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노; 연애조작단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어찌보면 이 간단한 명제를 이들은 몰랐던 것일까.. 정말로 남녀간에 '밀당'(밀고 당기는)하며 울고 웃는 그 사랑의 쏠라닥질같은 연애를 인위적으로 조작해서 된다고 믿었단 말인가.. 물론, 아닐 것이다. 영화기에 가능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영화같은 이야기라서 그렇게 치부하기엔 이들의 연애담이 나도 모르게 와닿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니 지금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들, 앞으로 할 사람들 아니면 소싯적에 연애를 해본 모든 이들에게 연애에 대한 추억과 일상을 그리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기분좋게 만드는 로맨스물 <시라노; 연애조작단>.. 사실, 이 영화를 보기전에 기대를 안했다. 뻔하디 뻔한 그저그런 코믹 로맨스물로 치부해버렸다. 

그러나 이제는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백만을 훌쩍넘어 버린 웰메이드급 로맨틱 영화가 되면서 안 보면 안되는 아니 연애를 어떻게 조작한다는 건지 그 모습을 너무도 보고 싶어 봤다. 그런데 이 영화는 원작?이 있었다. 제목에서 언급된 '시라노'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 먼저 이 '시라노'의 원전에 대해서 영화는 친철하게도 중반쯤에 주인공들의 대화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강호 또한 이미 보기 전에 이 뜻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했지만 다시 간단히 언급하면 이렇다. 

1897년 파리에서 초연돼 화제를 모은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작품이 바로 <시라노 드 벨쥬락>이다. 영화 원작은 1990년 프랑스 대표배우 '제라드 드빠르디유'가 주연을 맡으며 명화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여기서 시라노 백작은 17세기 실존 인물로, 문학과 검술에 뛰어나지만, '코가 몸보다 먼저 나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로 큰 코를 가진 추남이었다. 바로 이 큰 코 때문에 콤플렉스가 있는 '시라노'가 8촌 여동생 '록산느'를 사랑하지만 외모 콤플렉스등 자격지심 때문에 차마 고백을 하지 못하고 도리어 부하인 '크리스띠앙' 역시 '록산느'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 그를 위해 연애편지를 대필하기에 이르면서 파국?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지금 이 영화는 그 시라노를 주인공으로 해서 사랑앞에 숙맥이었던 그들을 고객삼아 '쥐도새도 모르게 뒤끝없이?' 연애와 사랑에 골인하게 해준다는게 이 영화의 모티브이자 플롯이다.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100% 성공률에 도전하는 ‘시라노 에이전시’는 연애에 서투른 사람들을 대신해 연애를 이루어주는 연애조작단이다. 때로는 영화 촬영장을 방불케 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때로는 비밀 작전 수행처럼 완벽하게 짜여진 각본으로 의뢰인의 사랑을 이루어주는 연애 에이전시. 그들의 신조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 안 한다’ 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에이전시 대표인 병훈(엄태웅 분)과 그의 작전요원 민영(박신혜 분)은 예측불허의 의뢰인 상용(최다니엘 분)을 만나게 되는데…. 스펙은 최고이나, 연애는 꽝인 2% 부족한 스펙남 상용이 사랑에 빠진 여자는 속을 알 수 없는 사랑스런 외모의 희중(이민정 분)이다. 의뢰인의 타깃녀 희중의 프로필을 본 순간, 고민에 빠진 병훈…



이렇게 영화는 제목 그대로 사랑앞에 연애질이 서투르고 숙맥인 사람들 주로 젊은 남자들을 주된 고객으로 해 사랑에 골인시켜 준다는 '시라노;연애조작단'의 이야기다. 위의 4명이 주 멤버로 자신의 고객들을 상대방 여자에게 골인시켜 주기 위해서 그들은 첨단장비에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감시와 도청도 불사하며 자신들의 일에 매진한다. 첫 번째로 맺어준 커플은 바로 영화 <방자전>에서 혀짧은 변학도로 분한 '송새벽'과 이몽령에게 딜리쎠스를 외친 색골? 향단이 '류현경' 둘의 연애담을 조작해 성공시킨다. 물론 끝까지 가봐야 아는 거지만서도.. 하나의 에피소드로 이 영화의 초반 코믹적 분위기는 사실 이쪽에서 다 나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특히 송새벽의 혀짧은 대사가 어색한 서울 표준말투로 변모된 재미도 선사한다. 

그 다음 찾아온 또 하나의 의뢰인 상용(최다니엘).. 젊고 돈 잘벌고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이지만 그는 여자앞에서는 숙맥.. 그래서 여기 '시라노;연애조작단'을 통해서 자신이 첫 눈에 반해버린 그녀 희중(이민정)과 사랑에 골인코자 의뢰를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여기 시라노의 작전리더이자 대표인 병훈(엄태웅)이 예전에 사겼던 아니 사랑했던 사이였던 여자가 바로 의뢰인이 의뢰한 목표물 바로 타깃녀엿던 것이다. 이때부터 영화는 병훈의 연애담을 과거로 돌려 보여준다. 그 둘이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사랑하게 됐는지를.. 그러면서 의뢰인 상용의 연애헬프 서비스를 거부하고 방해하기까지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두 남자의 갈등을 그린다.

그러면서 타깃녀 희중도 두 남자를 오가며 연애에 힘들어하고, 물론 자신이 연애조작단에 의해서 타깃이 된 것을 모른 채 말이다. 하지만 중반 이후 그 두 남자는 다시 화해?하고 연애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상용과 희중의 마지막 연애조작에 박차를 가한다. 과연, 이들은 그들의 연애를 성공시켰을까.. 병훈이 예전에 사랑했던 그 희중을 정말로 잊은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사랑을 찾을 것인가.. 영화적 결말이라 언급을 피하지만 상콤 쌉쌀한 헤피엔딩식 로맨틱물이라면 어느 정도 예상은 가는 그림들이다.

이렇게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연애담에 개입해서 그 연애를 조작해 사랑에 골인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이야기속에 타깃녀와 사랑했던 또 다른 남자를 충돌시키며 그들의 연애담과 사랑의 대한 추억을 반추시켜 교과서적인? 로맨스에 근접하며 젊은 청춘남녀의 연애담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초반과 후반을 빼고는 중반에 시라노의 대표 병훈의 연애담은 사실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 사랑의 아픔이라는 것도 대단한 것이 아닌 실제 우리네 일상같은 모습이라 와닿기도 하지만서도.. 의뢰남과의 갈등을 증폭시키기 위한 인위적 장치로서의 의도적 설정때문에 거슬려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원작인 프랑스의 대표 희곡 <시라노 드 벨쥬락>의 이야기가 그러하듯 여기서 '시라노'는 당연 병훈역의 엄태웅이요.. 시라노가 사랑했던 여자 '록산드'를 사랑하게 된 시라노의 부하 '크리스띠앙'은 의뢰인 상용역의 최다니엘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록산드'는 바로 희중역의 이민정이었고..

그외의 인물은 주변인물이지만 그렇다고 켵가지로 노는 것은 아니다. 작전요원중 홍일점 민영역의 '박신혜'는 눈치 백단의 나름 매력적인 캐릭터로 눈길을 끌면서 나중에 결말까지도 책임졌다. 그외 작전요원중 최고 고참으로 '난 애드립 치는 사람이 제일 싫다'는 철민형님의 코믹연기도 볼만했다. 물론 이외에도 와인빠의 마담언니 '김지영'이나, 후반부 막판 사채업자 '권해효'까지 이런 조연들의 열전도 있다. 아무튼 영화의 전제적인 느낌은 나름 잘 빠지게 그린 로맨스물이라 보고 싶다. 중반에 좀 지루한 것을 빼면 초반에 공감하며 중반에 왜 그랬을까 싶다가.. 후반에 다시 공감케 만들며 연애에 대한 일말의 추억이나 환상?을 갖는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을 기분좋게 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것은 바로 <YMCA 야구단>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를 연출하며 한국 영화계에서 드물게 '로맨틱 코미디'만을 만들어온 김현석 감독의 역량이자 그만의 아릿한 정서와 유머가 깃든 사랑 방식들로 이런 그림들이 나온게 아닌가 싶다. 특히나 남자들을 위한 로맨틱 코미디 같은 느낌이 많은데.. 여튼 영화 중반에 삽입된 그 클래식 OST는 보는 이의 마음을 동화시키에 충분했고, 마지막 엔딩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다만, 엄태웅과 이민정의 예전 연애담이 좀 그랬을뿐.. 그래도 그런 이야기는 우리네 연애적 일상일지도 모른다. 특히 남자들의 심리를 보면 말이다. ㅎ 

결국, 이 영화는 연애조작단에 의해 연애에 숙맥인 사람들 특히 남자들을 그 연애와 사랑에 골인시키기 위해서 조작을 한다지만, 조작만이 능사가 아니라 실제로 또 종국에는 서로간의 이해와 소통을 위해서 조율만이 더욱더 사랑하게 만든다는 반어적 메시지와 명제를 던진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 조율이 안되기에 이런 '연애조작단' 같은 '연애대행업'이 나오는 것이지만서도.. 그래도 연애는 조작이나 대행이 아니다. 이른바 연애 좀 안다고 괜히 조작했다가는 자신의 사랑마저 위태롭기 때문이다. 여기 극중 병훈처럼 말이다. 그냥 현실적으로 '밀당'하며 조율하는 것이 최고이자 진리고 그것이 수순이다. 그래야 사랑에 골인할 수 있음이 일상다반사인 것이다.

아무튼 지상에 모든 젊은 솔로와 커플들에게 이 영화의 일독을 아니 일시(一示)를 권하는 바다.
느끼는 것도 있지만 우선 기분은 좋아진다. 아.. 나도 다시 연애하고 싶어지는 이 묘한 기분은 뭥미?!ㅎ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i73DyUqU9Y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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