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문학이 아직은 국내에 그렇게 다른 나라보다 확고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 문학의 두 거장인 '루쉰' '바진' 현재 진행형으로 인기 작가를 구가하는 '위화''쑤퉁' 그리고 최근 강호가 빠져서 읽고 있는 신사실주의 작가 '류전윈'까지 사실 잘 알려지거나 그 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이들 작품을 몇 개만 접해봐도 중국문학의 느낌이나 그들 '인민'의 삶에 대해서 어느 정도 그림은 충분히 그려진다. 일본쪽 소설과는 다르게 꽤 질퍽하고 지난하고 고루하고 깔끄장할 정도로, 중국소설에는 인간의 근원적인 본능과 욕구 그리고 일상과 삶에 대한 풍자와 회한이 무시로 묻어나는 그런 풍경들이 다반사다.

그래서 이들 이야기를 접해 보면 꽤 재밌는 구석은 물론 마냥 흥미꺼리를 넘어선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에 컬렉한 두 권의 소설은 조금은 특이하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유명한 작가들은 아니지만, 이들의 소개를 보면 또 만만치 않아 분명 그들만의 색채가 묻어나는 게, 제목이나 책 디자인부터 색다른 느낌이 전해진다. 몇 주 전 강호의 블로그 덧글을 통해서 알게 된 두 권의 중국소설 중·단편집 <나는 달러가 좋아><행위예술>.. 알라딘 적립금 만료일에 맞춰서 여러가지 책들을 사면서 같이 중고로 구하게 됐는데, 이에 간단히 소개해 본다.



먼저 앞표지의 그림이 다소 아동틱?하거나 유치해 보이는 <나는 달러가 좋아>라는 중국 소설이다. 누구의 작품일까? 띄지에 보면 중국 문단의 건달로 불리는 '주원'의 작품이란다. 그에 대해서 말하길 "현실을 향한 아이러니한 시선, 휴머니즘이나 개인주의의 허위에도 구역질을 서슴지 않는 진정으로 고독한 서사자 주원'이라고 평하고 있다. 여기에다 그는 중국 작가협회 및 공식 문학상과 완전히 결별하며 탈권력, 탈이데올로기의 글쓰기를 견지해 온, 한마디로 중국 문단의 '이단아'라는 거. 그렇기에 한국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 작가인 '위화'와 '쑤퉁'조차 도달 못한 극단의 소설 공간을 창출한다는 평가까지, 그래서 이번 작품 '나는 달러가 좋아'는 중국 검열의 메커니즘을 초월한 작품이자 중국 비주류 문학의 대표주자인 '주원'의 대표작인 것이다.

그래서 무지 땡기는 소설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몰랐던 작가의 이런 위용이라면 말이다. 두께도 그렇게 두껍지 않고 얇지만 이 안에는 5편의 단편집이 있다. 표제작 '나는 달러가 좋아'를 비롯해서 '고도古都 난징의 두안리', '가난한 자는 죄다 때려눕혀라', '재교육', '파운드, 온스, 고기'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느 중문과 교수의 '주원'에 대한 논문 비슷한 '평론 : 90년대 '신생대' 문단의 생리학-주원론'까지 담고 있어 이 책의 방점을 찍는다. 그렇다. 두껍지 않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단편집이지만, 이 안에는 중국 문단의 이단아로 불리는 '주원'의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야기들로 현대 중국의 기형적인 자본주의가 낳은 병폐는 물론이요, 보수 이데올로기의 집단주의적 가치와 자본주의의 속물주의, 그리고 대극적 가치인 휴머니즘이나 개인주의의 허상까지도 담고 있는 역작?이 아닐 수 없다.

여러 말이 필요없다. 국내에 '주원'의 작품으로 소개된 책은 이게 딱 하나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전개된 이른바 '신시기 문학'의 한 이정표이자 중국 '비주류 문학'의 대표작 '나는 달러가 좋아'를 만나보자. 제목부터 벌써 그런 느낌이 배어온다.


'주원'과 '팡팡'의 색다른 중국소설, '나는 달러가 좋아', '행위예술'

그리고 또 하나의 중국소설도 앞 표지부터가 무언가 독특하니 만만치 않다. 앞선 책은 '달러'에 몸부림치는 한 남자를 여기는 무언가 예술의 행위를 표현하는 한 여자의 시선적 모습을 담고 있다. 누구의 작품일까? 이름은 '팡팡'(方方)이란다. 우리식으로 '방방'이, 그 아니 그녀는 누구일까? 이 분 또한 앞선 '주원' 못지 않게 포스가 묻어나는 작가적 느낌이 배어있다. '중국대륙을 감동시킨 신사실주의 거장 팡팡!', 중국 우수 소설상 수상 작가가 선사하는 중국적 사유의 결정!'이라는 평하는 '팡팡'은 인기작가인 '위화'나 '쑤퉁'과는 다르게 나이도 55년생으로 솔찮이 된다. 젊은 시절 가족 부양을 위해서 공장 하역부 등으로 수 년을 일하면서 사회 최하층 시절을 겪은 주류층은 아니다. 그렇기에 그 어려웠던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대학을 졸업후 여자로서의 자존심과 허영을 벗어던지고 본격 중국 문단에 등장, <풍경>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도시 하층민의 생존을 독특하고도 소박하게 묘사해 문학계의 호평을 받았다.

이후 '류헝', '츠리', '류전윈'과 함께 '신사실주의 대표작가'로 불리며, <행위예술><잠복근무> 등 중편 역작을 연속으로 발표하며 주목을 끌었고 이 작품들은 각각 영화화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작품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바로 중국 우수 중편 소설상을 수상한 작가 '팡팡'이 등단 이후 발표한 중편 소설집인 것이다. 바로 네 편의 소설은 도시 노동자의 남루한 삶을 진솔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특히 표제작 ‘행위예술’은 예술가가 꿈인 집안의 여자를 죽이게 될 거라는 사주를 갖고 태어난 샤오타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외에 반복되는 수레바퀴 속에서 한 인간의 운명이 뒤틀리는 과정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묘사한 '과정'이라는 이야기, 묵직한 스토리 속에 인생과 사랑에 대한 사유와 깨우침을 담아낸 '잠복근무' 와 마지막 '사무치는 사랑'까지 수록돼 있다.

이렇게 중편집 네 작품을 통해서 만나보는 '팡팡'의 이야기들, 우리네 삶과 인생에 대한 정직한 시선을 담아내며 가혹한 삶의 무게에 눌린 모두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준다는 그녀만의 대표작들, 역시 여러 말이 필요없다. 중국 현지에서 그녀의 작품을 평가한 추천사로 대신해 본다. 신사실주의 작가 '류전윈'에 이어서 '팡팡'도 읽고 알아야 할 작가다.


   
 
팡팡은 가장 쓰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재료를 무한한 상상력으로 조리해내는 천재적인 요리사다! 가벼움 속에 깊은 깨우침이 있고, 냉혹함 속에서 희망의 씨앗이 피어난다! - 런민르바오 (人民日報) 

괴로운 삶이지만 반드시 살아나가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 팡팡의 작품은 뛰어난 품격과 넘치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삶과 인생을 묘사하는 데 있어, 그녀를 능가할 작가는 없다! - 산시완바오 (山西晩報) 

설득력 있는 문체로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풀어내는 작가의 글 솜씨에 존경심이 절로 우러난다!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은 빈곤해진 이 시대, 잊혀져가는 정신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 - 신민완바오 (新民晩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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