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랜턴: 반지의 선택 - Green Lanter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도대체 지구의 안녕과 평화를 지킨다는 슈퍼 히어로물의 끝은 있는 것인지, 먼저 묻고 싶을 정도다. 정말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거 보면 정말 그쪽의 마블/DC 코믹스와 헐리웃 시스템이 만들어낸 히어로 역사가 대단하긴 한가 보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슈퍼 히어로는 초록 슈트 아니 울트라 파워 쫄쫄이를 입은 초록돌이 '그린랜턴' 되시겠다. 이런 히어로는 또 어디서 기어 나온 건지 모르겠지만, 모 소개를 보니 1940년대부터 근원은 시작돼 나름 짠밥이 된 슈퍼 히어로물이란다. 그래 다 좋다. 그 유명한 슈퍼맨· 배트맨·엑스맨·스파이더맨·아이언맨 같은 맨시리즈에서 최근에 나온 천둥의 막가파 신 '토르'까지 도대체 슈퍼 히어로의 끝은 어디인지 안 보일 정도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떤 슈퍼 히어로인지 개봉하자마자 단박에 달려가 봤다. 얼추 포스터만 보면 심히 아동틱해 보여서 너무나 유치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나름 기본은 했다. 아니 기본 보다는 슈퍼 히어로물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담아내려 애쓰며 액션 판타지에 방점을 찍었으니, 이 영화 '그린랜턴'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가장 밝은 낮에도, 가장 어두운 밤에도, 나의 눈을 벗어날 악은 절대 없다!
모든 악의 추종자들이여, 나의 힘을 두려워하라! 그린랜턴의 빛을!


100년의 기다림, 위대한 탄생

머나먼 은하계에는 무한파워를 발휘하는 반지 파워링의 힘으로 지구를 포함한 총 3600개 섹터로 구분된 행성들을 수호하는 그린랜턴 군단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주의 빛이 사라지고 강력해진 악의 기운으로 최악의 위기가 다가오자, 그린랜턴의 수장은 운명적으로 지구에 불시착해 그의 파워링이 선택하는 대로 '할 조던'(라이언 레이놀즈)을 후계자로 맞는다. 그린랜턴의 집결지인 오아 행성으로 불려온 할 조던은 훈련을 통해 인간으로서 최초이자 또한 최강의 군단으로 거듭나 섹터 2814의 지구를 담당하게 된다. 그 사이, 모든 생명체들을 파괴시킬 ‘가장 어두운 밤’이 오리라는 예언이 실현되면서 새롭게 탄생한 악의 존재들 역시 점점 파워를 키워가는데...


('라이언 레이놀즈'가 분한 '그린랜턴', 그는 외계 종족으로부터 선택받은 초능력자로 나온다.)

영화의 시작은 저 먼 은하계의 우주질서를 말하며 그들 종족의 역사를 거론한다. 무슨 섹터로 나눠져서 '불라불라' 식으로 표현하는데, 요지는 그 은하계도 가열하게 살고 있다는 거. 그러면서 어디서 잠자던 우주 괴물이 어떤 외계인 같은 세 명의 기를 빨아 들이면서 오랜 숙면을 끝내고 부활한다. 그 이름도 거룩한 두려움의 화신이자 슈퍼 파워를 가진 먹구름 괴물 같은 '패럴렉스', 이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서 오아 행성의 그린랜턴 군단은 힘을 모으고 그에 맞서 싸우려 한다. 그런 와중에 수장이 크게 다치고 지구로 불시착, 그린랜턴 용사만이 낄 수 있는 반지의 주인을 찾기 위해서 반지 스스로 찾아 날아가더니 어느 지구인이 당첨, 그는 바로 전직 비행조종사 '할 조던'으로 반지가 선택한 그린랜턴 군단 최초의 인간이 된 것이다. 한마디로 평범한 인간에서 '초울트라슈퍼캡짱'이 되는 순간이다.

운도 좋다. 모든 맨 시리즈들이 어느 날 부지불식간에 잠자고 일어나 보니 '나도 모르게 초능력자가 되버렸어' 모드다. 물론 할도 처음엔 믿기지가 않았다. 나에게 이런 횡재수가 있다니, 그의 친구는 그 반지를 보고서 외계인으로부터 청혼을 받았냐며 개그를 날린다. 그런데 그 반지만 끼면 초록돌이 그린랜턴으로 변신을 하는데, 하지만 그린랜턴은 기존의 울트라파워 초능력자와는 다소 다르다. 무협 액션 애니물 '쿵푸팬더2'에서 언급한 '내면의 평화'와 같은 정신수양이 안 되면 그 초록빛 에너르기파를 끄집어 낼 수 없는 거. 바로 자신의 확고한 의지로 두려움을 떨쳐내고 용기백배로 맞서야 모든 파워가 일시에 뿜어져 나와 적을 물리칠 수 있는 것이다. 그 순간에 자신이 상상하는 모든 걸 실행할 수 있게 돼 하늘을 나는 건 물론이요, 생각하는 대로 각종 무기를 만들고 방어막도 치는 등, 한마디로 슈퍼울트라 무한파워를 지니게 된다. 부럽다~
 

(자, 우리 모두 하늘 향해 두팔을 벌리고, 초록빛을 쏘아 보아요.. ㅋㅋ)

물론 이게 처음에는 초능력이 제대로 안 나와 조절이 안돼서 오아 행성에 가 어떤 괴물한테 맞으면서 배우고, 또 '시네스트로'(마크 스트롱)라 불리는 그린랜턴의 유일한 빨간 페이스 수장한테 배우면서 할은 자신 안의 무한한 잠재력을 깨닫게 된다. 오로지 확고한 의지만이 초울트라급으로 슈퍼 파워를 지니게 되는 것인데, 이때부터 그의 활약이 펼쳐진다. 먹구름 괴물 같이 생긴 '패럴렉스' 괴물이 지구를 암습해 오는 가운데, 그 괴물에 감염돼 두상이 커진 천재과학자 '헥터'와 한판 대결을 펼치고, 그 와중에 빠질 수 없는 여주인공 캐롤(블레이크 라이블리)과의 러브도 진행되며 그녀가 처한 위기를 또 구하는 등, 슈퍼 히어로로써 책무를 다한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지구를 습격한 그 먹구름 괴물 '패럴렉스'를 물리쳐야 하는데, 자신의 무한파워를 끄집어내 그를 우주로 유인하고, 거기서 막강한 파워로 그를 물리치기에 이른다. 어떻게 물리쳤을까? 그건 보면 안다. 어쨌든 인간 그린랜턴 '할'이 해내며 위대한 영웅이 탄생되는 순간이다. 캬.. 대단하도다.. ㅎ


(여주인공 캐롤 역의 '블레이크 라이블리', 매력적이다.)

이렇게 영화는 슈퍼 히어로물의 전형대로 진행이 되고 갈무리 된다. 그런데 이 영화 '그린랜턴'은 기존의 히어로물과 조금은 궤를 달리하는 느낌이다. 물론 이야기의 전제는 SF 판타지기에 다소 허무맹랑한 은하계의 질서를 말하며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평범한 지구인이 초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활약하는데, 이게 그냥 무작정 곧바로 슈퍼파워를 갖는 게 아니라, 자기 안의 확고한 의지를 끌어내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 그러면서 주인공 '할'이 과거 전투 비행으로 아비를 잃었던 전력을 가지고 그를 새롭게 깨어나는 방어기제로 삼는다.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되다보니 처음에는 완벽한 슈퍼 히어로서의 활약 보다는, 평범한 지구인으로서 이런 능력을 갖게 된 것에 대한 두려움 반 호기심 반에 절차탁마하는 그림으로 점철된다. 물론 종국에는 초울트라캡짱이 되었지만서도, 어쨌든 부제인 '반지의 선택'으로 뽑힌 '할'에 대한 일종의 성장통이 주류를 이룬다.

초록빛 슈퍼파워의 향연 '그린랜턴', 괴작필에 다음 속편이 기대된다.

그러면서 빠질 수 없는 여주인공과의 러브 진행도 볼만했던 게, '가쉽걸'과 '타운'등에 나왔다는 그녀라는데 강호는 안 봐서 모르겠지만, 극 중 '캐롤'로 나온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매력이 만만치 않다. 예쁜 건 둘째치고 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여기 주인공 할을 슈퍼파워맨으로 이끄는 매개체로 활약했다. 역할은 잘 나가는 군수업체인지 거기 사장 딸이자 캐리어우먼으로써도 매치가 잘 되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주인공 그린랜턴 역을 한 남자 배우다. 보는 내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인가 했더니, 바로 지하의 관 속에서 산 채로 묻혀서 사투를 펼친 영화 <베리드>에 나왔던 그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다. '스칼렛 요한슨'의 전 남편으로 당시 '베리드'를 찍으면서 죽음 직전까지 심하게 고생한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는 아주 제대로 슈퍼 영웅으로 변모한 거. 팔자가 단단히 핀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주목할 인물로는 할의 스승이자 위대한 그린랜턴의 수장으로 나왔던 유일한 빨간 페이스 모습의 '시네스트로', 그 역을 맡은 배우는 '마크 스트롱', 이 분 인상이 선하지 않아서 그런지, 영화 '킥 애스'에서는 물론 '셜록홈즈'에서도 그렇고, 악당 전문으로 나왔던 배우다. 보는 내내 몰랐지만, 찾아보니 그 분이었던 거. 결국 중요한 건, 그가 엔딩 크레딧 보너스 영상에 나와서 속편을 예고하는 모양새로 새롭게 부활한다는 점이다.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이걸 놓치지 말고, 꼭 자리를 지키길 바란다. ~

아무튼 영화는 뭐랄까.. 분명 슈퍼 히어로물의 전형을 따르는 듯 하면서도 파워레인져급을 뛰어넘는 과도한 CG 판타지 액션을 선보이며 스크린을 종횡무진 활약한다. 온통 초록빛의 향연을 펼쳐지는데, 이 빛이 '의지'의 빛이란다. 적이 내뿜는 노란빛은 '두려움'을 일으키는 악의 기운이고, 어쨌든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로써 손색은 없다. 과도한 CG가 걸리지만, 화려하게 펼쳐보이는 시퀀스가 못 봐줄 정도는 아니다. SF 판타지에 가장 근접하게 펼쳐보이며, 이야기 전개나 구성이 다소 유치하게 흐르지만 그 정도면 '익스큐즈'된 거라 보면 편하다. 그래서 정통이 아닌 다소 B급이 묻어나지만 그렇다고 컬트적인 건 아닌 것 같고, 무언가 괴작스런 분위기도 탐지되는 게 영화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물론 개봉하자마자 벌써부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것 같은데, 강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론 그렇게 망작의 필은 아니고, 또 다른 슈퍼 히어로물의 오락영화이자 팝콘무비로써 충실하게 그려내 흔적은 엿보인다. 다만 진정한 슈퍼 히어로가 탄생이 된 건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렇게 초울트라 쫄쫄이를 입고 활약한 그린랜턴도 어찌됐든 우리네 슈퍼 히어로로 각인되게 됐다. 그렇다면 이것도 시리즈로 갈지 그게 궁금해지는데, 마크 스트롱이 악역 전문이기에 기대해 본다. 다음엔 둘의 대결을 말이다. ~


예고편 영상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69990&mid=15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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