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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 Pirates of the Caribbean: On Stranger Tid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21세기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그 4편이 지난 주에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온 가족이 팝콘무비로 즐기면서 봐도 무방한 이 가열한 어드벤처에는 꿈과 희망이 서려 있는 아니, 중세인지 근대인지 모르는 판타지한 역사의 한 가운데에 어느 한 해적의 좌충우돌 모험담을 담고 있다. 2003년 1탄인 부제 '블랙펄의 저주'를 시작으로, 2006년 '망자의 함', 2007년 주윤발까지 나왔던 '세상의 끝에서', 그리고 이번 2011년에는 '낯선 조류'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거. 앞선 시리즈를 다 본 사람이라도, 설사 못 본 사람이라도 이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마치 '해리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처럼 말이다. 물론 강호도 이 '캐해' 시리즈를 다 봤다. 장르가 장르인지라 그것도 가족과 함께.. 이번에는 혼자 보게 됐지만서도..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4편이 돌아왔다. '낯선 조류', 소문만큼 어땠을까?
그런데 이 시리즈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는 딱히 자세히 생각나지가 않는다. 다만 '조니 뎁'만이 임팩트하게 남아 있을 뿐, 이야기 자체 보다는 얼렁뚱땅한 매력으로 종횡무진 휘젓고 다니는 '잭 스패로우' 선장으로 분한 '조니 뎁'의 좌충우돌 모험담이 얼마나 재미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인 영화다. 그런 점에서 이번 4편도 기본은 해주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기대에는 많이 못 미친 느낌이 다분하다. 2시간이 훌쩍 넘다보니 사실 지루하기도 해서 중간에 그리고 마지막에도 심히 졸기까지 해, 그냥 그저 그런 임팩트가 없는 어드벤처물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강호와 다르게 아주 재밌게 본 이들도 있지만, 이번 4편은 분명 해적의 모습보다는 조니 뎁의 개인기에 의존하며 펼쳐내는 '인디아나 존스'풍의 모험과 종국에는 '미이라' 같은 판타지로 귀결시키며 갈무리 된 느낌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이번 4편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보자.
그 명성을 넘어 그들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영원한 젊음을 선사한다는 샘을 찾아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 캡틴 잭 스패로우… 사랑인지 사기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안젤리카.. 바다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든 냉혹한 해적 검은수염과 아름답지만 잔인한 바다의 괴수 같은 배 ‘앤 여왕의 복수’ 호… 다시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와 초자연적인 대혼란의 거대한 막이 오른다!
(과거 연인이었다는 잭과 안젤리카, 적이면서도 동지인 둘의 모험은 과연 성공했을까?)
영화의 시작은 3편에서 이어진 것인지 몰라도, 해적 잭 스패로우 선장이 영국 왕실에 잡힌 상황부터 나온다. 자신의 수족인 '깁스'라는 그 인물과 함께, 그리고 그는 그곳을 도망친다. 성룡식 주변 사물을 이용하는 액션을 조금은 어설프게 선보이며, 물론 걸음걸이는 항상 그 모양새다. 왜 잡히고 도망간 것일까? 여기엔 새로운 떡밥이 던져진다. 어디 저 멀리에 있는 '젊음의 샘'을 찾아가 거기에 물을 마시면 영원한 젊음을 얻을 수 있는 '영생'을 누릴 수 있다는 거. 그래서 이들은 이곳을 찾으러 여정을 떠난다. 자신의 함선인 '블랙 펄'이 사라진 잭에게 있어, 이젠 선장이 아닌 갑판원으로 몰락한 그 상황에서도 그곳을 찾으러 가는데, 여기에 두 세력이 가세한다.
바로 영국 왕실이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전편에서 그로테스크한 모습의 선장 '바르보사'(제프리 러쉬)가 이끄는 영국 함선과 이번 시리즈에 새롭게 선보인 '검은 수염'이라는 불리는 전설의 그 해적(이완 맥쉐인)이 이끄는 '앤 여왕의 복수'호가 나서며 이들 여정을 충돌시킨다. 물론 잭은 처음에 그 검은 수염의 해적 일행과 동행하게 되고, 그 공포스런 함선에는 예쁜 미모의 여자 해적이 있었으니 바로 '안젤리카'(페넬로페 크루즈)다. 과거 연인이었다가 잭에게 이용만 당했다고 생각한 그녀에게 잭은 처치가 곤란한 상대이자 때론 동지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녀는 검은 수염의 딸이었다.
(74년생 페넬로페 크루즈, 얼추 보면 '소피 마르소' 같은 눈망울이 참 인상적인 여배우)
실제 눈매가 비슷해 보이는 게, 이번에 새롭게 영입한 '페넬로페 크루즈'는 나름 합격점이다 할 수 있다. 기존 3편에서 멋진 해적 액션을 선보인 '키이라 나이틀리'보다 캐릭터적 매력이 떨어지지만, 여자 해적으로 분전해 임신 중에도 고생했다는 전언이 있듯이, 페넬로페 크루즈 역시 기본은 해주었다. 강호가 개인적으로 잘 봤던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서 아우라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 그녀다.
어쨌든 그 '젊음의 샘'을 찾아 떠나는 그림이 중반 이후 재미나게 펼쳐진다. 특히 그 샘을 찾은 육지에 정착하는 순간에 벌어진 인어 좀비들?과의 그림은 정말 볼만했던 게, 졸리던 기운이 싹 달아나 버렸다. ㅎ 이때부터 더 이상 바다에서 좌충우돌이 아닌 육상에서 벌어지는 한 편의 촌극 같은 모험담이 또 펼쳐진다. 바르보사가 이끄는 영국 함선과 검은 수염이 이끄는 그로테스크한 해적 일행, 그리고 여기에 나중에 가세한 스페인 무적 함대까지, 결국 그들은 그 '젊음의 샘'이라는 공간에 맞닥뜨리게 되며 영생을 서로 차지할려고 하는데, 과연 누가 그 샘물을 마시며 영생을 누렸을지.. 아니면 누가 죽고 살았을지.. 마무리는 어느 정도 예상되게 그려진다. 다음 편을 예시하는 듯한 그림과 함께 말이다.
이렇게 영화는 기존의 '캐해' 시리즈처럼 '조니 뎁'의 여러 캐릭터중 나름 성공한 '잭 스패로우'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큰 변화없이 그의 얼렁뚱땅한 이미지와 좌충우돌하는 그림들, 그런데 이번에는 그가 힘겨운 보이는 건 왜일까? 전편과 같이 '올랜드 블룸' 배우와 대적할만한 캐릭터의 부재인지 몰라도, 여기서 여자 해적으로 나온 '페렐로페 크루즈'도 그렇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느낌이다. 더군다나 초중반에 지나가듯 보여주는 주변 기물을 이용한 성룡식 액션은 잠깐이요, 이후 그 젊음의 샘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보여주는 액션의 시퀀스는 전편과 같이 함선에서 벌어지는 그런 재미난 활극이 아닌 그냥 몇 번의 칼싸움 수준, 그리고 육지에 도착한 후부터는 마치 해리슨 포드 주연의 유명한 에드벤처물 '인디아나 존스'를 보듯 전개가 되면서 밀림 속을 헤매고만 다녔다.
(인어 언니들, 유혹에 넘어가면 저 바다 속으로 고고씽.. 시레나?였나.. 너무 인상적이었다는..)
조니 뎁의 '인디아나 존스'풍 어드벤처물, 임팩트는 없고 그냥 '팝콘무비'
종국에는 이번 '캐해'의 주요 소재이자 득템할 요소인 샘물과 영생, 찻잔과 눈물이라는 아이템은 마치 판타지와 신화의 경계에 선 어드벤처물 '미이라'의 신기루를 보듯 펼쳐졌다. 밧줄이 자동으로 사람 몸을 감아내고 칼 한번 휘두르면 배 앞면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고, 마지막 검은 수염 해적의 생과사를 보면 딱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결국 딸 안젤리카를 살리는 결과가 됐지만서도, 결국 최후의 승자는 바르보사?! 여기에다 스토리 전개도 좀 지루한 감이 있다. 스피드함 대신 대사처리가 많아 두 함선 대결은 고사하고, 이들이 물리고 물리는 판을 무람없이 펼쳐만 보였다는 거. 이게 1편부터 3편까지 연출했던 감독 '고어 버번스키'가 아닌 이번에 새롭게 4편을 맡은 '롭 마샬' 감독의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그의 연출작들 '게이샤의 추억', '시카고', 나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뮤지컬스런 기법으로 이번 4편도 그렇게 담아내며 총체적으로 보여 주었지만, 한바탕 쇼에 그친 임팩트는 떨어진다.
하지만 강호가 유일하게 재밌게 본 졸리던 기운을 단박을 깨운 시퀀스가 있었으니 바로 위의 저 인어 언니들 되시겠다. 인어하면 항상 뷰티풀하고 착한 소녀적 감성을 떠올리는 동화 판타지 속 캐릭터인데, 이게 아주 뒤집어놨다. 마치 서양 고전의 오래된 백미로 꼽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쌍벽을 이루는 '오디세이아'에서 그 오디세우스가 항해를 하던 중,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을 유혹한 상반신은 여자 하반신은 새의 모양을 갖춘 '세이렌'의 공격을 받듯이, 여기서도 그렇게 그려진다. 뱃사람들을 노래로 유혹하더니, 갑자기 좀비스런 모습으로 돌변해 날치처럼 날아올라 해적들을 낚아채고 그들을 바다 속으로 끌고 들어가 잡아먹는다. 바로 이 액션이 정말 볼만했는데, 여기에다 이번 '젊음의 샘' 찾기 여정에 동참한 선교사가 어느 인어 아가씨와 잠깐 러브에 빠지며 그의 생사는 오리무중이 되버린다. ㅎ
이렇게 영화는 신화 속 이야기를 차용하기도 하면서 알 수 없는 미지의 샘물이 주는 영생이라는 소재와 주제로 어드벤처를 그려냈다. 마치 잭 스패로우의 오딧세이를 보듯 펼쳐낸 것인데, 그리 임팩트는 없어 아쉽다. 거기에 대영제국과 스페인 함선의 세력 다툼이라는 전략도 선을 보였지만, 그마저도 때꾼할 뿐. 종국에는 정말로 해적스런 모습의 어드벤처 보다는 육지에서 보여주는 '인디아나 존스'풍의 밀림 여행기와 '미이라'풍의 판타지로 귀결시킨 적당한 수준의 어드벤처 '팝콘무비'가 아니었나 싶다. 굳이 3D로 안 본 게 다행일 정도로, 그 안경 쓰고 봤으면 더 곤욕일 뻔 했다. 전작들과 같은 '익숙한 재미'가 있긴 하지만 그리 신선함이 없이 임팩트한 맛은 떨어지고, 다만 '조니 뎁'의 분전과 '인어 아가씨' 만이 기억에 남는 '캐해' 4편 '낯선 조류' 였음이다.
그나저나 정말 그 선교사는 어떻게 됐을까.. 그게 참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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