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8월 18일은 김대중 前 대통령이 서거하신지 1년째 되는 날이다. 바로 엊그제 같은 일이 벌써 1년이 되었다. 김대중.. 그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한국 정치사 아니 굴곡진 현대사를 장식한 그는 대부(大父)같은 존재였다. 그가 숱한 고난을 이겨낸 정치역경을 뒤돌아보면 바로 우리네 그늘진 현대사가 그대로 묻어나 있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 민주화의 상징이 된 김대중(金大中)..
아직도 그를 색깔을 입혀 보는 이들이 있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 분명한 것은 그는 우리네 가슴 속에 큰 어른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서거 1주기를 맞이하여 이번 한 주간 각 지역에서 추모문화제등 각종 추모식이 열리며, 그를 기리고 있다. 또한 온라인 서점가에는 '김대중 추모 기획전'을 통해서 그의 기록들이 살아 숨쉬는 책들을 선보이고 있으니.. 이에 나도 동참해 몇 권을 알라딘을 통해서 컬렉했다. 그래서 인증겸 책 소개를 간단히 해볼까 한다.
먼저, 그 유명한 <김대중 자서전>이다. 읽기 위해서 사는 이도 많지만 책 자체가 주는 두께와 묵직한 무게감 때문에 소장용, 선물용으로 아주 좋은 책이 아닐 수 없다. 바로 행동하는 양심이라 불리는 김대중의 온 생애를 기록한 '정본 자서전'이다. 김대중 前 대통령이 2009년 서거하기 전, 만 6년 동안 준비해 온 정본 자서전으로서 그를 그려낸 여러 책 중에서 가장 인기있고 지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3년 2월 청와대를 떠나 동교동으로 돌아온 후 2004년부터 자서전을 구상해 구술을 시작했고 2년여 동안 총 41회 구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2009년 7월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까지 정리된 자서전 원고를 읽으며 직접 고치고 부족한 부분은 추가로 구술해 반영해 쓴 책이라 한다. 그리고 이희호 여사가 원고를 최종 검토하고서 편지 형식으로 여는 글을 적으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폰 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이 글을 보내와 앞머리에 실려있다는 소개다.
총 2권중 1권에는 출생에서부터 정치에 입문하기까지, 1954년 민의원에 출마한 후 세 번 연거푸 낙선, 네 번째 당선되었으나 군사 쿠데타를 맞아 의정 활동을 못하게 된 과정, 1971년 40대 대선 주자로 나서 박정희와 겨룬 일, 그 후 독재 시절을 거치며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미국으로 망명하기까지의 상황, 귀국 후 대선 도전에 이어 대통령이 되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2권에는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퇴임 후 서거 직전까지가 담겨 있다. 대통령 재임기 동안의 이야기는 퇴임한 전직 대통령에게 직접 듣는 최초의 국정 보고이자 '성공한 민주주의 정치가'의 전모가 담긴 회고록이다. 또한 책에는 한평생 민주주의, 정의, 평화, 민족을 위해 살아온 인물 김대중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전하는 마지막 당부가 담겨 있다는 소개다.
이렇게 이 '정본 자서전'은 그가 나고 자란 그 시절부터 서거직전까지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우리 한반도의 정치사와 현대사다. 각 잡고 읽기에 부담이 될지라도 오래 걸릴지라도, 지근덕하게 김대중의 온 생애를 생생하게 만나보자.
그리고, <김대중 자서전>을 사면서 5만원대로 맞추기 위해서 여러 개의 김대중 관련 책중에서 고르고 고른 책.. 좀 무거운 책대신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택한 <김대중 잠언집 배움>이다. 말 그대로 우리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보석같은 명언들을 살아 생전 김대중이 기록했던 말들을 모아놓은 잠언들이다. 역자는 김대중 정부시절 청와대 행정관과 고려대 연구교수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환교수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민주당 경기도당 지방자치위원장 등을 맡고 있는 '최성'이 엮었다.
일생 동안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고민했던 사람, 생명의 위협에도 극심한 좌절의 순간에도 다시 일어서기를 주저하지 않던 사람, 스스로 생의 고통부터 환희까지 몸소 겪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유했기에 그가 남긴 잠언들은 뜨겁고 희망차다는 역자의 소개다. 그래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잠언들은 그 하나의 명제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면서, '스스로를 믿는다는 것, 나의 길을 간다는 것, 하나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더불어 산다는 것'에 관한 인생길의 네 가지 이정표를 제시해 주고 있으니.. 삶에 지치거나 잠시 뒤돌아볼때 이 <배움>으로 인생의 의미를 반추해보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슨 화보집 같은 책.. 그렇다. 이 책은 정치인 김대중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이다. 운좋게도 알라딘 신간서평단 '인문'분야 네번째로 받게 된 책인데.. 너무나 소중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생생한 사진 한 장이 주는 그 기록때문일지도 모른다. 책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상을 담은 사진집으로서. 1991년 언론사 사진기자 시절 저자 '오동명'은 화장실에서 우연히 소변을 보다 김대중 후보를 만난 인연을 시작으로, 보도사진 속에 사람들의 일상을 담으려 노력하며. 정치인으로서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견뎌야 했던 김대중과 기자로서 고민하며 살던 사진기자 오동명의 인연이 이 사진집을 낳은 계기였다는 소개다.
그리고 이 사진집에 실린 사진은 1991년부터 1998년 시절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이 되기 전 정치인으로, 한 여인의 남편으로, 사랑스러운 자식을 둔 아버지로서 김대중이 걸어온 일상을 보여준다. 특히 일반적인 사진집과는 달리 무게 잡지 않고 김대중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사진을 가려 뽑았다고 한다. 또한 저자는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과 치욕을 겪은 김대중이 남긴 메시지가 한 개인의 아픔을 넘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으리라는 심정으로 펴낸 것이라 한다.
그래서 책에서 뽑은 김대중의 어록과 예전에 나눈 대화를 기록한 메모를 엮어 만든 한 권의 독특한 정치인 사진집 <사랑의 승자>.. 묵직한 자서전에서 전달되는 뻑뻑한 글의 행간이 주는 무한한 기록대신 인간 김대중을 눈앞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 여기 그의 빛바랜 사진으로 오롯이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