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독특하면서도 무언가 색다른 두 권의 책이 있다. 하나는 제목만 봐서는 역사서를 빙자한? 자기개발서 같은 느낌이 또 하나는 소설 같은 에세이 느낌이 들지만, 각기 다른 듯 하면서도 우리네 인생과 삶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공통점은 있다. 다른 점이라면 하나는 과거 인물을 통해서 인생의 성공의 법칙을 설파하고 있고, 또 하나는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부부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인생을 드라마처럼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름 끌리기도 하는 게, 어찌보면 흔한 자기 계발서나 에세이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딱딱한 어조를 탈피하며 손쉽게 동화시키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럼 두 권을 간략히 소개해 본다.



먼저 <피렌체 특강>은 그 제목에서 얼핏 알다시피, 이탈리의 그 유명한 도시 '피렌체'를 거론해 무언가 낭만과 아름다움이 깃든 그곳을 여행하며 인생의 특강을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그 도시를 떠올리면 냉혹한 카리스마 군주 '체사르 보르자'나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 그리고 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생각나는데,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미켈란젤로'가 아닐까 싶다. 알다시피 그는 이탈리아가 낳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함께 최고의 예술가로 못하는 게 없는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그의 직함만 해도 르네상스 화가, 조각가와 건축가 등 뛰어난 업적을 남겼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게 그 피렌체 광장에 서 있는 '다비드'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이 책은 바로 미켈란젤로가 남긴 '다비드'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전하는 삶과 철학의 비밀을 들려주는 일종의 지침서다.

'피렌체 특강',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통해서 인생을 조각하고 다듬고 윤내라!!

그렇다고 고리타분하게 설파하는 방식이 아닌 작가가 만든 인물 '톰'을 내세우고 그가 이탈리아 피렌체를 여행하는 여정을 그린다. 그러면서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 톰에게 다가온 어느 노인이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통해 대가가 가진 특별한 강점과 위대한 성취를 들려준다. 노인의 갑작스런 조언에 변명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톰은 차츰 그 세세하고 구체적인 설명들에 빠져들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며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대가(大家)라 불리는 미켈란젤로가 걸작을 만드는 과정과 자기경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저자는 돌을 깎아 조각상을 만들면서 '잠자는 천사를 깨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던 미켈란젤로의 일화로 하여금 감동을 선사하고, 우리 안의 숨겨진 재능과 가능성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레 던지며 화두를 던진다.

이렇게 책은 어떻게 보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라는 식의 흔한 자기계발서 느낌이 다분하다. 하지만 이 책이 색다른 건, 한낱 대리석에 불과했던 그것이 위대한 '다비드'로 탄생했듯이, 미켈란젤로의 삶과 철학을 통해서 우리네 인생을 조각하라고 설파하고 있다. 톰과 노인의 대화를 통해서 말이다. 그런데 단순히 조각만 하는 게 아니라 떼어내고, 조각하고, 다듬고, 윤내라며 성공은 생각이 아니라 움직이는 과정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그때서야 비로서 진정한 삶과 성공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책은 내면의 가능성을 깨우는 세 가지 보물과 이를 완성시키는 여섯 가지 행동지침을 언급하고 있는데, 각 장의 말미에 '숨겨진 재능을 깨우는 체크리스트'를 소개해 독자들이 더 나은 삶, 꿈에 대한 열정을 성취하도록 가이드로써 이끌고 있다. 뭐.. 다 좋다. 누구나 멋진 인생의 성공을 꿈꾸며 살아간다면 외견의 치장보다, 자기 안에 잠자고 있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걸작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바로 이 책 '피렌체 특강'은 그런 점에서 되돌아보는 성찰과 함께 성공 지침서로 나아가는 한 방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인생을 조각하고 다듬고 윤내라.. 결코 쉽지 않지만 그러지 않으면 '다비드'는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피렌체 특강 - 10점
크리스 와이드너 지음, 김목인 옮김, 이내화 해제/마젤란



또 하나의 책은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아내를 탐하라'며 권고?를 하고 있다. 아니 여자를 탐하는 게 인류사의 수컷 남성들의 본질적인 욕망이라고 한다면 크게 틀린 말도 아니지만, 어찌보면 자기의 동지와도 같은 이제는 내 여자가 된 여자를 또 탐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 사이에다 물론 탐하돼, '무심한 듯 뭉클하게'라는 전제를 달고 있다. 참 센스가 좋다. 그냥 탐하면 막연해지는데, 오랫동안 평생 같이 하는 내 아내를 무심한 듯 하면서도 때로는 뭉클하게 울리며 아내를 사랑하라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이목을 끈다. 그렇게 탐하다 보면 부부간의 애정이 더 돈독해져 인생살이가 편해진다는 이야기 정도랄까.. 그렇다. 이 책은 그런 류의 소설 아니 에세이집으로 간단한 소개는 이렇다.

아내와 남편들, 이제는 서로를 탐하며 사랑과 행복을 재확인하자!! 

"<대한민국 유부남 헌장>, <남편생태보고서> 등의 책을 집필한 김상득의 에세이. 20년이 넘게 결혼생활을 해온 저자 김상득이, 어느 날 문득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사랑을 나누고 아이들을 낳아 기르며 같이 살지만, 도대체 아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는 것을 깨닫고 아내라는 인격적 공간을 탐사해나가며 써내려간 글이다. 아내의 몸, 아내의 물건, 아내의 속, 아내의 세계, 아내의 꿈 등 총 다섯 개의 세밀화로 그려지며, 낯선, 혹은 낯익은, 사소하면서도 시시콜콜한 아내의 모든 것들에 대한 관찰기이다. 저자는 이러한 애정 어린 탐사 과정을 통해 아내라는 한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사랑하게 된다."

이렇게 이 책은 아내에 대한 심도있는 관찰기적 탐사 보고서라 할 수 있다. 즉 보통 남편 하나 믿고 살아간다는 우리네 아내들의 힘들고 희미하고 사소하고 시시콜콜한 것들을 유부남의 시선으로 모두 담아내며 설을 풀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전작 두 권의 책에서도 느낌이 오듯, 현직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기획부장으로 일하는 경력을 봐서라도,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부남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 아닌가 싶다. 오래 같이 살다보니, 우리가 보통 공기의 중요성을 모르듯, 아내도 그런 존재로 다가옴을 남편들은 인지하며 그렇게 무덤덤하게 살아가고 있다. 물론 그건 아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렇게 어느 날 자신의 아내 아니 또 남편이 될 수도 있고, 상대방을 심도있게 탐하다 보면 그 안에서 새로운 인생의 전환과 행복을 느끼는 바이러스가 생길지도 모른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우리네 인생사의 보편타당한 테두리 안에 갇혀버린 두 존재 아내와 남편, 두 남녀가 백년가약을 맺어 살아가는 게 인생사라면, 서로 탐하며 끝없이 사랑을 확인하는 게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당장 서로의 배우자를 탐해보자. 물론 연인끼리도 좋다. ~


아내를 탐하다 - 8점
김상득 지음, 최수진 그림/이미지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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