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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틀리 - Beastl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여기 또 하나의 판타지 무비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판타지는 액션과 스릴러가 아닌 지극히 로맨스로 일관하며, 그 어떤 액티브한 활동극을 원한 이들에게 다소 실망감을 안겨준 영화가 바로 <비스틀리>(Beastly)다. 제목대로 어떤 야수의 야성미를 들어낼 것처럼 '야수다운, 야수답게' 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그런 비주얼은 사실 없었다. 대신에 유명한 애니메이션 동화 <미녀와 야수>를 원작으로 새롭게 실사판으로 현대적인 재해석했다는 홍보만이 남을 뿐이다. 여기에 전작 SF 액션물 <아이 엠 넘버 포>에서 주인공 '넘버 포'로 살고자 지구로 날아온 외계인으로 나와서, 파란 장풍을 가열하게 보여주었던 떠오르는 신예 스타 매력남 '알렉스 페티퍼'만이 고생했을 뿐이다.
신예 매력남 '알렉스 페티퍼' 주연의 판타지 로맨스 <비스틀리>
왜냐? 그가 이번에는 금발의 매력은 잠깐, 영화내내 피어싱 같은 이미지의 문신 투성이로 점철된 모습만을 임팩트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외적인 모습과 함께 오로지 로맨스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것도 흔하디 흔한 헐리웃판 로맨스다. 소위 '밀당'을 즐긴다는 한 여자와 남자의 사랑이야기, 그렇다고 여기선 '밀당'도 없다. 야수의 일방적 사랑을 중점으로 그리며, 여기에 판타지 요소를 가미시켜 주인공 남자에게 마법을 걸어 얼굴을 저런 식으로 만들어 놓고, 그 마법을 풀려면 진실로 너를 사랑해주는 여자를 만나면 풀린다는 미션을 던지며, 이목을 끌었으니 영화 <비스틀리>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모든 것을 잃고 야수가 된 남자, 운명을 되돌리기 위해 세상에 맞서다!
그 화려함만큼 어둠이 공존하는 도시, 뉴욕. 완벽한 외모로 완벽한 삶을 누리던 카일(알렉스 페티퍼)은 한 순간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저주를 받게 된다. 창백한 피부를 뒤덮은 흉터와 문신, 남들과 다른 능력까지- 끔찍한 야수로 변해버린 그는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뉴욕의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숨어든다. 그런 그에게 다가오는 단 하나의 희망, 린디. 린디를 향한 거대한 위협은 카일의 앞을 가로막는데…
(나.. 너에게 다가설 용기가 없어.. 왜 그러니.. 날 좀 봐봐..)
위처럼 내용은 간단하다. 그냥 얼굴이 흉측하게 변해버린 한 남자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서 진실한 사랑을 찾는 여정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그렇다며 이게 끝인가? 그렇다. 이게 끝이다. 더이상 볼게 없다. 런닝타임도 90분도 채 안되게 짧다. 그래도 무언가 있겠지 싶은 분들에게 좀더 설을 풀어 본다면..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이렇게 흉물스럽게 변하기 전에 사실 잘 나가는 소위 간지남이었다. 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매력적인 외모와 몸짱은 물론 엄친아보다 뛰어나다는 부친아로 돈과 능력까지 완벽히 갖춘 '카일', 하지만 그런 '카일'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보는 한 마녀 '켄드라'가 있다. '저 오만방자한 녀석을 내가 혼구녕을 내주겠어..' 바로 그 잘생긴 외모를 한 순간에 그로테스크 흉측한 몰골로 바꿔 버린다.
사랑에 빠진 여자에게 '아이 러브 유'를 들어야 하는 미션, 성공했을까?
그리고 마녀는 미션을 던진다. 1년의 시간을 줄테니 '너를 진정 사랑하는 여자를 찾아서 그녀로부터 '아이 러브 유'를 직접 듣도록 하거라.. 그렇지 못할시에는 넌 평생 그 몰골로 살 줄 알아라..' 이런 식이다. 그러니 카일 입장에서는 미치고 대성통곡할 일이다. 잘못했다고 빌면서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결국 돈 잘 버는 아비덕에 어느 큰 저택을 구해서 그곳에서 두문불출 칩거하게 된다. 훈육을 담당할 맹인 가정교사와 함께 살아온 흑인 가정부와 함께 셋이서. 잘 나가던 시절에는 뻔질나게 싸돌아 다녔지만, 지금은 이 몰골로 어디도 나갈 수가 없기에, 그는 밤마다 검정색 후두 점퍼를 입고 배회한다. 자신을 사랑해줄 여자를 찾아서.
바로 찾은 여자가 지난 학생회장 선거 때 3년 만에 처음으로 말을 건넸던 착한 모범생 린디(바네사 허진스). 즉 그녀를 타켓으로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렇다고 대놓고 접근이 아닌, 먼발치에서 그녀의 동선을 좇으며 그녀만의 순수한 매력에 빠져드는 카일. 급기야 그녀의 아비가 사고를 치는 댓가로 린디를 자신의 저택으로 불러들인다. 그러면서 그들만의 생활이 시작되는데, 물론 카일로써가 아닌 새로운 이름 '헌터'로 그녀를 대한다. 즉 예전의 모습을 기억할까봐 숨긴 것인데, 어쨌든 이때부터 옥상에다 온실을 만들고 그 속에서 꽃도 키우고, 시도 읽으면서 그들은 점점 빠져든다. 하지만 린디는 아직 마음은 열지 않고 헌터를 친구로만 생각하는데, 이에 헌터 아니 카일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녀 홀로 떠나게 된 여행길에 배웅을 한다. 그리고 그 배웅길에서 드디어 듣고 싶었던 말을 듣게 되는데...
'미녀와 야수'의 캐릭터를 제목처럼 매력적으로 못 살린 '비스틀리'
이렇게 이 영화는 한 남자와 여자의 로맨스를 그린 판타지 무비다. 그러면서 애니메이션 동화 '미녀와 야수'의 원작처럼 한 남자를 야수로 만들어 버리며 나름 이목을 끌었다. 그런데 그 야수로 분한 '알렉스 페티퍼'의 모습만 눈에 띄게 임팩트할 뿐, 그가 보여주는 사랑의 행위나 동선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어떤 초능력도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밍숭맹숭 하기까지 한데, 그렇기에 그로테스크한 모습 만큼이나 매력적이지 못하게 스토리 전개도 틀에 짜 맞추듯 전개되면서 많이 식상한 느낌이 든다.
더군다나 야수에게 '사랑해'를 말해 줄 여자 주인공 '린디'의 모습도, 분명 많이 봐온 헐리웃의 섹시녀가 아닌 지극히 일반적인 모습으로 일관돼, 사실 그렇게 매력적이지도 않다. 물론 꼭 섹시한 게 다는 아니지만서도, 아쉬움은 있다. 즉 착한 순정녀처럼 분했지만, 이마저도 색깔이 없긴 마찬가지다. 다만 마녀 '켄드라' 역의 '메리 케이트 올슨'이 다소 매력적인 히피같은 모습으로 나와 인상적이긴 했다. (아래 그림)
어쨌든 영화는 짧은 런닝타임인지 몰라도 아쉬움이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한 한 남자가 야수로 변해서 진실한 사랑 찾기의 판타지 로맨스가 그 피어싱 같은 모습만 남았을 뿐, 매력적인 캐릭터나 이야기로 시선을 끌기에는 많이 부족한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홍보대로 '강렬하다! 매혹적이다! 치명적이다!, 판타지의 세대교체'가 무람없이 무색할 정도로, 이들이 홍보하며 그려낸 야수다운 판타지 로맨스는 꽤 때꾼하게 그저 그런 로맨스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메시지는 있다. 남자든 여자든 잘난 외모 하나만 믿고 설치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거.. 여기 마녀가 언제 당신의 얼굴을 그렇게 바꿔 놓을지 모를 일이다. 심지어 카일의 아비까지도..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