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와 해방 이후를 거친 한국 현대사를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방법은 많겠지만 그래도 책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고 각자 나름의 고찰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여기 한국 근현대사 특히 현대사의 쟁점이 된 사항을 중점으로 엮은 책이 있다. 그 유명한 '대한민국史'의 저자 한홍구 교수가 쓴 <특강>과 <지금 이 순간의 역사>다. 그리고, 또 하나의 책은 박세길 교수가 쓴 <미래를 여는 한국인史:경제편>이다. 물론, 그 전에 난 '정치사회'편을 읽었다. 여튼, 이 세 권의 책은 '위시리스트'로 언젠가는 살려고 벼르고 있던 책.. 월드컵 리뷰로 당첨된 yes24 3만원 상품권이 지난주에 만료되기전 결국 이렇게 컬렉했다.
먼저, 박세길 교수의 <미래를 여는 한국인史:경제편>.. 사실 유명한? 역사사회서는 아니다. 나도 서평단으로 '정치사회'편을 읽게 되면서 알게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치사회'편을 접하고 나서 이후 '경제'편을 꼭 사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우리시대 같이 나아갈 '공존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여기 경제편도 그런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소제목에 언급한 '개발독재, 신자유주의, 그리고 새로운 세계'처럼 한국의 경제가 어떻게 발전해 오며 그 속에서 폐해는 무엇이며 이것을 민중은 어떻게 참여하고 바라보았는지 문제제기가 있지 않나 싶다.
그러면서 한국 현대사에서 단죄의 대상이 되어야 할 친일파에 대해서 오히려 출세가도를 달린 반면 민족의 자주독립과 만인의 평등을 외쳤던 좌익 인사들은 목숨을 잃었고, 가족까지 연좌제의 고초를 겪었으며, 결국 ‘좋은 일 한다고 앞장서봐야 결국 자기만 손해다’, ‘남한테 손가락질 받더라도 영악하게 구는 사람이 결국 성공한다’는 인식이 문제라 지적한다. 그것은 바로 이 자기중심적 지독함과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절묘하게 코드를 맞추었던 것이 한국경제의 성공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정권들은 적절히 활용하여 눈부신 경제성장이라는 신화를 낳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온몸으로 겪어온 ‘실제 역사’가 있었다는 것, 정권 교체 이후에도 그만큼을 넘지 못한 민주화 세력의 한계를 이 책은 말하고 있다는 소개다. 아무튼, 소위 승자 독식으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 너머를 향해 한국 경제사를 본격적으로 다각적인 시각으로 분석한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만나보자.
그리고 여러 말이 필요없는 한국 현대사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교과서적인 책, 바로 <특강>과 <지금 이 순간의 역사>다. 나도 언제부터 계속 살려고 벼르던 책.. 아니 솔직히 우리 현대사를 장식했던 굵직한 사건과 논쟁을 차곡차곡 정리한 이 책이 끌렸다. 물론 다르게 보는 이도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 시대 보수로 대변되는 그들의 치부?를 드러내며 또 소위 좌파 진보의 그늘까지도 아우르는 통찰력있는 우리 현대사의 강좌가 아닌가 싶다. 그것은 더이상 '소망으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사실로서의 역사'로 접근한 두 권의 책.. 먼저, 1편 <특강>을 간단히 소개해 보면 이렇다.
이 책에서는 <특강>이라는 제목 답게 우리 한국 현대사의 쟁점이 되었던 8가지를 뽑아 이야기 하고 있다. 누구 말마따나 MB와 정권 욕을 하는 것도, 듣는 것도 지겨운 일이 되어버린 지금..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고 있는 그들이 나쁘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나쁘다’고 비분강개하지만 말고 왜 그들이 나쁜 짓을 하고 있는지, 역사를 되돌리려는 자들이 주장하는 논리의 역사적 맥락을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 강의 전체의 총론이 되는 1강 뉴라이트와 역사교과서 문제 부분부터 한 교수는 명쾌하게 포문을 연다는 소개다.
이후 2강에서는 '간첩이 돌아왔다, 잊혀진 추억이 현실로', 3강 '토건족의 나라, 대한민국은 공사 중', 4강 '헌법 정신과 민영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묻는다', 5강 '괴담의 사회사와 여고괴담에서 광우병 괴담까지', 6강 '경찰 폭력의 역사와 일본 순사에서 백골단 부활까지', 7강 '사교육 공화국 잃어버린 교육을 찾아서', 8강 '촛불 몸에 밴 민주주의의 역동성'까지.. 이렇게 총 8가지 현대사의 쟁점을 다루고 있다. 여러 말이 필요없을 것 같다. 우선 읽고 나면 무언가 느끼는게 있을터.. 꼭 읽어보자.
그리고, 두 번째 '특강'이라 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의 역사>.. 특히 한 교수는 이 책은 작년 노무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기획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연이은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까지.. 두 분을 대표하는 '민주주의' 라는 이름으로 이 시대의 이야기를 쓴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책은 현대사의 쟁점을 다루기 보다는 1980년 광주항쟁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까지 최근 30년의 역사를 다루었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모든 역사는 지금 이 순간의 역사'라 말하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이 우리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묻고 답하고 있다.
강좌의 목차를 보면은 1장 '광주의 자식들, 그리고 노무현 -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느낀 사람들', 2장 '장험한 패배, 위대한 부활 - 80년 5월이 87년 6월로', 3장 '노태우 김영상의 물탄 민주화 - 민주주의의 전진과 후퇴', 4장 '여름에 진 인동초, 김대중 - 행동하는 양심의 마지막 불꽃', 5장 '개천에서 난 마지막 용, 노무현 - 정의가 이기는 세상을 꿈꾸다', 6장 '이명박 정권, 다시 죽음의 시대에 - 떡복이와 목도리, 그리고 용산의 불구덩이' 이렇게 마지막에 이명박 정부가 외친 법치주의의 의미까지.. 지금 살고있는 우리의 자화상같은 이야기다.
특히 한 교수는 두 대통령의 죽음과 함께 역사의 주무대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게 됐다는 민주화운동 세대가 주역이 되었던 시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들이 이뤄낸 민주주의는 어떤 것이었으며, 그들이 맞서 싸웠던 권위주의 정부의 ‘반민주’는 무엇이었을까?등 여러 문제제기를 통해서 지금 꼭 다시 짚어봐야 할 한국 현대사의 지난 30년을 제대로 관통하고 있다. 여튼, 이 책도 여러 말이 필요없는 '한국 현대사 특강 2'다. 꼭 만나보자. 모든 역사는 현재로 통하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