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명탐정 정약용 2
이수광 지음 / 산호와진주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역사소설은 팩션 역사서에 일가견이 있는 '이수광' 저자의 '조선 명탐정 정약용' 그 두 번째 이야기다. 한 권이 아닌 두 권으로 구성된 이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은 물론,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정약용이 살인사건을 집대성한 '흠흠신서'를 기반으로 쓴 조선시대의 미스테리한 살인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조선판 '살인의 추억'이라 할 수 있는데, 이미 1권을 정리하면서 정약용이 정조시대 말년 '형조참의'로 재직하던 시절, 임팩트하고 흥미로운 8편의 이야기를 나름 살펴보았다.

의문의 살인사건부터 해서 남녀상열지사를 다룬 치정극과 정조시대 어우동이라 할 수 있는 '정삼매'의 전방위적 스캔들 같은 음행에 관련된 내용까지 있었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정조시대의 정치적 상황을 중점으로 정조를 시해하려는 역도들의 무리를 그리며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이번 2권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의 방점을 찍으며 아주 재미난 역사 드라마처럼 전개를 시켰으니, 이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본다. 물론 여기서도 살인 사건을 계속 다루고 있지만, 중반 이후에는 정조의 독살과 정조 사후 정약용의 유배 경력?을 소상히 밝히며 그의 생애 마지막을 그리고 있다.



제9화 피를 부르는 살인마(경기도 죽산 이보부 살인사건) 편은 한낱 포졸에 불과한 자가 관련된 범인을 기찰하는 과정에서 사고로 사람을 죽이게 된 사건, 그 포졸의 업무행위가 정당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심리가 펼쳐진다. 우부승지 이정행에 한방 먹은 정약용의 모습이 그려진다. 제10화 법이란 공평한 것이다(경상도 영해 신사량 옥사사건) 편은 시아버지가 며느리의 간통 사실로 두 연놈들 대신에 이들을 중매선 다른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다. 그런 가운데 정약용과 같이 일하던 종사관 이여철의 부인이 참혹한 사체로 발견돼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 제11화 부부로 산다는 것(황해도 신천의 백동 옥사사건) 편은 부인이 외간남자와 간통해 남편이 부인을 때려 죽였지만, 정작 이건 모함으로 밝혀지고 그러는 사이 정조를 향한 역모의 분위기가 풀풀 나기 시작한다.

제12화 노비가 주인을 고발하면 사형이다(한성부 김득복 옥사사건) 편은 제목의 의미처럼 신분제도가 철저했던 조선시대 사회에서 감히 노비가 주인을 고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 이에 이런 법에 대해서 정조의 가열한 심판을 통해서 그 또한 반역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내비친다. 제13화 임산부 살인사건(전라도 만경 강도진 옥사사건) 편은 부인의 음행을 차마 못보고 죽게 했지만 그녀는 임산부였다. 제14화 사랑이 너무 뜨거워 정염으로 죽다(전라도 나주 정사사건) 편은 남녀간의 음행과 음욕에 대한 가열한 이야기다. 말 그대로 이 한몸 불사라 거시기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음이다. 바로 이어서 제15화 속곳이 헐거운 여자(평안도 용강의 인방신 옥사사건)편도 그 제목처럼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이때부터 정조 암살에 대한 반역 도당의 이야기가 소상히 펼쳐진다. 제16화 피비린내 나는 궁중 암투(정조 독살사건) 편을 통해서 그 반역의 수괴인 우부승지 이정행 일파의 음모를 간파해 용호영을 통해서 척살하고, 이정행과 한통속 봉보부인 성씨도 그의 손에 의해서 죽는다. 하지만 그 배후세력의 거두 정순대비 만큼은 정약용과 밀약을 통해서 그 역모 사건에서 비켜가게 되고, 결국 정조는 1800년 승하하게 된다. 우선 여기서는 극적 재미로 독살설로 다루었다는 거. 제17화 꽃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랴(정약용 귀양사건) 편은 정조 사후 노론이 득세하며 서학을 옹호하던 남인들이 대거 숙청되고, 그 과정에서 정약용의 파직과 유배지 이력이 소상히 나오게 된다.

제18화 여리의 눈물(정약용이 귀양에서 돌아오다) 편은 남장여자로 정약용 켵에서 영원히 남고자 했던 가냘픈 미소녀 '여리'와 정약용의 애틋한? 로맨스가 펼쳐진다. 유배지까지 찾아오려는 여리를 두고 떠난 이 남자의 정념이 쏟아진다. 마지막 제19화 거인이 생의 문을 닫다(봉산현 임산부 살인사건) 편은 전라도 강진에서 18년간 유배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 예전에 겪었던 하나의 살인사건을 떠올려 얘기하며 이젠 다 늙어버린 정약용의 마지막 생애를 그린다. 둘째 아들 학연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부인 홍씨와 회혼일(결혼 60주년)일인 1836년 2월 22일 향년 75세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2권은 살인사건의 심리와 함께, 정조시대 말년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이렇듯 2권에 담긴 내용들은 1권과 같이 각 에피소드마다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의 초점을 맞추고는 있다. 남녀간에 치정에 얽힌 살인사건은 물론 주로 간음과 음행이 주를 이루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정조시대 말년의 상황들 즉, 정조의 고뇌와 역모에 관련돼 사건들을 그리고 있다. 그렇기에 재미는 물론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아 컽으로는 살인사건을 심리하고 재판의 모양새를 띄지만, 내면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역모를 조사하고 밝히는 과정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더 눈길을 끌기도 하는데, 우부승지 이정행이 그간에 저질렀던 만행부터 해서 봉보부인 성씨와 관련된 일화, 그리고 영조의 계비이자 정조에게 할머니가 되는 정순대비의 정치적 역량과 주변의 막후세력까지 나름 소상히 펼쳐내고 있다.

그러면서 정조 사후에 노론 세력의 득세로 남인들이 대거 몰락하고, 천주교 서학이 탄압을 받으면서 정약용의 형 약현과 약전 등이 옥고를 치르고 유배를 가는 등, 그 시대에 서학에 대한 철퇴를 그려낸다. 결국 정약용은 장기현으로 유배를 갔고, 몇 달되지 않아 신유사옥이 일어나 다시 한양으로 압송돼 조카사위인 '황사영백서 사건'으로 옥사가 더욱 커져 의금부에서 문초당해 전라도 강진으로 유배가는 등, 그의 인생 말년이 순탄치 않았음을 짦은 시놉처럼 정리해 준다. 물론 순조가 친정을 하면서 유배길에서 풀려난 그지만 그때 그는 이미 늙어버렸다.

이렇게 이 한 편의 역사소설은 꽤 흥미롭게 '조선 명탐정'이란 수식어로 정약용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그가 '형조참의'로 재직하던 시절을 참고로, 실제 벌어졌던 조선시대 미스테리한 살인사건을 통해서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정조시대의 막후정치와 그와 관련된 역모의 그림들을 소상히 그려내며 역사 팩션으로써 재미를 한층 배가시켰다. 물론 남장여자 '여리'와 애틋한 로맨스까지 그려내며 문학적으로도 접근을 했는데, 아무튼 재미는 물론 정조시대 역모와 관련된 팩션으로써 꽤 흥미를 유발한 '조선 명탐정 정약용' 2권이었다. 물론 1권과 함께 이야기는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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