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두 권의 다소 재미난 책이 있다. 소설은 아니지만 남녀간의 가열한 연애의 세계를 다룬 지침서 같은 책 되시겠다. 제목부터 '인어공주'라는 표현을 빌려 쓰며 주목을 끄는데, '인어공주는 왜 결혼하지 못했을까?' '인어공주가 다른 남자를 만났다면?' 같이 제목도 센스돋게 심상치 않다. 바로 느낌이 오듯이 우리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남녀의 연애집이라 할 수 있다. 왕자님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중심에서 자의든 타의든 자신의 삶을 선택한 인어공주, 무수히 회자되어 온 고전 로맨스의 지존이자 아니 새롭게 변형까지 되면서 남녀간의 로맨스에 있어 중요한 고전이 된지 오래다. 그외 다른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의 로맨스도 많지만, 그래도 판타지한 '인어공주'와 왕자님은 영원한 아이템이다.



어쨌든 그런 인어공주를 우리시대에 살아가는 여자들을 대입시켜 연애담 아니 '연애 공략집' 같은 느낌으로 컨설턴트 하고 있는 책이 바로 여기 두 권이다. 그래서 남자들이 읽기 보다는 다분히 여자들 입장에서 풀어나가며 남자들과 진행되는 연애의 정석과 공략을 쪽집게 과외처럼 집어주고 있다. 그러니 여자들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길지 않을 수 없다. 남자들의 그 알 수 없는 연애의 몹쓸? 행동들, 여기 필명 '피오나' 여성 작가는 그렇게 메스를 가하며 눈길을 사로 잡고 있는 거. 사실 연애의 정석이 무슨 필요가 있으며, 그냥 서로 '밀당'을 통해서 즐기며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부지불식간에 몸을 섞으며 정이 붙기도 하는 게 남녀간의 연애담이다. 그 안에서 어떤 계책과 전략이 필요하겠는가 싶지만, 그래도 쏠라닥질 같은 그 연애에도 전략과 공략이 필요하기에 '피오나'는 이렇게 코치에 나선 것이다.

먼저, <인어공주는 왜 결혼하지 못했을까?>라는 책은 지금 당장 그 구닥다리 같은 연애의 삽질을 멈춰고, 손하나 까닥 않고 사랑받는 피오나의 야무진 연애법이라는 부제처럼, 20년간 연애 삽질의 역사를 써온 피오나만의 연애 공략집이라 할 수 있다. 저자 '피오나'는 물음을 던진다. 백설공주도 신데렐라도, 하다못해 피오나도 행복한 결혼에 골인하는데 왜 가질 거 다 가진 인어공주만은 사랑에 실패하고 물거품이 돼버린 걸까? 그리고 신데렐라와 인어공주를 조목조목 비교하며 이유를 찾아낸다. 한마디로 신데렐라는 숯 검댕 칠을 했을망정 '연애의 내공은 그야말로 제대로'라는 것이다. 저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연애의 정석 보다는 방법론적 연애 공략집 2권, 이젠 연애의 고수가 되자!!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남자를 만나기 전에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과 외모 관리 등 외적·내적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2부에서는 남자를 만나는 방법과 아직 사귀지는 않는 단계에서의 데이트 비결을 소개한다. 3부에서는 데이트 비용 문제, 첫 섹스에 대한 조언 등 본격 연애 비법을 소개한다. 4부에는 '연락병'에 걸려 안절부절못하는 여자들을 위한 비법을 담았다. 마지막 5부에서는 연애의 종착역, 결혼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나잇 스탠드에 대처하는 자세, '속도위반 결혼'에 대한 조언, 동거 등 행복한 연애와 결혼을 위협하는 갖가지 장애물에 대한 이야기를 속 시원히 전한다.

그렇다. 나열된 각 부의 소제목만 봐도, 아니 남자가 봐도 귀가 솔깃해지는 내용들이 많다. 다분히 여자의 입장과 시각에서 풀어쓴 연애론이지만, 분명 정곡을 찌르는 부분도 꽤 많다는 것을 보게 된다. 역시 저자가 연애 삽질을 통해서 겪은 내공이 장난이 아닌 것 같다. 어떤 정형화된 연애의 정석이 아닌,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그러니 이 책은 다분히 연애에 실패하고 아파하고 또 잘해보고자 하는 여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요소로 가득차 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아직도 '밀당'만이 연애의 정석이라 보시는가.. 여기 '인어공주'의 연애담을 통해서 제시한 갖가지 연애론을 만나보자. 남자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


인어공주는 왜 결혼하지 못했을까? - 10점
피오나 지음/마젤란


또 하나의 책 <인어공주가 다른 남자를 만났다면?>도 바로 연애에 대한 이야기다. 앞선 책의 2부 격이라 볼 수가 있는데, 연애 상담가 피오나의 후속작이다. 앞선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자잘한 연애 공략집의 성격을 띈다면, 이건 사랑받는 연애와 대접받는 연애를 중심으로 펼치는 러브 바이블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선택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동화 속 인어공주 같은 현실 속의 연애 실패녀들을 위한 책으로, 그녀들의 생각에서부터 남자를 대하는 태도, 데이트의 습관 등 일상생활에서 놓치고 있었던 사소한 부분까지,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저자 피오나는 이 책을 통해 연애에도 '통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번에 깨달아 목적을 달성하는 통찰을 연애에 적용하라는 얘기다. 잘못된 연애를 반복하면서, 그것이 단지 '시행착오'일 뿐이라 여기며 위안하고 또다시 삽질의 연애를 시작하지 말라는 것이다. 단 한 번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하고 성공으로 이끌라고 그녀는 조언한다. 지난 연애를 시행착오일 뿐이라 여긴다면 앞으로도 끊임없이 다른 남자를 만나가며 연애를 배워야 하지만, 통찰을 통해서라면 한 남자와 연애를 하더라도 충분히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연애는 시행착오를 하느냐, 통찰의 능력을 가졌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셈이다. 이 통찰의 능력을 갖추는 방법이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는 것이다.

그외에도 연애에 필요한 모든 것을 '생각' '태도' '대화' '데이트' '만남&이별'로 나누어 꼼꼼히 조언한다. 또한 부록에서는 상황별 연애에 대한 대처 방법을 전한다. 짝사랑을 하더라도, 사내 연애를 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는 비결, 연하남과 연애를 하면서도 연하남의 관심을 놓치지 않고, 유학생활을 하면서도 연애 잘하는 비법까지 총망라돼 있다. 한마디도 연애를 위한 '러브 바이블'이라 할 수가 있는데, 그냥 연애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 연애에도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할 수 있다는 테마가 근저에 깔려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연애담론적인 성격을 띠며 각종 무슨 무슨 '녀'로 대표되는 여자들을 알 수 없는 연애의 세계로 초대하며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앞선 이야기보다 조금은 뜬구름 잡는 식이 보이지만, 그래도 피오나만의 제대로 된 코치는 들어가 있다.

역시 여러 말이 필요 없이, 연애의 시작과 중심에서 갈피를 못잡는 그녀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 위의 '인어공주는 왜 결혼하지 못했을까?'라는 책과 함께.. ~


인어공주가 다른 남자를 만났다면? - 8점
피오나 지음/마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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