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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The Lincoln Lawy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원제 'The Lincoin Lawyer'를 우리 식으로 다소 특이한 제목으로 풀어쓴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라는 영화, 아직 개봉 전이지만 운좋게 며칠 전 시사회를 통해서 먼저 접하게 되었다. 제목이나 장르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범죄 스릴러로 포팅된 드라마다. 대신에 어떤 가열한 액션으로 점철된 스릴감 보다는 드라마에 치중하며 일상적 사회 범죄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범죄에 대한 단죄로 어느 한 변호사를 집어 넣으며 그리고 있는데, 사실 보기 전부터 일견 선입관이 있었다. 이거 또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법정드라마가 아닐까 하는 우려 같은 거 말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건 리얼 대박 아니 이렇게 법정드라마도 재밌고 몰입감이 '짱일 수 있구나'를 일시에 재인식 시켜준 수작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정말 잘 봤고, 극 중에서 변호사 '미키 할러' 역을 맡은 '매튜 맥커너히'에게 푹 빠질 정도로, 그는 정말 속물 변호사 역을 제대로 펼쳐냈다. 연기가 아닌 실제 그런 변호사 같이 느껴질 정도로 '매튜'라는 배우를 새롭게 인지하게 됐으니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속물 변호사와 악랄한 의뢰인의 게임! 치밀하게 속이고, 영리하게 반격하라!
LA 뒷골목 범죄자들을 변호하는 변호사 ‘미키 할러(매튜 맥커너히)’. 돈이 되는 의뢰인을 만나려고 운전기사가 딸린 링컨 차를 타는 속물이지만, 한편으로는 죄 없는 의뢰인을 감옥으로 보낼까 봐 늘 두려워한다. 어느 날, 할리우드의 거대 부동산 재벌 ‘루이스 룰레(라이언 필립)’가 강간미수 폭행사건으로 찾아온다. 돈 냄새는 물론 결백의 냄새를 풍기는 루이스는 사실, 할러가 의뢰인을 유죄라고 단정해 평생 감옥에서 썩게 만든 사건의 진범이었던 것!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의뢰 받은 폭행사건은 변호하는 동시에 루이스가 살인사건의 범인임을 증명하려 하는데… 모든 것을 바로 잡기 위한 그의 반격이 바로 지금 시작된다!
(속물 변호사와 악랄한 의뢰인 둘의 대결이 볼만한 '링변', 할러 왈 "너 죽는다.. 다 불어라.." ㅎ)
먼저 이 영화는 남자 주인공 때문인지 몰라도 다소 마초적 기질이 느껴지는 한 남자의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담고 있는 드라마다. 그러면서 이 남자의 직업은 억울한 의뢰인을 구하는 사회적으로 명망이 좋은 정의의 사도라 불리는 '변호사'다. 그런데 이 변호사는 그 '정의' 대신 '속물' 근성이 팽배한 인간으로, 그에게는 돈이 되는 거라면 운전수가 딸린 자신의 애마인 '링컨'차를 타고 LA를 활보한다. 흑인풍의 리드미컬한 랩 음악에 맞춰 그 비싸고 퀼리티가 느껴지는 고전틱한 '링컨'차를 타고서 LA 뒷골목 범죄자들을 찾아서 말이다. 그래 오늘은 어떤 의뢰인을 만나 돈을 더 받아내 변호를 할 것인가, 이런 그의 일상이 초반에 몇몇 의뢰인을 만나면서 극 중 캐릭터 '미키 할러'를 제대로 설명해 준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거물 의뢰인을 만나게 된다.
바로 부동산재벌로 엄친아인지 마마보이인지 몰라도, '루이스 룰레'라는 한 청년의 의뢰가 들어온다. 한마디로 '나 좀 빼주슈..' 되겠다. 술집에서 만난 어느 직업여성을 반 죽도록 패서 강간미수 폭행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된 거. 이때부터 할러의 활약이 펼쳐진다. 분명 속물 근성으로 가득한 그였기에, 이번 사건의 변호를 제대로 맡아 한몫 단단히 챙기려든다. 그래서 의뢰인 루이스를 만나 사건의 진상을 다시 파악하고, 결국 그를 보석으로 빼주기에 이른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한다. 이 놈 '루이스'의 정체를 알면 알수록 수상쩍은 게 있다는 거. 웬지 자신이 그의 덫에 빠져든 것 같고, 이놈이 정말 그 여자를 죽도록 때린 게 아닌가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결국 같이 조사를 하게 된 전직 수사관과 다른 정보원을 통해서, '루이스'가 과거에 이와 유사한 사건에 연루된 살인사건의 진범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할러'는 난관에 봉착한다. '오.. 지저스' 되시겠다..
(중반 이후 법정에서 펼쳐지는 법리공방이 정말 볼만하다. 쏙쏙 들어온다는.. ㅎ)
그때는 직업여성이 죽은 살인사건으로 자신이 다른 인물을 변호하다가 집어 넣은 것인데, 이때부터 할러는 이놈 루이스를 다시 쳐넣을 계략으로 이 놈을 변호하기에 이른다. 한마디로 아주 거시기한 경우가 아닐 수 없는 게, 그 와중에 친구이자 전직 수사관이 자신의 집에서 총에 맞아 죽는 등, 그 총이 자신의 것으로 밝혀지며 할러는 궁지에 몰린다. 그래서 검사인 전 부인 '매기'를 찾아가 위로를 받으며 자신이 그간에 걸어온 길에 대해 후회를 하기도 한다. 결국 친구의 죽음과 변호를 맡은 의뢰인이 과거 진범임을 알게 된 '할러'는 이 상황을 의뢰인 스스로 옭아매는 치밀한 전략으로 헤쳐나가며, 통쾌한 복수를 하는 등 중반 이후 몰입감 최고의 법정 드라마로 방점을 찍는다. 마지막 약간의 반전까지도.. ㅎ
이렇게 영화는 웰메이드급 범죄 스릴러의 묘미를 갖추었는데 어찌보면 흔한 법정드라마의 양상을 띄고 있다. '난 억울하다, 절대 그럴 놈이 아니다, 날 풀어달라' 식으로 의뢰하는 사람을 변호하는 변호사, 그러면서 그 의뢰인이 사건의 진범으로 밝혀지는 전개가 사실 색다른 건 없다. 그런데 영화는 여기에 더해서 과거 유사한 강간폭행 치사사건에 그 의뢰인이 진짜 주범인 것을 알게 되면서 변호사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다소 이채롭다. 그러면서 여기는 '변호사의 비밀유지특권'이라는 법 조항이 적용돼 '변호사가 의뢰인과 나눈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비밀로 해야하며 이는 증거로도 채택될 수 없다'라는 조건 때문에 여기 할러는 난관에 부딪치며 고전을 면치 못한다. 즉 과거 자신의 착오로 엉뚱한 인물을 평생 감옥살이를 시켰기에, 이번에는 어떻게든 진범을 안 이상 그의 증거 대신에 다른 쪽으로 우회해 법리 공방으로 다시 쇠고랑을 차게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부여된 것이다. 이와 함께 죽은 친구의 복수까지도..
변호사와 의뢰인이 적이 되버린 범죄스릴러 '링변', '매튜 맥커너히' 연기 굿!!
그렇기에 이 영화는 중반 이후 법정드라마가 거쳐가야 할 필수코스인 법정에서 펼쳐지는 법리 공방이 아주 볼만하게 펼쳐진다. 의외로 절대 따분하지 않고, 일목요연하게 때로는 헷갈리게 그들의 언변과 설전을 볼 수가 있다. 검사측과 공방전은 물론 증인들 채택과 배심원들의 모습까지도, 이 영화는 미국 법정에 대한 살풍경을 리얼하게 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는 그런 법정드라마로 꽤 잘 그려냈고, 여기에 속물 변호사 '할러'의 제대로 된 호연이 펼쳐지며 이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얼추 보기에 마치 '크리스찬 베일'을 닮은 이 배우는 과거 <타임 투 킬>에서도 변호사 역을 맡았는데, 여기서도 그런 변호사처럼 아니 더 리얼하고 완숙미가 넘치는 변호사로 변신해 스크린을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런데 시놉에서는 '속물'이라는 표현으로 그의 캐릭터적 성격을 대변했지만, 은근히 의뢰인을 감옥으로 보낼까 봐 죄책감으로 시달리는 다소 여린 구석도 있다. 특히 자신의 애마인 링컨 차 운전수와 인간적인 유머를 주고 받는 거 보면 말이다. 어쨌든 영화는 '매튜 맥커너히'로 인해서 빛을 발하며 치밀하면서도 능숙하고 매력있는 연기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물론 악랄한 의뢰인으로 분한 '라이언 필립'도 볼만했지만, 매튜에 비하면 그냥 소소한 수준이다. 여기에 더한다면 이 영화는 범죄 스릴러의 거장이라 불리는 '마이클 코넬리'의 동명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코넬리만의 촘촘하게 정교한 범죄 스릴러의 이야기적 전개가 묻어나 상당한 몰입감을 준다는 점이다. 이미 국내에 번안된 소설만 해도 10여 종이 넘을 정도로 원작 만큼이나 영화도 가히 미끈하게 군더더기 없이 잘 빠지게 만들었다. 지루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
아무튼 '링변' 시사회를 통해서 먼저 접하고 이렇게 기분 좋게 본 영화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사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수작을 만난 그 느낌.. 주인공 캐릭터를 '속물 변호사'라 했지만 강호가 보기엔 마초적인 간지가 넘치는 매력적인 변호사를 제대로 소화한 '매튜 맥커너히', 그가 이 영화를 살린 수훈갑이자 드라마의 퀄리티를 높인 그 자체다. 개봉하면 한 번 보시길.. 법정드라마도 이렇게 재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약간의 반전 스릴감도 함께.. 정말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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