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책을 살때 각자의 취향과 성향에 맞게 눈에 딱 들어오는 책들이 있다. 그중에서 적어도 나에게는 이 책이 그런 유다. 원래는 ’yes24 리뷰어 클럽’에서 서평단을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가 보기좋게 미끄러진 책.. 알라딘 7기 신간서평단 '인문'분야에 당첨되면서 좀더 '인문'에 관심이 가던차에 읽고 싶었던지라 너무 아쉬운 나머지.. 결국, 포인트를 사용해서 인팍에서 팔천원에 신간으로 구했다.

책의 저자는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교수가 E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프로그램 『이택광의 어휘로 본 영미문화』<영단어 인문학 산책>이라는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책의 특징은 각종 다양한 시각적 자료들을 통해서 하나의 어휘가 인문학이라는 큰 그림이 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고, 영어 또한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에 복잡다단한 역사적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하나의 체계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런데, 제목에 ’영단어.."가 들어가 있어 이 책이 자칫 수험서가 아닌가 생각이 얼핏 들지만서도.. 바로 뒤에 ’인문학 산책’이라는 제목에 알 수 있듯이 인문 교양서다. 즉, 영단어에 포함된 어원부터 내포된 뜻과 파생적 함의들.. 그리고 그 속에서 묻어나는 문화와 역사, 정치, 사회, 문학까지.. 총 망라한 영단어의 향연장이다. 이것은 영단어를 단순히 수험식 암기가 아닌 그 단어의 내력을 파악하면서 무수한 사연들을 들여다보며 언어가 문화의 산물임을 반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역사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여온 영어의 단어들이 어렴풋하게 숨기고 있는 것들을 드러내 보여주고, 그 단어가 거대한 영어의 체계 속에서 어떤 문화적 코드로 이해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소개다. 더군다나 더 나아가 영미문화속 서구문화를 이해함으로써 영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영단어속 영미문화 탐사가 아닐까 싶다.

이런 책 구성의 영단어는 총 52개가 선별되어 있어 어떤것은 주로 자주 본 단어, 어떤것은 모르는 단어가 간혹 보이지만.. 학창시절 영단어를 무턱대고 외우는 방식이 아닌 이제는 영미문화의 인문학적 고찰로 접근한 ’영단어’공부?.. 학생들에게는 물론 성인들에게도 인문교양서로 충실한 책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정독이 됐든 완독이 됐든 아니면 중간중간 보든.. 이번 기회에 영단어의 심연속으로 한번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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