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노운 - Unknow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미중년의 포스를 자랑하는 매력적인 남자, 아니 이제 우리나이로 환갑(52년생)이 된 '리암 니슨'옹이 또 하나의 액션 스릴러 영화로 우리를 찾아왔다. 개인적으로 강호가 좋아하는 배우. 훤칠한 키에 무언가 지적인 매력과 중후한 목소리로 무장한 그만의 매력을 발산하기 때문인데, 그는 2008년작 유괴된 딸을 구하는 아비의 미친 액션 존재감을 선보인 <테이큰> 이후 이상하게 액션 스릴러 장르로 변모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그 영화가 유명했기 때문인데.. 물론 이후 <애프터 라이프><클로이>를 통해서는 액션보다는 지적이고 중후한 매력을 선보였고, <A특공대>에서는 '한니발' 역을 맡으며 한바탕 액션을 선보였으며, <타이탄>에서는 모든 신들의 신 '제우스'역으로, <쓰리 데이즈>에서는 주인공 '러셀 크로우'와 함께 조연급으로 출연도 했었다.

그리고 이번에 <언노운>으로 또 다시 액션 스릴러에 방점을 찍으며 돌아왔다. 이렇게 보니 리암 니슨도 은근히 다작을 하는 것 같은데,  그만큼 그가 스크린에서 활약하는 폭이 넓다는 반증인 셈. 그래서 이번 '언노운'도 은근히 기대를 했고, 보고 나니 대만족은 아니어도 이 정도면 나름 괜찮게 만든 영화가 아니었나 자평하고 싶다. 더군다나 영화를 보기 전, 이번 작품을 연출한 감독이 바로 <오펀:천사의 비밀>로 임팩트한 공포 스릴러의 반전을 선보인 감독(하우메 콜렛 세라)이라서 기대를 모았다. 즉 영화 '오펀'처럼 이 액션 스릴러도 '무언가 대단한 반전이 있을꺼야' 하는 기대치를 준 가운데, 영화내내 제목처럼 '언노운'(unknown), 알려지지 않은 알 수 없는, 그 어떤 존재에 대한 실체를 파헤친 그 이야기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사라진 72시간 액션을 재구성하라 | 72시간 후 사라진 인생, 나를 되찾아야 한다!

마틴 해리스 박사(리암 리슨)는 베를린 출장 중 교통사고를 당하고 72시간 만에 깨어난다. 하지만 부인(재뉴어리 존스)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낯선 남자(에이단 퀸)가 그녀의 곁에서 자기 행세를 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 모두 그를 이상하게 몰아가고 급기야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로부터 공격까지 당한다. 사고 당시 택시를 운전했던 여인(다이앤 크루거)의 도움으로 마틴은 이 이상한 일들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하지만, 점점 자신의 정체와 자신의 기억마저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거대한 음모에 맞서야 함을 알게 되는데...



위처럼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한다. 여기서 리암니슨은 대학교수인 박사인 '마틴'으로 나온다. 아주 예쁜 금발의 아내와 출장차 베를린으로 온 그. 호텔에 투숙하러 가는데 공항에서 자신의 가방을 놓고 온 것을 알고 다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급히 간다. 그런데 운 나쁘게도 교통사고가 나면서 위처럼 그 택시가 시내 강가로 추락하고 만다. 택시 드라이버인 여자가 그를 구해주더니 현장에서 사라지고, 그는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3일 간 72시간 동안 혼수상태에 있다가 깨어난 그. 잠시 과거의 기억이 안 나는가 싶었지만, 금세 자신의 이름 '마틴 해리스'를 떠올리고 아내가 있는 호텔 리셉션장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아내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더군다나 그 옆에는 자신이 남편이라고 우기는 작자가 버티고 있다. 오 지저스.. 웬 날벼락, 불과 몇 시간 전에 사랑을 속삭이던 아내가 웬 외간 남자랑 같이 있고, 자신을 몰라보다니.. 그는 미칠 노릇이다.

교통사고로 자신을 잃어버린 한 남자의 '정체' 밝히기, '언노운'

이때부터 그는 백방으로 자신의 존재 증명을 위해서 뛴다. 택시를 몰았던 묘령의 백인 여자를 찾아가 보지만, 그는 독일에 불법체류자로 이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면 그를 처음에는 멀리한다. 다시 병원에도 찾아갔지만 그를 기억상실증 환자 취급만 할 뿐이다. 더군다나 낌새가 이상한 게 자신을 노리고 있는 두 명의 킬러가 시시각각 죽이려 한다. 백면서생같은 분위기의 마틴에게는 일촉즉발의 위기인 것인데, 그러면서 그는 병원 간호사가 일러준 어느 노신사를 찾아가 이번 사건 수사를 의뢰한다. 그 노신사는 바로 독일이 갈라졌던 동독시절 보안 비밀경찰로, 마틴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서 조력을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위기에 봉착하는데, 결국 마틴은 강물에 잠수된 택시에서 자신을 살려준 그 여자와 함께 자신을 인생의 궁지로 몬 이 사건의 내막, 즉 자신이 '마틴 해리스'이고 그 여자는 내 아내가 맞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다시 뛰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영화는 중반 이후 마틴의 존재 입증 위에다 또 다른 이야기를 덧칠해 그의 새로운 정체를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것이 어떻게 보면 스릴러 장르가 가지는 근원적인 재미, 즉 극 중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대전제를 깔고, 기존에 알고 있던 사람들이 '왜 나를 몰라보는 것일까?' 라는 데서 출발하며 영화 곳곳에 심어놓은 요소들로 극의 긴강감과 몰입감을 높인다. 바로 여기서도 마틴이 분명 자신이 진짜 마틴인 것을 인지하고 파고 들어갔지만, 그가 접촉했던 어떤 과학자가 사우디 왕자의 후원을 받아 전세계에 무상으로 배포할 혁기적인 식량자원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며 '마틴'은 그 사건과 연루된 것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보는 이들은 마틴이 좋은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을 눈치 챈 상대방, 즉 적들이 그를 택시 사고사로 위장해 '마틴'이라는 인물을 지우고 새로운 인물로 내세워 그 사건에 끼어들게 만들 것일까 하는 근원적이고 일반적인 추리를 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마틴은 정말 존재했던 인물일까? 아니면 마틴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그 정체와 진실은 과학자를 구하려는 과정에서 다소 때꾼하지만 의도되게 해명하듯 밝혀진다.



'리암 니슨'의 자아찾기 게임 '언노운', 그는 누구였을까? 혹시...

이렇게 영화는 제목이 주는 의미처럼 '알 수 없는', '알려지지 않은' 그 어떤 정체를 파헤치는 액션 스릴러물이다. 그렇기에 이를 좇는 재미, 즉 정체를 알아가는 재미가 근원에 깔려있고, 그것은 '리암 니슨'의 포스대로 제대로 발현이 돼 극의 몰입감을 충분히 주었다. 다만 전작 '테이큰'처럼 큰 액션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여지는 있다. 여기서는 그런 액션은 마지막에 제대로 한 건 터뜨리고 그 전에는 상대방을 엣지있게 제압하는 리암 니슨을 찾아보긴 힘들다. 대신에 자신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같이 고생한 미모의 여자 택시 드라이버로 분전한 '다이앤 크루거'가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독일 출생답게 꽤 매력적인 유럽피안 스타일로 남성들에게는 영화내내 또 다르게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마틴의 부인보다 더 예뻤다는.. ㅎ 

결국 영화는 마지막 반전을 드러내기 전까지 곳곳에 장치들이 숨어 있어 꽤 몰입감있게 지켜보게 하는 근원적 힘이 있다. 즉, 택시 드라이버로 분전한 그녀도 비밀스러운 게 그녀가 일부러 사고사로 위장한 간자인 것인지,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도 분명 그들과 한통속인 건 아닌지, 또 자신을 몰라보는 아내 또한 분명 그들에게 협박을 당해 이렇게 당하고 있는 것인지.. 일반적인 스릴러적 장치와 코드로 안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어찌보면 택시를 타고 가다 사고난 그 장면에서 '마틴'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즉 죽다 살아난 혼수상태 72시간 동안 그는 자신의 과거를 철저히 잊어 버렸던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더 이상의 스포일러가 되기에 여기서 줄인다.

아무튼 '리암 니슨'이 또 다시 액션 스릴러를 들고 나왔기에 기대가 되면서 본 '언노운', 하지만 마지막 그의 정체가 드러나는 반전이 다소 때꾼하게 이미 의도된 것처럼 풀어내는 모양새가 좀 아쉽긴 하다. 그것은 감독의 전 작품이었던 영화 '오펀'에서 꽤 신선하게 그려낸 그 미친 소녀의 정체를 마지막에 그렇게 드러내듯 이 영화도 해명하듯이 표출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오펀'이 더욱더 임팩트 했지마는, 어찌보면 여기서 '마틴'의 정체는 사실 다 보고나면 충분히 예상이 가는 그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혀 사전 정보없이 이 영화를 지켜보는 마지막 전까지는 스릴러답게 꽤 몰입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액션 스릴러가 기본으로 원용하는 코드인 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의 대전제 앞에 자신을 죽이려는 킬러들, 내가 죽지 않으려면 그들의 정체를 반드시 알아내 죽여야 한다. 그 순간 나의 정체도 드러나는 것이다. 여기 '마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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