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기 '문학' 부문에 이어서 알라딘 7기 신간평가단 '인문' 부문에서 9월까지 석달간 활동하게 되었다. 그 첫번째 책으로 오늘(10일) 도착한 따끈따끈한 신간 <처녀귀신>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두 권이다. 사실, 두 권의 책은 도서 사이트를 통해서 나름 관심있게 봤던 책이다. 귀신같은 판타지류 이야기를 좋아하는지라 끌렸던 '처녀귀신'과 故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자서전 '운명이다' 이후에 나온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두 권다 신간으로 이 책들을 간단히 소개해 보면 이렇다.



먼저, '처녀귀신'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전설속 귀신하면 뭐니뭐니해도 누가 뭐래도 하얀 소복차림의 처녀귀신이요.. 처녀귀신만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우리네 귀신의 좌장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처녀귀신을 우리는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단지 한과 복수에 서려서 이승을 떠도는 그런 소복 차림의 처녀 귀신이 아니라 제대로 파헤치고 처녀귀신 이야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처녀귀신>.. 바로 처녀귀신에 서린 한과 복수의 이야기를 인문학적 고찰로 접근한 리포트라 할 수 있다.

책의 출간은 그 유명한 '문학동네'에서 나왔고, 한국문화의 정수를 찾아 그 의미와 가치를 정리하는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의 여섯번째 책이다. 이 책에는 30여 편 귀신이야기로 조선시대 마이너리티의 한과 카타르시스를 되짚어보고, <기문총화> 등 문헌에 전해오는 귀신 이야기의 정수를 모았다고 한다. 특히 이 책은 한번 소비하고 마는 처녀귀신의 공포를 젠더와 마이너리티 문제로 아우르고 있다는 소개다.

또한 저자는 귀신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 속에 담긴 불편한 진실을 읽어내며.. 남자 귀신은 죽어서도 존경 받는 저승의 관리가 된 데 비해, 여자 귀신은 구천을 떠도는 원귀가 됐다고 분석한다. 더불어 고소설에 나타난 남녀의 자살률을 분석하고, 남자에게 과감히 사랑을 고백하거나 대담하게 먼저 청혼했다가 거절당한 여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귀신이 된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특히 한국의 처녀귀신은 우리가 미처 돌보지 못한 '타자의 슬픔'을 상징한다며 제대로 분석하고 있다. 

말이 필요없다. 이제는 공포 속 '처녀귀신'이 아닌 제대로 된 '처녀귀신'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자.



그리고,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이 책은 바로 故 노무현 대통령이 즐겨 읽었던 베스트 10권을 정리한 책이다. 알다싶이 노무현 대통령은 독서광이었다. 서거 직전 남기 유서에서도 그는 "이젠 글을 쓸 수도 읽을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그는 글을 사랑한 독서인이자 공부하는 대통령이었다. 그래서 여기 노무현 대통령 살아 생전에 즐겨읽으며 나라를 이끄는 자양분과 함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책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그런데, 구성이 독특하다.

우선,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지식 탐구 보고서의 성격을 띄고 있다. 2009년 9~11월 오마이뉴스는 한국미래발전연구원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이 읽은 책들’이라는 제목의 강독회를 열었고, 이 강독회는 독서와 토론, 글쓰기를 즐겨했던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까지 진보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탐독했던 10권의 책을 매개로 민주주의와 진보의 미래가 무엇인지 대화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 강독회 프로젝트를 통해서 나온 각 전문가 10분의 강좌를 바탕으로 읽기 쉽게 구어체로 책을 정리한 것이다. 책들의 면면도 화려하다.《국가의 역할》《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슈퍼자본주의》《더 플랜》《빈곤의 종말》《유러피언 드림》《이제 당신 차례요, Mr. 브라운》《역사를 바꾸는 리더십》《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생각의 오류》까지.. 노 대통령이 생전에 밑줄 치며 읽었던 치열하게 진보의 미래를 고민했던 흔적을 따라간 바로 그 책들이다.

이렇게 이 책의 발간 취지는 '책을 매개로 노무현과 대화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한 권의 책으로 노 대통령 스스로 끝까지 놓지 않았던 고민의 목록 10권을 만나는 혜택과 함께 그 책들을 통해서 인문 지식과 지적 사유의 여행을 떠나보자. 더운 여름 속 또다른 지적 청량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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