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문학적 변방이었던 미국을 낭만주의 고딕소설과 시를 통해 세계 문학의 중심으로 이끈 ’에드거 앨런 포’.. 그런 그는 천재적 스토리텔링 소설가이자 시인이었으며 환상과 몽상에 사로잡혀 일생을 보내다 40년의 짧은 생애를 마친 그였다. 그런 그의 작품 세계를 자세히 알기 위해서 그가 남겼다던 총 58편의 단편집을 총망라한 국내 전집용 <우울과 몽상>을 며칠전 컬렉했었다.

그런데, 사실 그 책은 ’환상, 풍자, 추리, 공포’라는 4가지 테마로 나누어서 담겨 있고, 많은 이야깃거리와 함께 쪽수도 800페이지가 넘다보니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에는 또 들고서 읽기에는 부담이 된다. 물론, 소장용으로 집에서 읽고 싶을때는 얼마든지 찾아서 읽을 수 있는 컬렉션용이다. 하지만, 이런 소장용으로 말고 포우의 많은 단편집들..

즉, 8편 전후로 엑기스만을 모아놓은 단편집을 찾아보면 솔찮이 나온다. 그중에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적당한 책으로 고르다 골라서 고른 책.. 바로 2007년판 ’생각의 나무’에서 나온 양장본 형태의 <붉은 죽음의 가면>이다. 물론, 이 제목은 단편집중의 하나이다. 책은 알라딘 중고로 오천원에 컬렉했고, 특히 이 책은 세계 문학가들의 공포와 환상소설을 소개하는 ’기담문학 고딕총서’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야깃거리는 대표작인 ’검은 고양이’, ’어셔 저택의 붕괴’, ’M. 발드마 사건의 진실’을 비롯해서 총 14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번 작품들은 고립된 고성의 으스스한 실내, 생매장, 고문, 살인 등 선정적인 테마, 과장된 문체등 고딕소설의 관습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고딕적 분위기를 이용하여 독자의 공포심을 극대화시켰고, 이런 장르적 기법들과 냉철한 수학적 계산을 접목시켜 작품 속에서 단단한 구조적 아름다움을 구축했다는 소개이자 평가다.

이렇게 천재적 작가 에드거 앨런 포가 들려주는 아라베스크하고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들.. 그것은 어찌보면 우리네 심연에 깔린 어둠의 욕망을 깨우는 신호이자 발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대표 단편 전집인 <우울과 몽상>이 주는 아우라처럼 말이다. 이 책도 그런 느낌에 한발짝 다가서는 단편집 수작이 되길 기대하며 이 책 역자의 한 마디를 들어보자.

극도의 고통 속에서 이성과 광기를 넘나드는 포의 등장인물들은 악몽과도 같은 자신의 의식과 행동을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설명한다. 그들의 광기의 논리는 독자를 설득하지 못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한다. 즉, 그들을 광기로 내몰았을 고통에 주목하게 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그 무엇, 합리적 판단을 무력케 만드는 그 무엇, 날카로운 고통의 감각, 강렬한 사랑과 분노의 감정이다. 그래서 포의 소설은 줄거리보다는 공포의 느낌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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