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리스트 - The Touris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정말 제목 그대로다. 이렇게 심심한 여행인줄 알았으면 애당초 보질 말걸, 섹시한 여전사의 매혹적인 그녀 '안젤리나 졸리'와 '가위손'의 히로인이자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미워할 수 없는 큐티한 이미지의 매력남 '조니 뎁'이 출연한다는 액션 스릴러라 해서, 또 홍보대로 '그녀를 만난 순간,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위험할수록 더 빠져든다' 처럼 무언가 임팩트한 스릴러와 액션을 기대했건만, 이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은 영화다. 정말로 강호가 영화 초반부터 졸아보기는 처음이다. 딱 잘라 말해서 영화가 너무 심심했기 때문이다. 하품도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졸고 하품하고 아주 가관도 아니었으니, 내 생애 '액션 스릴러' 장르 영화 중에 가장 재미가 없는 영화로 꼽고 싶을 정도다.

안젤리나 졸리와 조니 뎁 출연으로 눈길을 끌었던 <투어리스트>, 하지만.....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 같은 느낌으로 두 영화를 떠올렸다. 올해 개봉작 중에 졸리가 소금같은 독고다이 액션을 선보이며 또 국내에 내한하면서 꽤 인기를 끌었던 영화 <솔트>, 그리고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주연의 액션 스릴러 <나잇 & 데이>를 생각나게 했다. 물론 '솔트'급으로 졸리가 또 분한 것은 아니어도, 적어도 '나잇 & 데이'처럼 재미와 액션을 선보일 줄 알았다. 즉 평범한 여자 카메론 디아즈가 첩보 요원 톰 크루즈를 만나 좌충우돌하는 재미난 액션들, 그래서 여기서는 조니 뎁이 졸리를 만나 좌충우돌하며 아주 재미난 여행 액션을 선보이나 했더니만, 이들의 여행은 풍광만 보여줬을 뿐 액션도 스릴도 그 어떤 재미도 주지 못했으니 영화 <투어리스트>다.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그녀를 만난 순간,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연인과 헤어진 상처를 달래기 위해 이탈리아행 기차에 오른 프랭크(조니 뎁)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마주앉게 된 매혹적인 여인 엘리제(안젤리나 졸리)에게 반해버린다. 프랭크는 도도하면서도 베일에 가려진 그녀의 같이 가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는데.. 급속도로 친해진 그녀와의 아찔한 키스도 잠시, 두 사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시와 추적을 받으며 급기야는 목숨마저 위태로운 처지가 된다. 프랭크는 이 어리둥절한 음모의 중심에 엘리제가 연루되어 있고, 자신 또한 국제적인 범죄자로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엘리제의 정체는? 끝없이 조여오는 추격과 위험한 여정의 끝은 어디인가?



좋은 내용과 소재였지만, 액션과 스릴감은 없었던 <투어리스트>

위처럼 줄거리만 봐도 무언가 스릴이 느껴지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내용만 그렇지, 정작 그려진 그림은 전혀 스릴감이 없다. 우선 내용을 다시 간략히 요약해 본다. 우연히 기차여행에서 만난 섹시하고 매력적인 한 여자 '엘리제', 그 엘리제에게 첫 눈에 반해 이탈리아 베니스까지 같이 쫓아가게 된 '프랭크', 그러면서 프랭크는 그녀의 매력 속에 빠져든다. 그런데, 이 여자는 첩보 요원이었던 거, 대신에 솔트급의 액션 첩보가 아니라 자금 세탁과 관련된 국제 금융 요원이었는데, 그녀가 쫓고 있는 사람은 엄청난 재력의 러시아 갱단이었다. 그리고 엘리제를 계속 감시하고 미행하는 이들은 같은 첩보 동료들,

즉 그녀를 미끼로 적을 끌어들이는 것인데 그러면서 이 평범한 수학 선생인 프랭크까지 끌어들이며 떡밥을 던진 것이다. 그래서 프랭크는 엘리제의 매력에 빠져 첫사랑을 만난 듯 그녀를 놓치 않으려 하고, 엘리제 또한 미끼로 끌어들인 이 남자 프랭크에게 호감을 가지며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인지 프랭크를 놓아주려 하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러시아 갱단 두목이 자신이 잃어버린 거액의 돈을 찾는다는 이유로 프랭크를 지목, 그를 쫓아 잡으려고 하자 보트를 끌고 가 구해준 엘리제, 이미 둘은 이때부터 게임에 들어선 것이다.

결국 엘리제가 러시아 갱단에 잡혀 돈의 위치를 추궁받으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되자, 첩보원들과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프랭크는 마지막 결심을 한 듯 그곳으로 직접 달려가 그녀를 구하려고 하는데, 과연 그는 그녀를 구했을까? 아니 평범한 수학 선생이 어떻게 요원을 구할 수 있을까? 아니면 프랭크도 요원이었던 것일까? 아니면 혹시 프랭크가 러시아 갱단과 관련이 있을까?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비밀이 나온다. 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서도.. ㅎ



이렇게 내용을 요약해 놓고 보니 어찌보면 스릴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액션 스릴러'라 표방했지만 액션다운 액션이 없다. 처음부터 자태를 뽐내는 졸리를 어느 사복 첩보원들이 그녀를 감시하며 쫓는 떡밥을 던졌지만, 사실 그렇게 스릴이 있어 보이질 않는다. 무언가 비밀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크게 와 닿지 않는다. 그러다 졸리가 기차를 타고 조니 뎁을 만나서 자기랑 베니스까지 같이 가자는 제안에 급 따라나서게 된 조니 뎁, 그때부터 중반까지 사실 드라마다. 이탈리아 베니스 올 로케이션답게 도시를 끼고 도는 잔잔한 강물과 그 강물을 따라 보트를 타고 다니는 그들의 모습은 분명 멋있다. 그리고 이들을 쫓는 갱단과 한두 번의 보트 추격전, 그런데 이게 다다. 베니스의 풍광은 아름다울지 몰라도, 액션은 아름답지 않고 밋밋할 뿐이다.

액션도 없고 스릴감도 없고 밋밋한 그들의 여행, <투어리스트>

더군다나 스릴감이 전혀 안 느껴지는 것은 이게 드라마적 요소로 일관하다 보니, 졸리가 분한 엘리제의 치명적인 비밀 또한 요원으로 밝혀지면서 그 신비감은 애당초 묻어버렸다. 더군다나 어리버리하지만 무언가 매력을 가진 남자 프랭크로 분한 조니 뎁도, 이제는 예전의 아우라를 못 보여주며 극 중 평범한 남자 역을 맡았지만, 그가 잠옷 입고 지붕 위를 도망칠 때의 모습은 마치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걸음걸이를 오마주하듯 실소를 머금게 할 뿐, 프랭크라는 남자가 엘리제를 만나 어떻게 위험에 빠지고 그녀를 사랑하게 됐는지의 당위도 사실 부족하다. 물론 한 눈에 반할 수도 있지만, 중차대한 임무를 띄고 있는 여자가 한 남자와 사랑에 빠져 임무를 그르치게 되는 그 어떤 스릴을 너무 드라마적으로 담아내 그런 요소를 퇴색시켜 버렸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액션 스릴러'라 표방했지만, 사실 그런 류로 보기에는 힘들다. 차라리 한 편의 드라마로 보는 게 낫다. 헐리웃급 액션 블록버스터도 전혀 아니거니와, '솔트'급의 졸리식 액션을 기대했다면 엄청 실망할지 모른다. 여기서 졸리의 액션은 전혀 없다. 보트 몇 번 운전한 게 다다. 또한 '나잇 앤 데이'처럼 종횡무진 활약하는 두 커플을 보듯 그들처럼 활약하길 바랬다면 애당초 접는 게 낫다. 그 영화는 헐리웃 시스템이 만들어낸 재미 만점의 액션 스릴러였고, 여기 '투어리스트'는 재미도 액션도 스릴러도 없는 드라마적 영화다. 아마도 이것은 감독의 스타일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타인의 삶>으로 국제적인 감독이 된 독일 출신의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가 연출한 이 영화는 사실 지난 2005년 프랑스에서 제작된 소피 마르소 주연 영화 <안소니 짐머>의 헐리웃 리메이크판이기도 하다.  

아무튼 실연의 아픔을 잊기 위해 이탈리아에 관광 온 미국인과 수수께끼의 섹시하고 매혹적인 한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드라마적 로맨스로 일관하더니, 그녀의 유혹에는 다른 속셈이 있었고 금융 전문 요원으로써 국제적인 돈 거래 범죄 조직을 소탕한다는 액션과 스릴감은 전혀 없이 밋밋하게 그려낸 그들의 여행 <투어리스트>.. 결국에는 '안젤리나와 졸리'와 '조니 뎁' 두 인기 배우의 출연만으로 화제를 끌며 이탈리아 베니스 올 로케이션을 통해서 보여준 풍광만이 눈에 남은 아주 심심한 그들의 여행이었다. 그래서 이런 인기 배우의 여행이었다면 무언가 동선을 좇는 액션너블한 재미가 있어야 했는데, 정말 아쉬웠던 그들의 투어.. 이제는 졸리나 조니 뎁이나 그들도 나이가 들었나보다. 액션을 펼치기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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