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하면 그 무한상상이 펼쳐내는 흥미와 재미로 점철된 어떤 이야기를 생각나게 한다. 그리고 그 판타지는 또 다른 판타지를 만들어내며 인기를 구가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강호는 사실 판타지 소설류는 많이 읽지는 않는다. 조금은 허무맹랑한 그 이야기에서 만나게 되는 그 낯설음 때문인데, 하지만 최근에 '필립 리브'의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 1편 <모털 엔진>과 2편 <사냥꾼의 현상금>을 읽으면서 그런 낯설음은 단박에 날려버렸다.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그리고 이번에 또 한 편의 판타지를 만나게 됐다. 바로 인터파크 서평단에 응모해서 받은 판타지 소설 <레크리스>.. 어떤 종류의 판타지일까, 싶지만 제목 아래 '거울 저편의 세계'를 보면 얼추 알 수 있다.



우선 책 표지의 그로테스크한 푸른 색의 얼굴부터 이목을 끄는 판타지 소설 <레크리스>는 '해리 포터'와 '셜록 홈즈'의 제작자 '리오넬 위그럼'과 유럽에서 가장 사랑 받는 작가 '코넬리아 푼케'가 함께 창조한 새로운 판타지 월드라는 소개다. 그렇다면 작가 '코넬리아 푼케'는 어떤 사람일까? 그녀는 2005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 100대 인물로도 뽑힌 바 있는 이력의 소유자다. 푼케는 '잉크하트', '용의 기사' 등의 시리즈를 집필한 작가로, '도둑의 왕'으로 비엔나 문학원의 아동 도서상과 취리히 아동 도서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에 버금가는 판타지 동화작가로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그리고 이번에 코넬리아 푼케가 선보이는 판타지 <레크리스>가 바로 이런 유의 느낌으로 다가와 거울 저편의 세계를 그려냈으니.. 간략히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거울 저편의 세계 판타지 '코넬리아 푼케'의 <레크리스>

제이콥의 아버지는 1년 전 갑자기 사라졌다. 그때부터 온 집안은 어머니가 내뿜는 슬픔에 잠겼다. 제이콥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어머니와 나이 어린 동생 빌이 모르게 아버지 서재를 이곳저곳을 살핀다. 그러다가 발견한 아버지의 글씨체로 적힌 뜻을 알 수 없는 그림과 이상한 메모. "거울은 오직 자기 자신을 보지 못하는 자에게만 열린다." 거울, 아버지가 거울을 달던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던 제이콥은 아버지 서재에 있는 거울을 통해 거울 저편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 후로 제이콥은 아무도 몰래 두 개의 달이 뜨고, 실제 그림 형제의 동화 속 배경이 된 거울 저편의 세계를 제집처럼 오가며 그곳에서 나름 유명한 보물 사냥꾼으로 입지를 다진다. 그렇게 12년이 흐른 어느 날, 제이콥의 동생 빌이 형을 따라 거울 세계로 오게 되고 인간과 대립 관계에 있는 고일족의 갈고리 발톱에 부상당해 몸에서 비취옥이 돋아나게 된다. 제이콥은 동생의 피부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그사이 빌의 연인 클라라까지 거울 저편의 세계로 오게 되는데...

이렇게 내용만 봐도 이 소설은 대단히 판타지적이다. 부제처럼 '거울 저편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는데, 코넬리아 푼케의 판타지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서 이렇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그녀가 이번에 발견한 세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다. 기차도 있고, 사진을 찍어 자신을 모습을 간직하는 사람들도 있고, 여왕을 모시는 난쟁이들도 있고 과자로 만든 사악한 마녀의 집도 있다. 마치 현실 세계는 아득히 멀게 느껴지고 그림 형제의 동화 속 배경이 더 가까우며 어쩌면 그곳이 현실일지도 모른다고 믿게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각각의 캐릭터들을 거울에 비춘 듯 정반대로 생각하고 움직이며 씨실과 날실을 엮어가듯 판타지를 펼쳐낸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인 것이다.

아무튼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라는 다소 현실감있는 소재로 그 거울의 저편의 세계를 바라보며 판타지를 그려낸 <레크리스>.. 그런면에서 독특하지만 일견 와 닿는 소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기 코넬리아 푼케가 그려낸 거울의 세계를 만나보자. 이 판타지의 모토처럼 말이다. "거울은 사물을 정확하게 비춘다. 그러나 거울에 비친 사물은 원래의 것이 아니다. 거울 속 사물은 원래의 것과 닮은 듯  닮지 않았으며 다른 듯 다르지 않다. 거울 저편의 세계 역시 원래의 세계와 닮은 듯 닮지 않았으며 다른 듯 다르지 않다. 이것이 코넬리아 푼케가 새롭게 창조한 판타지 월드"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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