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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 X-men: First Cla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헐리웃 SF 판타지 시스템에 의해서 양산된 수많은 히어로들이 지구의 안녕과 시민의 재산을 보호하며 영화팬들 뇌리에 자리매김한지 오래된 이때, 슈퍼맨·배트맨·스파이더맨·아이언맨 등 이런 '맨' 시리즈와 다르게 독고다이가 아니라 단체로 떼를 지어 나타난 히어로가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마블코믹스의 또 다른 탄생작 '엑스맨'이라 불리는 그룹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앞선 '맨'처럼 어떤 가면이나 망토를 두르는 게 아니라, 민낯의 일반인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각기 능력을 갖춘 변종 인류에서 진화된 돌연변이 초능력자들이다.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마음을 읽고, 각종 금속 물질을 자유자재로 조정하고, 순간 이동과 음파를 활용하고 투명인간처럼 안 보이기도 하고, 엄청난 파괴력의 에너지파를 발산하기도, 늑대인간처럼 변신하거나 피부를 파랗게 만들고 곤충처럼 날개짓을 하는 등, 이들의 능력도 가지각색이다. 그래서 이들은 시리즈로 양산돼며 인기를 구가해 온 초능력 히어로들이다.
그런데 2000년에 시작된 오리지널 1편의 좋았던 인기가 2편을 거치고 06년 '최후의 전쟁', 09년의 '울버린의 탄생'까지 오면서 하향 곡선을 그리며 인기가 시들해졌다. 왜? 가면 갈수록 안 좋은 평가가 많았던 것일까? 그것은 잘은 모르겠지만, 11년 전 봤던 그 1편의 아우라를 잊지 못하고 이어져 나온 시리즈를 개인적으로 제대로 챙겨본 기억이 없어 뭐라 왈가왈부할 수 없다. 다만 케이블을 통해서 휴잭맨의 가위손 버전의 울버린 등은 기억이 나는데, 어쨌든 이런 시리즈에서 진화된 아니, 과거로 돌아가 정말로 우리 이제 다시 시작해 보자는 마음으로 나온 엑스맨이었으니 바로 이번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되시겠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제대로 과거 부활을 꿈꾸는 그런 아집이 응축돼 있고, 이것은 이른바 '프리퀄'이라는 장르로 포팅돼 그들의 과거를 복기한다.
두 노년의 배우가 중심을 잡은 시리즈에서 '패트릭 스튜어트'의 '프로페서X'와 '이안 멕켈런'의 '매그니토'로 대표되는 두 수장들의 대결 국면에는 바로 이런 게 있었다는 거. 바로 돌연변이와 인간의 공존을 주장하는 프로페서X의 '찰스', 돌연변이의 힘으로 인간을 지배하겠다는 매그니토의 '에릭', 이 두 인물의 젊은 시절을 조망하고 이들의 인연을 펼쳐보이며 관계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엑스맨'들의 탄생 비화와 함께 과거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며 펼쳐진다. 그러면서 여기에 악의 축 '헬파이어 클럽'의 수장 '세바스찬 쇼우'라는 인물을 첨가해 대결 국면을 그린다. 그래서 이 영화는 근원적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블록버스터로 변이돼 주목을 끌었으니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엑스맨에 나오는 돌연변이 초능력자들, 그들의 과거가 낱낱히 밝혀진다. 누가 끌릴까?)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엑스맨 과거의 탄생 비화와 관계를 밝힌 '프리퀄'
찰스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와 에릭 랜셔(마이클 패스밴더)가 각각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라는 이름을 얻기 전 1960년대 ‘냉전 시대’. 이상적인 환경에서 자라 유전자학을 공부하는 찰스는 자신에게 특별한 텔레파시 능력이 있음을 깨닫고 ‘돌연변이’의 존재에 대해 자각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주변의 금속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가진 에릭을 만나 절친한 친구가 된다. 반면, 인류를 지배하려는 집단 ‘헬파이어 클럽’의 수장 세바스찬 쇼우(케빈 베이컨)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핵전쟁을 도발해서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려 하고, 이들을 막기 위해 CIA에서는 찰스와 에릭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세계 각지를 돌며 때론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안전하지 못하다고 차별 받는 돌연변이들을 규합하고 ‘헬파이어 클럽’에 대항하는 엑스맨 팀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돌연변이와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 찰스와 달리, 에릭은 전쟁 중에 일어난 비극적인 과거사로 인간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 이들의 우정은 서서히 흔들리게 된다. 인간과 돌연변이의 갈등은 점점 치솟기 시작하는 와중에 세계 3차 대전을 막기 위해서 엑스맨과 헬파이어 클럽 간의 인류의 운명을 건 거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이렇게 공식 시놉을 보듯이 줄거리가 꽤 길어 보이는 게, 확실히 이 영화는 비주얼로만 포팅된 것을 떠나서 줄거리 즉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며 엑스맨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쏟아냈다. 이미 개봉해 인기리에 화제를 몰고 온 만큼 알다시피, 이번 시리즈는 분명 엑스맨들의 과거로 돌아가 펼쳐보이는 인류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를 다룬 점에서 분명 블록버스터급의 SF 판타지 무비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그런 거대한 전쟁에 대한 건, 사실 영화 후반부에 3차세계대전의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몰리는 그때 위주로 확실히 볼거리를 제공하고, 그 앞선 이야기는 이런 엑스맨들의 탄생과 이들의 관계, 그 속에서 이들이 어떻게 규합이 되고 종국에는 어떻게 갈라서게 됐는지 보여주는 한마디로 돌연변이 초능력자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면을 휘감는다.
그렇기에 엑스맨에 애정이 있는 팬들이라면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대사와 인물들 이야기가 펼쳐져 제대로 몰입감을 준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에서는 과거로 돌아간 이야기다 보니, 60년대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약간의 고전틱한 느낌의 007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분위기를 잡는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히어물에 등장하는 반대편 악당, 이번에는 그런 캐릭터로 '헬파이어 클럽'의 수장 '쇼우'(케빈 베이컨)를 이 속에 집어넣어 엑스맨과 이들 그룹과의 한판 대결을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
(몸을 수시로 다이아몬드 광채로 변신하는 '엠마' 역의 '제뉴어리 존스', 섹시하다.)
그러면서 눈에 띄는 인물이 바로 '쇼우'에 오른팔이자 연인 같은 사이로 나온 초능력녀 '엠마 프로스크'(재뉴어리 존스), 이분이 영화에서 섹시코드는 다 도맡아 하셨는데, 헐벗은 란제리 차림에다 가슴골을 드러내는 꽉 끼는 우주 세라복?!이 눈길을 끄는 게, 강호는 보는 내내 '어디서 많이 봤더라' 했다. 찾아봤더니, 바로 올해 개봉한 영화 니암 리슨 옹의 액션 스릴러 <언노운>에서 그의 부인 역으로 나왔던 거. 그때는 그냥 예쁘다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아주 섹시미를 강조하시면 눈길을 끌었다. 순간 피부를 다이아먼드 투명인간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엠마'로 나오면서, 종국에는 CIA에 잡혀와 취조를 받으며 위기에 몰리지만 그녀 또한 부활한다. 대신에 그녀가 한때 주인으로 모셨던 '쇼우' 악당, "인간들끼리 서로 죽이면 죽일수록 우리는 더 강해질거야"라는 그의 말이 대표적으로 상징하듯 그는 여기서 악의 화신으로 3차핵전쟁을 유발시키는 나쁜 X다. 하지만 제대로 포스를 보여준 게, 과거 <할로우 맨>에서도 인상적으로 봤던 케빈이라, 그는 이런 악역에 제대로 호연을 보였다. 과거 나치 시절 안경 너머로, 그 소년에게 웃으며 겁박하는 모습부터가 역시 다르다.
('윈터스 본'의 소녀가장 역의 '제니퍼 로렌스', 온몸이 파랗게 변하는 '미스틱'을 제대로 선보였다.)
그리고 착한 찰스 쪽에 붙은 엑스맨 중에 눈길을 끄는 초능력자 둘이 있으니, 바로 늑대인간 같은 파란털 비스트로 변모된 젊은 과학자 청년 '행크'와 그와 사랑하게 될 뻔한 처자로 나온 찰스의 오랜 친구였던 '레이븐' 그녀, 그런데 저 섹시한 초능력녀로 나온 '엠마'와 함께 '레이븐'도 눈길이 끌려서 어디서 많이 본 처자인가 하며 봤는데, 바로 영화 <윈터스 본>에서 미국 어느 한적한 시골 농가의 소녀가장으로 나와 호연을 펼쳤던 바로 그녀였던 거. 그때는 정말 10대처럼 보였는데 여기서는 완전 발육이 제대로 된 건지, 나름 매력적으로 나와 '엠마'와는 다른 분위기로 그녀만의 끼를 발산했다. 온몸이 그로테스크한 블루로 변신하는 자신에 대한 회한이 묻어있는 조금은 가련한 느낌의 엑스녀 '미스틱'의 과거가 이렇게 나온 것이다. 과연 그녀는 찰스와 비스트 이들과 함께 할 것인가? 아니면 아래 이분이랑.. ㅎ
(찰스와 대비되는 인물 에릭의 '매그니토' 역의 '마이클 패스밴더', 이분 포스도 좋다.)
엑스맨 시리즈의 제대로 된 회귀, '엑스맨'의 부활이 기대된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꽤 중요한 인물인 '에릭 랜셔', 어찌보면 '찰스 자비에' 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기도 한 게, 영화에서 그는 선과 악의 묘한 경계에 선 초능력자로 그의 파워는 정말 엑스맨들 중에서 甲이다. 손을 뻗어 힘 한번 주면 천지가 개벽하는 에네르기를 발산하며 심지어 거대한 위성까지 움직이게 만드는 이 남자, 어릴적 나치로부터 어머니의 죽음을 목도하고 '분노와 고통'이라는 잠재된 의식이 폭발하면 그는 '초울트라파워캡짱'이 된다. 그렇기게 성인이 되어서도 포스는 더욱더 살아나고, 나중에는 찰스로부터 더 좋은 마음의 수련을 쌓기도 하며 서로 절친이 되기도 한다. 바로 이런 역에 '마이클 패스밴더'가 젊은 시절의 '매그니토' 역을 제대로 선보였는데, 영화 마지막에서 이런 모습까지도 바로 저 투구를 쓰는 순간 그는 무적이 된다. 그렇다면 찰스는 어떻게 됐을까? 영화 <원티드>에서는 조금은 찌질남 스타일이 여기선 마음을 읽을 줄 아는 텔레파시맨으로, 자신을 위시한 세력을 다시 규합하며 이번 시리즈의 부활을 알린다. 매그니토와 함께.. ~
이렇게 영화는 10년을 이어져 온 엑스맨 시리즈에서 과거로 회귀한 '프리퀄'답게 제대로 그 근원적 재미를 선사했다. SF 판타지 블록버스터라는 위명에 걸맞은 각종 돌연변이 초능력자들의 자신의 능력 발산은 물론이요, 그들의 관계 설정과 구도를 소상히 밝히며 이 시리즈를 제대로 접하지 못한 이들에게도 전체적인 얼개를 제공해 준다. 물론 이 시리즈의 팬이라면 전편들을 다시 보고 싶게 만들 정도로, 이번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는 그 몫을 마음껏 발산하며 흥미를 유발시킨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3차세계대전이라는 팩션에 그들의 탄생과 영웅담을 적절히 조화시키며 몰입감을 준 것인데, 그렇기에 이번 시리즈는 세컨드나 이코노미가 아닌 제목처럼 '퍼스트 클래스'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1,2 편의 연출로 엑스맨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준 '브라이언 싱어'가 이번에는 제작자로 나섰고, 영화 <킥애스 : 영웅의 탄생>에서 '클레이 모레츠'가 어린 '킬빌'처럼 선보인 '힛걸'을 탄생시킨 '매튜 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번 시리즈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슈퍼히어로물이라는 판타지적 재미와 흥행의 보증수표로 대표되는 '마블코믹스'의 원작답게 이번 시리즈는 가히 성공적이고, 그래서 이 정도면 무난함을 떠나서 시리즈의 부활을 제대로 알리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개인적으로 엑스맨의 광팬은 아니지만, 이것을 보고나니 엑스맨에 관심이 더 가는 게, '프리퀄'을 이렇게 만들어 버리면 다음의 새로운 시리즈가 기대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로 찰지게 폼나게 제대로 '엑스맨'은 부활했다.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