠했는지,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본능적 킬러 vs 엘리트 특수요원, 최강의 적수를 만났다!

실패를 모르는 본능적인 킬러 대니(제이스 스태덤)에게 날아온 사진 한 장. 이와 함께 파트너이자 멘토인 헌터(로버트 드 니로)를 인질로 전직 특수요원들을 죽이라는 임무가 하달된다. 대니는 사랑하는 연인을 뒤로한 채 헌터를 구하기 위해 타겟들을 사고로 위장해 하나씩 제거해간다. 그런 그의 앞에 의심을 품은 최정예 SAS요원 스파이크(클라이브 오웬)가 등장하고, 서로의 존재를 직감한 두 사람은 피할 수 없는 강력한 대결을 시작한다.


(왕년의 킬러로 분전한 '로버트 드 니로' 옹과 현직 최고의 킬러로 나선 '제이슨 스태덤'..)

먼저 영화는 시대적 배경이 현재가 아닌 80년대임을 명시하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어느 멕시코 주변 접경지역에서 암살 사건을 보여준다. 바로 대니(제이슨 스태덤) 헌터(로버트 드 니로) 그리고 다른 한 놈(도미닉 퍼셀)과 짝짜꿍해서 목표물을 제거하고 물러나는 과정에서 대니는 가벼운 총상을 입는다. 그리고 대니는 이 킬러 짓을 그만두기로 작정한다. 하지만 세상이 전설의 킬러를 가만두지 않는다. 1년 동안 어디 호주에서 여친과 유유자적하던 그에게, 배달된 한 통의 사진. 그의 스승이자 선배 킬러인 헌터가 아랍쪽 오만의 부족장에게 잡혀있다는 거. 할 수 없이 또 길을 나선다. 그들을 찾아가 선배를 빼돌릴려고 했으나, 쉽지가 않다. 대신에 그들이 조건을 건다. 오만 부족장 아들 세 명이 전쟁 통에 영국 SAS 요원에게 죽었다며, 그들 요원을 차례대로 제거해주면 엄청난 돈과 함께 헌터를 풀어준다는 거.



그래서 대니는 할 수 없이, 돈 보다는 헌터를 구하기 위해서 이 미션을 하기에 이른다. 대신에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친구 두 명과 이 일을 도모한다. 그 중 한 친구는 낯이 익다. 수염을 덥수럭하게 하고 B급처럼 굴어대는 이 남자는 바로 미드 '프리즌 프레이크'에서 석호필의 형 링컨으로 나왔던 '도미닉 퍼셀'이다. 처음에 누구인가 했는데, 그간에 살이 많이 찌신듯.. 아무튼 이들 셋이 단순히 찾아가 총으로 죽이는 게 아니라, 사고사 등으로 위장하기 위해서 치밀하게 계획을 짠다. 한 놈은 욕탕에서 미끄러져 죽은 것으로, 한 놈은 SAS 행군 중 추위에 사고사로, 또 하나는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이게 된다. 모든 게 치밀하게 계획되고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 전직 SAS 출신으로 퇴역한 '스파이크'가 이것이 단순한 사고가 아닌 암살과 관련돼 있음을 눈치해고, 자신이 있던 위원회 어르신들의 하명을 받아 대니 일당을 쫓기에 이른다.


(서로가 죽여야 사는 상황에 몰린 두 남자, 킬러와 전직 요원의 맞대결, 과연 그 승자는 누구?)

그러면서 이들의 격돌이 한두 차례 벌어지게 되는데, 병원에서 둘이 리얼하게 맞붙는 육박전을 통해서 진정한 남자들의 액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보는 사람이 아플 정도로, 그외 적의 마수에 빠져서 인질로 잡힌 대니와 스파이크가 한 방에서 생사를 걸고 탈출하면서도 액션이 펼쳐진다. 이렇게 킬러 쪽 일행과 전직 SAS 요원이 맞붙는 상황에서 그들 거래에 음모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영국과 오만이 주고 받은 유전개발에 관련된 것이었다. 그 자세한 내막은 이른바 '오만 석유 전쟁의 SAS 개입설'과 관련돼 1991년 라눌프 파인즈가 쓴 실화 소설 '페더맨'에서 폭로되면서 영화상에서 그 음모를 밝히는 수순을 밟는다.

어쨌든 대니는 미션대로 세 명의 SAS 요원을 사고사로 위장해 다 죽이고 임무를 마치며 헌터를 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스파이크와도 치열한 격전을 도망가듯 미루고, 이 세계를 떠나려 한다. 하지만 그에게 걸려온 또 하나의 전화, 미션 중 무엇이 잘못 됐다는 소리에, 다시 마지막 한방을 위해서 나서게 되는데.. 과연 그는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이 생활을 접고 떠날 수 있을까.. 자신의 전직 SAS 요원들을 죽인 대니를 지구 끝까지 쫓아 스파이크는 또 다른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게 의도된 듯 그려지며, 영화는 유유자적 갈무리된다. ~



이렇게 영화는 전형적인 킬러물의 양상을 띈다. 대신에 여기서 킬러는 꽤 수준이 높고 진중한 맛이 있다. 그냥 B급의 정서로 액션 난장판으로 치닫는 게 아니다. 영국 정부가 개입된 음모론 같이 내용도 다소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이들의 대결 구도가 마냥 총질로 그치지 않는다. 물론 액션을 보여주는 씬에서는 CG가 아닌 실제 격투의 맨몸 액션을 그렸고, 총질도 마구 쏴대는 수준이 아니다. 또한 차량 사고씬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전세계를 누비며 촬영한 스케일도 남다르다. 오만을 거쳐 프랑스, 영국에서부터 호주, 요르단까지 다양한 국가가 배경으로 이질적인 공간적 특성을 부각하기 위해 각 나라의 특징을 살린 것도 볼만했다.

킬러 엘리트, 오락적인 액션무비가 아니라 실화 때문인지 진중한 액션무비..

더군다나 이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액션물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80년대 오일쇼크 이후 '오만 석유 전쟁의 SAS 개입설'과 관련돼서 그때 상황을 조명하는 일종의 기록영화? 형태를 띄기도 한다. 1991년 영국에서 이와 관련된 소설 '페더맨'이 나오면서 큰 반향을 일으켜 영국정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 있듯이, 영화는 그 소재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그래서 그런가, 영화는 오락적 무비가 아닌, 꽤 진중하면서도 올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초맨 '제이슨 스태덤'이 기존처럼 사람들을 무턱대고 죽이는 B급 정서로 무장한 게 아니라, 진정한 킬러로써 고뇌도 하고 여친과는 키스만 하는 따도남 같은 스타일로 나왔다. 이것이 개인적으로 적응이 잘 안 되게,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여기에다 이젠 전설이 된 배우 '로버트 드 니로'옹이 나와서 한껏 눈길을 끌었지만, 제이슨 스태덤과 처음에 조금 마지막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는 활약 이외에는 크게 부각이 안돼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여전히 아우라는 있다. 물론 전직 SAS요원 '스파이크'로 나왔던 '클라이브 오웬'의 역할도 제이슨 스태덤에 못지않게 비중을 보이며 극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둘이 병원에서 리얼한 맨몸 격투씬은 잠이 다 달아날 정도로 백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눈여겨 봤던 미드 '프리즌 프레이크'에서 석호필의 형으로 각인된 배우 '도미닉 퍼셀'의 B급스런 마초맨 킬러 역할도 볼만했다. 그 옆에 서생 같은 모습의 킬러도 색달랐고..

이렇게 영화는 칙칙한 남자들이 득실거리며 세 명의 마초적인 남자 배우들을 끌어다 만든 실화적 액션물이다. 하지만 그 액션이 마냥 좋다고도 볼 수 없는 게, 영화가 음모론 같은 내용을 소재로 하다보니, 이것을 펼쳐나가는 전개 방식에서 빠르면서도 다소 두서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킬러와 요원 이외에도 얽히고 섥힌 인물들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고 액션으로 처단하며 마무리짓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사실 액션도 많은 분량을 차지하진 않는다. 나올 때마다 눈길을 끌지만 다소 적은 편. 그것은 아마도 영화적 배경과 소재가 있다보니, 오락으로만 치닿기가 어려운 분위기에서 나름 진중하게 그리며 무게감을 잡는 모양새가 다분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어쨌든 마초맨 '제이슨 스태덤'의 색다른 모습들이 담겨있는 '킬러 엘리트'...
그의 진중한 매력을 보고 싶다면 이 영화는 나름 볼거리를 제공한다. 원래 킬러는 고독한 법이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6505&mid=16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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