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문호 아니 인류 문학사에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를 모르는 이가 있을까.. 톨스토이하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도스토예프스키하면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대표작을 들 수 있다. 그런데, 난 사실 부끄럽게도 이 작품을 읽지 못했다. 대신에 몇달전 컬렉한 펭귄클래식 세계문학전집중에서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과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대위의 딸>을 읽으며 러시아 대문호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펭귄 시리즈중에 레프 톨스토이 작품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크로이체르 소나타>로 잘 알려지지 않은 두 권의 책이 있다. 그리고,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은 딱 하나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있다. 이중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사실 몇달전부터 아름아름 읽고 있던 책이었다. 그런데, 어렵다.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지하 세계에 살면서 냉소적이고 고립된 익명의 주인공이 두서없이 자신의 삶을 고백하는 이 이야기가 말이다. 

특히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그 유명한 <좁은문>의 작가 앙드레 지드도 "도스토옙스키의 전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라고 칭한 작품으로 지적인 풍자와 사회적 소외담을 담으면서 현대 소설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어렵다보니 토스토예프스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애를 먹지 않나 싶다.

그래서 그의 작품집 아니 그에 대한 책을 찾다가 이렇게 컬렉하게 됐다. 그러면서 같은 저자가 쓴 톨스토이까지 샀는데 두 권다 새책으로 인팍에서 도서상품권과 포인트 써서 만원주고 구했다. 북피니언 6월호와 함께..



먼저,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는 제목부터가 끌린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니 대문호가.. 그렇다. 그런 대문호도 사람인지라 먹고 살기 위해서 그는 작품을 썼다는 이야기다. 특히 그는 평생 돈 이야기만 하고 살다가 돈 문제로 싸우다 죽었다고 말하면 누가 믿을까?에서 시작된 문학 담론이다. 그래서"돈은 주조된 자유다!"로 정리된 가장 현대적인 코드 ’돈’을 통해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 세계를 재해석한 인문 평론이라 할 수 있는 이책..

도스토예프스키를 말하기전 그의 대표적 작품들 <가난한 사람들>, <미성년>,  <도박꾼>, <죄와 벌>, <악령>,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통해서 그를 까발리고? 있다. 즉, 작품속에 배여있는 ’돈’이야기를 통해서 말이다. 참 신선한 주제가 아닐 수 없는데.. 이런 발칙한? 주제로 쓴 저자는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석영중 교수로 고려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강의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진정으로 공감하며 도스토예프스키를 읽은 현장 경험을 생생하게 되살려 쓴 책이다.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좀 보면은 이렇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인간적인 생애와 거의 매 쪽 돈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소설을 넘나들며 돈의 철학, 돈의 심리학, 돈의 해부학을 들여다보면서, 돈에서 세기를 뛰어넘는 철학과 사상과 예술을 빚어낸 위대한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에게 다가가는 길을 열어준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러시아 민중을 교화하고 인류에게 신의 섭리를 전달하고 예술의 전당에 불후의 명작을 헌정하려는 거룩한 목적이 아니라..


대부분은 당장 입에 풀칠하기 위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빚을 갚기 위해, 선불로 받은 원고료를 위해 소설을 썼다. 그래서 늘 독자의 기호와 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당대 세상과 일반 대중의 마음을 읽어 거기에 부합하는 소설을 쓰고자 했다고 한다. 즉, 평생 절실히 돈을 필요로 하고 돈과 인간과 사회를 읽어내는 데 천재적이었던 그는 돈을 이해하고 당대뿐 아니라 미래의 인류 사회에서 돈이 수행하는 역할을 꿰뚫어 보았다는 평가다.

과연, 그가 말한 돈이 그의 작품속에서 어떻게 투영되는지 이 책을 통해서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 세계를 만나보자.



그리고 또 하나의 책은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이다. 사실, 도스토예프스키를 구하면서 켵가지로 같이 구했는데 같은 저자가 쓴 책이다. 제목부터 역시 끌린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돈에 미쳤?다면 톨스토이는 도덕에 미쳤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톨스토이의 명작중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서 톨스토이의 문학 세계와 인생론을 설파하고 있다.

즉, <안나 카레니나>를 자세하게 읽으며 톨스토이의 생각을 되짚어 보는 책으로 21세기에도 유효한 거장의 충고가 담겨있다는 소개다. 특히 소설을 통해 톨스토이를 알고싶은 독자들에게 <안나 카레니나>는 안성맞춤이고, 톨스토이는 여주인공의 죽음을 통해 상류층의 모든 것을 비판하며 소설을 마친 이후 그는 실제로 소박한 삶을 살기 위해 눈물 겨운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결국 <안나 카레니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소설인 점에서 이 책은 톨스토이의 생각을 명작을 통해 곱씹어보는 동시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하며 소설에 드러난 거장의 고민을 통해 읽은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는 평가다. 즉, 톨스토이 어떻게 살 것인가? 물음은 바로 우리 삶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톨스토이와 안나 카레니나, 그리고 인생을 곱씹어보며.. 마지막으로 저자는 톨스토이를 이렇게 평하고 있다.

"톨스토이는 예술가였지만 예술을 미워했다. 귀족이었지만 귀족을 미워했다. 90권이나 책을 썼지만 말을 믿지 않았다. 결혼을 했지만 결혼 제도를 부정했다. 언제나 육체의 욕구에 시달리면서 금욕을 주장했다.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였지만 지성을 증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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