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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 에이리언 - Cowboys & Alien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제목부터가 그리 낯설지 않은 모양새로 유명한 두 캐릭터의 대결을 이끌어낸 SF물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개봉 후 반응을 보니 정작 큰 호응을 얻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이쪽 장르에 팬들이라면 어느 정도 봤을 이 영화 '카우보이 & 에이리언'는 호불호 차원을 넘어서 분명 끌리는 영화이긴 하다. 보통의 헐리웃 SF물이 그려내는 모든 장치와 그림들을 충분하게 그려내며 나름 이목을 집중시켰고, 전개 과정이나 마무리까지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클리셰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런가, 영화 자체가 독특하면서 임팩트한 맛은 없다. 이제는 전설이 되버린 SF '에이리언' 시리즈나 '프레데터' 같은 외계 괴수물을 보는 듯한 뻔한 그림에 색다른 거 없이 그저 그런 느낌도 든다. 물론 여기에 서부극의 주인공인 '카우보이'라는 색다른 소재가 들어갔지만, 이마저도 웨스턴 무비의 향수만을 자극했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래도 두 유명한 중견배우 '다니엘 크레이그'와 '해리슨 포드'를 내세워 주목을 끌며, 영화적 상상력으로 창조한 캐릭터간의 대결과 내용은 어떠했는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위와 같이 소싯적 우주보안관 '장고'를 떠올리는 포스로 한쪽 팔에 하이테크 무기로 무장한 한 사내가 있다. 사막 한 가운데 불시착 아니, 자다가 깬 건지 도통 기억을 하지 못하는 이 남자 '제이크'(다니엘 크레이그), 내가 누구며 어디서 왔고 무엇을 했는지 스스로 정체불명에 빠져버린다. 그리고 자신을 잡으려는 세 명의 남자를 보기좋게 제압하고 어느 마을에 입성, 괴상한 분위기와 한 포스로 주목을 받는다. 그는 다름아닌 어마한 현상금이 걸린 범법자, 그를 잡아려는 세력 '달러하이드'(해리슨 포드) 일행과 부딪치며 위기에 처하는데, 초반 제이크와 달러 일행과의 만남 등이 서부극처럼 전개가 된다. 그러면서 제이크를 옆에서 주시하며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처자 '엘라'(올리비아 와일드)까지 가세하며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사막 한 가운데, 한적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외계 비행 물체의 무차별 공격, "넌 누구냐"..)
그러는 순간 마을에 모이게 된 이들 일행에게 무차별적 공격이 가해진다. 19세기 서부 개척시대 한적한 카우보이 마을에 저 먼 미래에서나 볼 법한 미확인 비행물체가 삼각편대를 이루더니 파란 광선을 내뿜으며 마을을 폭파시킨다. 아닌 밤에 홍두깨도 아니고, 사람들은 피하기 바쁘다. 말이 날 뛰고, 폭타되고, 여러 사람이 죽거나 그 비행물체 줄에 매달려 올라가는 등, 마을은 쑥대밭이 된다. 살아남은 자들은 '오 지저스'를 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쪽 팔에 이상한 무기를 장착하고 내가 누구인지 도통 모른 채, 자신을 잡으려는 세력을 피할려다 그들과 함께 이런 거시기한 일이 벌어진 거. 이때부터 이들은 의기투합?하게 된다.
(말 타기에 일가견이 있는 카우보이 마초맨들, 하지만 외계 비행 물체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죽은 자는 할 수 없지만, 그 비행 물체에 매달려 끌려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제이크와 달러 대령 일행은 손을 잡게 된다. 당장 마을의 안위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몰린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면서 제이크는 서서히 자신의 과거를 추적한다. 어디선가 여자와 함께 있다가 강탈했던 금괴가 사라지면서 그 여자가 매달려 올라가고, 자신이 어느 도적단의 수괴였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그는 적과의 대결에 앞장서게 된다. 여기에 달러 일행은 물론 어느 인디언 부족까지 가세해 그 외계 생명체와 한바탕 전투를 치르게 되는데, 그렇다면 그 에이리언 외계 종족은 왜 이 마을에 온 것일까? 그것은 바로 서부극의 주요 소재로 쓰이는 '금괴', 즉 이 놈들도 자원확보 때문인지 그것이 필요해서 이 먼 곳까지 와 이렇게 일을 저지른 것이다.
그러면서 본격 카우보이와 에이리언의 대결은 극 중반 이후 나름 재밌게 펼쳐진다. 에이리언의 모습은 그 흔한 갑각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곤충의 눈알 같은 다소 공포스런 모습으로 인간처럼 두발로 보행하며 이들을 위협한다. 하지만 주인공과 그를 위시한 주요 일행들은 죽지 않는다. 어떤 위험에도 찰나의 위기를 모면하는데, 그렇다면 이들 외계 종족과의 한바탕 사투는 어떻게 전개되고 종국엔 또 어떻게 무찔렀을까.. 그것은 남자 주인공 제이크에게 장착된 하이테크 무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무기의 활용은 제이크에게 접근한 정체불명의 섹시한 처자 '엘라'가 결정적인 몫을 하며 갈무리한다. 나 이대로 돌아갈래~
(이젠 많이 늙어버린 '해리슨 포드'옹과 007 최신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 모습은 제격)
이렇게 이 영화는 서부극과 SF물을 합쳐놓은 전형적인 블록버스터급 오락무비다. 서부극 즉 '웨스턴 무비'라 불리는 소재와 그림들은 나름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사막 한 가운데 한적한 마을에 들어선 정체불명의 사내와 그 사내를 잡으려는 세력이 부딪히면서 액션과 총질이 가해지는 모양새, 그렇게 마초적 분위기가 여기서도 풍기지만, 그렇게 진하지는 않은 편. 그런데 여기에 어디 외계 생명체의 침공이 그려지면서 SF 판타지의 세계로 승화된다. 과거 서부극 같은 드라마에선 나오지 못할 이야기에 그 에이리언이 그려지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부극과 SF물 이종배합의 클리셰적 전개와 마무리, 아쉽지만 볼만하다.
그렇기에 영화는 이런 소재와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오락적 요소로 다가온다. 다만 그 오락이 처음 해보는 것으로 어떤 색다른 맛이 아니라, 이미 몇번 해봐서 조금은 질리는 오락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은 있다. 다음엔 뭐가 나오고 어떻게 될지 뻔히 보인다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그 전형성을 탈피하지 못했다. 자신의 정체조차 모르고 헤매던 서부 개척시대, 한 포스하는 사나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그를 잡으려는 세력까지 가세하며 이들을 충돌시켰지만, 그 충돌은 에이리언을 만나면서 사라지고 인디언까지 합세하며 묘한 밸런스를 이루며 SF물로 진화를 해버린다. 에이리언을 무찌르는 게 여전사나 미래 전사들이 아닌, 단지 카우보이 모자를 쓴 남자들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역에 어드벤처물의 레전드로 남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해리슨 포드'옹이 나와 나름의 연륜을 보였지만, 그도 이제는 세월 앞에선 힘이 부치는지 그렇게 크게 부각돼 보이지 못했다. 여기에 007 시리즈 중 최신작 '카지노 로얄'과 '퀀텀 오브 솔저스' 등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멋지게 소화한 '다이엘 크레이그'는 역시 그 아우라를 보이며 이목을 끌었지만, 사실 색다른 캐릭터는 아닌 느낌이다. 하이테크 무기는 007에서 다룬 신무기처럼 익숙하게 보일 뿐 그가 보여주는 액션은 기본만 한 셈이다. 물론 이런 남자 주인공을 유혹?하는 비밀스런 처자 엘라 역의 '올리비아 와일드'가 가세하며 또 눈길을 끌었지만, 이마저도 좀 때꾼한 기분이다. 다시 불 속에서 환생하는 모습이라니.. ㅎ
어쨌든 개인적으로 큰 기대를 한 영화가 아니라서, 그렇게 큰 실망 정도는 아니다. 다만 영화가 색다른 소재일 수도 있는 이들의 대결을 이종배합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뻔하게 클리셰적으로 흘러 아쉽다는 거. 서부극처럼 이들의 액션이나 추격전, 그리고 외계 생명체와의 사투 등은 볼만하지만, 이마저도 색다른 건 없다. 그래서 영화가 정작 그 제목처럼 카우보이와 에이리언의 맞대결로 그려낸 어떻게 보면 '리부트', 즉 이미 존재하는 영화의 컨셉과 캐릭터를 가져와서 새로운 이야기로 재창조한다는 그것에는 한창 모자른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그것이 의도가 됐든 안 됐든, 뻔하게 전개가 되고 흔한 SF 괴수물에 서부극을 가미시킨 오락무비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물론 재미는 각자의 취향대로 다를 수 있지만, 그나마 볼거리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
'카우보이 & 에이리언'은 그 지점에서 괴이한?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