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강호는 만화로 된 한 전집을 컬렉했다. 주로 소설류나 인문서 등을 소개하거나 읽고서 리뷰를 써왔는데, 이번에는 나름 기대하고 있던 책이라 이렇게 구했다. 바로 '만화 수호지'다. 강호는 수호지라 하면 꽤 좋아한다. 중국사극으로 본 것은 물론 읽은 것만 해도 고우영 수호지, 범우사 수호지 세 권, 엑기스 한 권짜리, 그리고 최고라 자평하는 김팔봉 수호지까지.. 그래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중국고전 중에서 수호지를 제일 좋아한다. 삼국지, 초한지, 열국지보다도 말이다.

왜냐? 수호지의 세계가 바로 닉네임 '북스강호'의 모토처럼 그 어떤 '강호'의 세계가 양면적으로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108명의 각양각색의 양산박 영웅들이 좌충우돌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인간 군상들의 쏠라닥질같은 삶과 죽음이 교차돼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강호의 세계로 나와 다른 적을 쳐야 하는 전장에서 또 다른 음해 세력에 의해 강호를 피바다로 물들인다. 종국에는 그런 강호를 떠나 또 다른 강호의 세계로 떠나며 여기서 강호는 '야(野)'의 개념으로써 확고한 자리매김을 한다.

아무튼 이런 수호지기에 새로운 것이 나오면 눈에 띄어 꼭 사게 되는데, 그전에 나오면서 이목을 끌었던 진유동의 만화 수호지를 살려다가 때를 놓쳤지만 언제가는 사야 할 위시 목록 중에 하나다. 대신 이번에 '전략 만화 삼국지'로 꽤 유명한 '요코야마 미쯔데루'의 만화 수호지 6권을 알라딘에서 만료되는 적립금 만원을 적용해서 25,000원에 컬렉했다. 이에 아래처럼 직샷을 해봤는데 한번 구경들 해보시죠.



그래도 정품인지라 이렇게 박스 풀세트로 구성돼 있어 비닐 포장까지 되어 있다.
박스는 그렇게 크지 않고 작고 아담하다. 책 가격은 3만 원대로 지인분께 선물로도 용이하지 않을까 싶다. 



짜잔~~ 박스를 열었더니 이렇게 깔끔하니 6권의 만화책이 모습을 드러냈다.
책 자체는 양장본의 단행본 스타일로 작고 아담하다. 여자들 핸드백에도 쏙 들어갈 타입이다.



제 1권을 샘플로 꺼내봤다. 각진 디자인이 양장본으로 되어 있고, 책 자체도 심플하니 좋다.
1권의 주요 내용이 적혀있다. 표자두 임충이 탈옥 뒤 양산박에 들어가게 된 이야기까지가 1권인 것 같다.



그래도 만화에서 뭐니뭐니해도 중요한 것은 그림 스타일인데, 안에 보면 각 캐릭터들이 조금은 둥그스레하다. 이것은 미쯔데루만의 스타일이기도 한데, 그 유명한 '전략 만화 삼국지'에서도 캐릭터들은 다 저렇게 둥그스레했다. 여기 수호지에서도 그대로 차용됐는데, 어찌보면 지극히 아동틱? 해보이지만, 이게 그 사람의 스타일이다.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를 반기는 이들도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내용도 중요하니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사실 내용은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ㅎ



그리고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자 엑기스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매 책마다 뒷편에 10여 페이지 넘게 수호지와 관련된 역사, 문화, 유적지와 뒷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게 많다. 이것이 일본 역사가 가진 남의 역사를 바라보는 힘이 아닌가 싶은데, 수호지를 전문적으로 파 논문을 쓴 사람부터 해서 수호지에 대한 모든 것이 사진과 함께 설명으로 가득한 내용들이다. 사실 이 부분도 간과할 수 없어 강호는 끌려서 산 것도 있지만, 정말로 만화책치곤 좋은 구성이 아닐 수 없다. 나중에 읽고서 매 책마다 '수호지 관련' 메뉴에 정리할 참이다. ㅎ

 '낭자 연청'을 좋아하는 강호, 만화 수호지에 다시 빠지다.

아무튼 이렇게 강호가 좋아서 죽고 못 사는 '수호지'를 사면서 자랑 아닌 자랑을 했는데, 사실 이 자리에서 밝히지만 이글루스 블로그를 제외하고, 강호가 운영중인 각종 도서 블로그 메인에 걸린 그림도, 또 메타블로그에서 활동중인 다음뷰나 믹시 등에 아이콘 그림도 다 수호지에서 따온 인물이다. 바로 '옥기린 노기준'을 모셨던 심복 '낭자 연청'이 바로 그것이다. 아셨던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처음 들어봤을 거다. 낭자 연청의 삶이야말로 강호가 꿈꾸는 그런 세계다. 간지남에 자기 주인을 모시며 끝까지 충절을 지켰지만 마지막 방랍의 토벌 때 무너지며 어느 아리따운 처자와 강호의 세계를 떠난 그.. 하지만 후수호지에서도 그는 맹활약을 한다. '혼룡강 이준'을 도우면서 말이다.

이렇게 수호지는 각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어떻게 보면 중국역사 무협의 근간이 되는 게 '수호지' 일 수도 있는데, 물론 국내에도 많이 소개된 작품이다. 대표적으로 굵직한 두 작가 이문열과 김홍신도 각 10권씩 수호지를 출간했지만 큰 인기를 못 끈 것으로 안다. 그래서 강호는 이런 작가의 수호지들 대신에 '김팔봉' 수호지 8권 짜리를 추천한다. 특히 7,8권은 후수호지 부분으로 방랍의 토벌 뒤 살아남은 양산박 영웅들이 펼치는 또 다른 이야기로 어디 섬을 정복하는데 그 재미가 꽤 쏠쏠하다. 아무튼 수호지에 대해서는 다른 말이 필요없다. 그냥 대충 알기론 막가파식 영웅들의 이야기 같지만, 이들이 펼쳐내는 그림은 우리네 인간사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번에 만화로 제대로 나온 이 책은 일본 현지에서 1967년에서 1971년에 걸쳐 연재된 것으로 '요코야마 미쯔데루'가 남긴 일련의 역사 만화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소개다. 그래서 어찌보면 참 오래전에 나온 만화인데, 왜 그러지 않는가.. 고전은 세월이 흐를수록 그 맛이 깊어진다고.. 고전이지만 무삭제 완역본으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요코야마 미쯔데루'의 <만화 수호지>.. 점점 날이 추워지는 이때, 따뜻한 이불 속에서 아니면 별다방 커피를 엣지있게 음미하며 양장본 스타일의 만화 수호지를 읽어보면 어떨까..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화장실에 두고 봐도 좋다. 그만큼 만화 수호지기에 부담없이 그 양산박 영웅들의 좌충우돌 이야기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겨울로 접어든 이때, 미쯔데루의 '만화 수호지' 6권을 권하는 아주 단순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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