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란-전사의 귀환 - Mula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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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뮬란'하면 월트 디즈니사의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가 생각난다. 그런데 중국에서 '뮬란'이 나오다니.. 그것도 실사로 12년에 나왔으니 말이다. 그래서 중국이 차용?한 줄 알지만 차용은 디즈니사가 한 것이고, 원래 이 소재는 중국의 유명 역사설화로 원제는 '화목란(花木蘭)'이다. 그런데 왜 뮬란으로 바뀐 것일까..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뮬란의 실제 이름은 목란(木蘭)이고, 목란의 중국음은 "무란(Mu lan)"이다. 그래서 영화 <뮬란>의 영문 제목은 <Mulan>인데, 여기에서 영문표기처럼 보이는 "Mu lan"은 사실상 영어가 아니라 중국어의 발음부호(라틴어)인 '한어병음자모'라는 설명이다. 즉, 화목란의 중국 병음에 의한 영문표기가 hua mu lan이고 여기서  Mulan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요지는 뮬란이 화목란이요 또는 화무란, 또 화목란이 뮬란이요.. 모두 같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뮬란 화목란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반 만년을 자랑하는 장대하고 유구한 중국역사에서 1천여년 동안 중국인들의 입을 통해서 폭넓게 전해져 왔지만, 정작 그녀의 성씨와 고향, 출생연대 등에 대해서는 이설이 분분하다. 이런 그녀는 우리의 효녀 심청이처럼 효심이 지극해서 몸이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서 남장을 하고 전장터에 뛰어든 여인, 그 전장터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며 위나라 조국을 위해서 몸을 바친 여자, 이 여자의 파란만장한 대서사극이 바로 화목란의 줄거리다.



그래서 이 '화목란' 소재는 중국에서 인기있는 소재거리로 무려 7편이나 만들어질 정도로 사랑을 받아온 드라마다. 그중에서 강호가 보았던 것은 원영의와 조문탁 주연의 47부작 '화목란' 중국 드라마였다.(위 그림) 물론, 역사물이었지만 나름 코믹하게 잘 그려낸 작품이었다. 당시 끝까지 보진 못했지만서도 초 중반까지 재밌게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그런 화목란 중국 드라마가 이렇게 대형 스크린으로 옮겨져 영화로 나온 것이 바로 전쟁 액션대작이라 표방한 <뮬란>이었으니..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침략 전쟁으로 얼룩진 위진남북조시대. 위나라의 풍요로움을 시기하던 유연족은 각지에 흩어져있던 부족들을 규합해 위나라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위나라는 유연족에 맞서 나라를 지켜낼 군을 결성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장정들을 소집한다. 어렸을 때부터 무술을 즐기며 자란 뮬란은 아픈 아버지 몰래 남장을 한 채 전쟁터로 향한다. 뛰어난 무술실력과 빼어난 지략으로 연이은 승전보를 울린 뮬란은 마침내 동료 문태와 함께 장군의 자리에 오른다. 한편, 뮬란의 연이은 승리를 시기한 대장군은 뮬란을 함정에 빠뜨릴 계략을 세우고, 호시탐탐 때를 노리던 유연족 대족장 문독은 4만 대군을 앞세워 위나라를 향해 진군한다. 내부의 모략과 적들의 포위망에 갇힌 뮬란과 2천 군대! 마침내! 조국의 존망이 걸린 한치도 물러 설 수 없는 거대한 전쟁이 시작된다!

이렇게 줄거리가 장황하지만 다시 정리해보면 간단하다. 위진남북조 혼란한 침략전쟁의 시대에 몸이 아픈 아비대신 전장터에 뛰어든 남장여자의 효녀장수 화목란(조미).. 알다시피 여기 주인공 '조미'는 전작 <적벽대전 1,2>에서 손권의 여동생 걸걸한 '손상향'으로 나와 적지 침투조로 맹활약?했었다. 여튼, 그 군율이 엄한 병영내에서도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숨기며 적응해 간담상조 하게된 문태(진곤) 동료를 사귀면서 그 둘은 전장터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다. 목란이 화장군이 되어 더욱더 위나라를 위해 진두지휘하며 오랑캐 유연족을 상대로 마지막 싸움을 펼치고, 그 싸움에서 적지에 홀연단신 침투해 대족장 문독(호군)을 죽이고 위나라를 구했다는 아주 뷰피풀한 이야기.. ㅎ



그런데, 이 영화는 물론 전쟁 액션서사극인데.. 전쟁 액션에 중점을 맞추기 보다는 화목란이 전쟁 영웅담의 주인공이지만 한 여자로서 전장터에서 생사고락을 같이한 동료 '문태'에 대한 애틋한 사랑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즉, 문태 너가 있었기에 나 화목란이 있었다며 목란은 그렇게 문태를 전우로서 한 남자로서 의지하는 그림이 주를 이룬다. 물론 그 사랑이 골인한 건지 아닌지는 여지가 있지만.. 그래서 기존의 스크린으로 스펙타클하게 보여주었던 전쟁 액션대작인 <삼국지-용의부활>과 <적벽대전>의 제작진이 만든 이 뮬란의 그림은 분명히 다르다. 거대한 모래 폭풍을 일으킨것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스펙타클한 장면도 없다. 전쟁씬도 그렇게 특출나 보이지 않고 말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면 아니 강호가 좋아하는 중화권 배우중에 '호군'이 나온다는 것이다. 김용의 <천룡팔부>에서 교봉(소봉)역의 그 아우라와 <주원장>에서 주원장역, <초한풍류>에서 항우역, <와신상담>에서 부차역, <적벽대전>에서 조자룡역등.. 그는 중국역사에 족족을 남긴 인물의 선굵은 연기를 하는 대표적인 배우다. 그리고 이번에는 위국을 치려는 오랑캐 유연족의 대족장 '문독'으로 나와 야비하게 자신의 아비를 죽이고 권좌에 올라 위나라를 치며 승기를 잡는가 싶었는데.. 문태를 포로로 잡아놓고 한눈을 판 사이 목란에게 기습을 당해 죽고만다. (쓰고나니 스포가 되버렸다. -_)

또한 여기 극중에서 화목란을 도우는 문태역의 '진곤'은 사실 위나라 7대 세자인 '탁발굉'이란 점과, 그의 전작 시대극은 춘추말 오나라와 월나라의 전투를 그린 대표적 사극 <월왕구천>과 <와신상담>, 그리고 <쟁패전기>에서 구천을 모셨던 '범려'역을 했던 배우로 인상깊게 봤다. 이때 <쟁패전기>는 진곤이 주인공 즉, 범려에 초점을 맞춘 와신상담이야기였다. 국내에는 몇년 전 방한해 김희선과 사진도 찍었다고 한다. 또, 극중에서 목란 누나를 돕는 동네 후배녀석 '소호'역을 한 방조명(진조명)은 성룡의 아들이라고 한다. 어쩐지 눈매가 닮았다 했다. ㅎ

여튼, 중국역사를 스펙파클하게 그려내며 나왔던 기존의 전쟁 액션서사물과 같은 연장선에서 나온 <뮬란>.. 아니 기존의 인기 드라마 <화목란>을 스크린으로 옮긴 이 영화는 사실 홍보처럼 리얼한 스펙터클 전쟁 액션서사로 불리기엔 다소 벅찬 느낌이다. <적벽대전>처럼 스케일이 큰 느낌도 아니거니와 지극히 화목란 한 여자의 초점을 맞추고 그 여자를 지켜주려 했던 한 남자 문태, 둘의 전우애를 그린 그냥 그렇고 그런 뻔한 서사극 정도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포스터등 앞에 거대하다는? 홍보가 무색해진 영화 <뮬란>.. 영웅도 사랑도 두 마리 토끼를 놓친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냥 중드 <화목란>이 낫지 않나 싶지만, 그래도 영화로 임팩트하고 간결하게 보는 재미도 무시는 못할 것이다. 여튼, 중국 역사를 좋아하고 중드 팬이라면 한번쯤 필수로? 거쳐서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더군다나 조미나 진곤 팬이라면.. 그리고 강호처럼 호군 팬이라면 말이다. 그래서 나름 좋게 봤다. 역시 호군의 아우라는 '야생'일때가 어울린다. 저 그림처럼 말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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