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하면 딱 떠오르는 문학 작품으로 <동물농장>이 생각난다. 정치우화 풍자의 고전으로 불리는 그 작품은 '조지 오웰'을 전 세계인에게 알리며 지금도 무수히 회자되는 작품이다. 아이들 책부터 어른들 책까지 말이다. 하지만 조금만 아는 이라면 그 '동물농장'(1945)은 그의 생애 마지막 즈음에 쓴 작품임을 알게 된다. 물론, 마지막 작품은 1948년 발간된 디스토피아 세계를 풍자한 억압과 통제의 진수를 보여준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세상을 그린 <1984>다. 이 '1984' 역시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한 개인 아니, 그 사회가 어떻게 지배되고 억압적으로 운영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고전이다. 이렇게 조지 오웰하면 '동물농장'과 '1984'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렇다면 그는 어떤 인물이었고 어떤 작품들이 있었는지 간단히 살펴보자.



'동물농장'의 조지 오웰, 그는 누구인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은 에릭 아서 블레어가 본명이며, 조지 오웰은 필명이다. 1903년 부모가 인도 주재 영국 공관에 있던 시절 출생했다. 영국의 이튼학교(사립학교)에서 공부한 후 미얀마의 인도 왕립 경찰에서 대영제국의 경찰간부로서 식민지 버마에서 근무했다(1922~1927). 이 경험을 토대로 소설을 쓰게 된다. 『버마 시절』이 바로 그 작품이며, "고약한 양심의 가책" 때문에 경찰직을 사직한 뒤, 이후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한다. 자발적으로 파리와 런던의 하층 계급의 세계에 뛰어들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생활』(1933)을 발표한다.

1936년은 오웰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해인데, 그해 잉글랜드 북부 탄광촌을 취재하여 탄광 노동자의 생활과 삶의 조건 등을 담은 『위건 부두로 가는 길』(1937)을 썼고, 1936년 스페인내전이 터지자 인민전선 정부를 위해 싸웠고 이를 계기로 '정치적 글쓰기'의 성향이 뚜렷해진다. 바로 스페인에 프랑코의 파시즘이 발흥하자, 공화국편 민병대 소속으로 스페인내전에 참전하여 그 경험을 기록한 『카탈로니아 찬가』(1938)를 펴내면서, 자신의 예술적·정치적 입장을 정리해 나간다. 이외에도 여러 편의 르포와 소설을 통해 예리한 시대정신을 가진 작가의 면모를 보여 주었고 1945년에는 드디어 러시아혁명과 스탈린에 체제를 풍자한 우화인 『동물농장』을 출간하면서 명성을 얻게 된다. 1950년 1월, 지병인 폐결핵으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도 『1984』를 완성하면서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고발하고자 노력했다.  

이렇게 그는 50년이 안 된 짧은 생애동안 비판적 견지의 삶을 주시하며 임팩트한 작품을 다수 남겼다. 그중 강호가 읽어 본 것은 대표작인 <동물농장>과 <1984> 그리고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이렇게 세 편이다. 또 저번에 켈렉해놓고 못 읽은 작품중에는 <버마 시절>,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카탈로니아 찬가>가 있다. 그리고 이번에 이렇게 <나는 왜 쓰는가>를 컬렉했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출간한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조지 오웰과 관련된 두 번째 책이다. 책 값도 18,000원으로 비싼편이라, YES24상품권으로 컬렉하게 됐다. 그렇다면 이 책 <나는 왜 쓰는가>는 무슨 책일까? 떡하니 표지에 붙은 것을 보면 조지 오웰의 에세이임을 알 수 있다.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의 모든 것을 담다.

그렇다. 이 책은 조지 오웰의 에세이 29편을 묶은 책이다. 오웰은 생전에 11권(소설 6권, 르포 3권, 에세이집 2권)의 책을 낸 것 말고도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서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서 당시 오웰은 엄청난 분량의 에세이와 칼럼, 서평을 썼다고 한다. 특히나 그의 에세이는 예리한 통찰, 특유의 유머와 통쾌한 독설로 유명한 작품인데, 그간 소문으로만 혹은 일부 발췌 번역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좀더 풍부한 조지 오웰의 명문들을 한국어 텍스트로 만날 수 있게 '한겨레 출판'에서 이번에 출간된 것이다. 모두 29편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21편이 국내 초역으로 보기 힘든 레어급의 에세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래서 이번 에세이 선집은 오웰이 썼던 에세이 가운데 '이한중' 역자가 29편을 뽑아 씌어진 순서대로 엮은 책이다. 조지 오웰이 맨처음 발표한 글인 부랑생활 체험기 '스파이크'에서부터 마지막 집필 원고인 '간디에 대한 소견'까지 오웰이 글을 쓴 순서대로 엮었으며 29편의 에세이를 통해 오웰 삶의 각 국면에 대한 세세한 이해, 정치적 입장, 현실에 대한 작가로서의 태도 등 인간 오웰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소개다. 또한 수록된 적잖은 에세이들이 자전적 요소를 띠고 있는데, 인간에 대한 남다른 깨달음을 얻게 된 사건들, 오웰 자신이 삶의 전환적 순간이라 했던 사건들이 책 곳곳에 담겨져 있다.

특히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를 통해 오웰은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라고 자신의 명확한 작가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본 에세이는 조지 오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작품으로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생각과 사상이 오롯이 담겨져 있어 각 장마다 그만의 사유를 통한 고찰과 성찰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에세이는 의미가 크다. 그래서 그가 걸어왔던 인습과 관성을 거부해 온 오웰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 29편의 에세이집을 통해서.. 깊어가는 이 가을에 지적 사유의 텍스트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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