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세계사중에 동양 역사를 관류하는 중국 역사라면 나름 관심이 가면서 조금은 알고 있는 수준이다. 중국 고전인 열국지, 삼국지, 초한지, 수호지등의 책을 통해서나 많은 정통 TV 사극을 보면서, 그리고 김용 선생의 작품등을 통해서 말이다. 그런데, 일본 역사라면 부끄럽게도 난 잘 모른다. 그 유명한 ’대망’ 역사 소설도 안 읽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북스토리에서 이 책의 서평단을 모집하는 것을 보고서 단박에 신청해서 운좋게 당첨됐다. 

정말 읽고 싶었고, 알고 싶었던 책인지라 이 책을 보고서 딱이다 싶었다. 물론, 일본의 고대나 중세시대 이야기가 아닌 바로 근대화..즉, 우리가 ’명치유신’이라 불리는 19세기 후반 일본의 메이지 천황 때에 에도 바쿠후(江戶幕府)를 무너뜨리고 중앙 집권 통일 국가를 이루며 일본 자본주의 형성의 기점이 된 변혁의 과정이라 일컫는 바로 ’메이지유신’때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냥 일반 역사서처럼 말글로 써내려 간 것이 아닌.. 이 책은 풍자화다.

풍자화?라니.. 그렇다. 프랑스 출신의 유명한 풍자화가인 ’조르주 비고(1860~1927)’가 실제로 당시 일본에서 지내면서 일본인들을 그리고 설명해 놓은 책이다. 그런데, 풍자화다보니 조금은 그림체가 독특하고 설정컷이 주류다. 그런데, 근대의 모습을 왜 이렇게 그린 것일까.. 그점은 19세기 후반 한국과 일본의 상이한 역사과정을 떠올릴때 일본 근대에 대한 이미지는 ’강자’의 인식이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일본인들은 ’문명국’을 자부하는 유럽인들의 시선에 단지 ‘인간을 흉내 내는 원숭이, 뻐드렁니, 어울리지 않는 색안경을 쓰고 양복을 입고 뽐내는 모습’으로 희화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희화화로만 그친 것이 아니라 그 속에는 당시 일본의 사회와 문화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즉, 메이지의 정치가, 고위 관료, 게이샤, 하녀, 병사등 다양한 근대 일본인의 삶과 문화의 실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 바로 지금의 일본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가 그려낸 수많은 작품들은 ’시미즈 이사오’라는 풍자화 연구화가 자세하게 작품에 대한 해설을 달았다. 여기 역자도 ’비고’를 아는 것이 곧 일본과 일본인을 이해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두 두 권으로 된 이 책은 위처럼 좌측에 그림, 우측에 해설이 담겨있다. 각 권에 대한 소개는 이렇다.

1권에서는 근대를 살아가는 일본인들의 모습으로서 철도를 처음으로 타게 된 일본인들과 병사, 게이샤, 창부 등의 모습을 그린 그림과 설명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비고 연구 노트’로, 이를 통해 비고가 살아온 모습, 비고가 바라보는 일본을 대략이나마 알 수 있다.

2권에서는 메이지 시대 일본인들의 생활상과 당시의 유명했던 사건, 인물을 그린 그림을 수록했다. 이러한 그림들을 통해 일본인들을 보는 비고의 시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또한 알 수 있다. 비고의 시선은 애정에서 뒤로 갈수록 희화화로 변모한다. 이는 그의 간행물들을 핍박한 일본의 행동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1권처럼 ‘비고 연구 노트’라는 명칭으로 비고의 자취를 부록으로 넣었다.

이렇게 본 책은 기존의 역사서들의 방식을 깨고, 풍자화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일본의 역사를 아니 그들의 속살을 훤히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어찌보면 가식적이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며 지금의 일본을 만든 모습이 아닐까 싶은데.. 너무나도 기대되는 책으로  흔하디 흔한 일본 역사서나 인문서가 아닌.. 이렇게 유니크한 책으로 일본 근대화의 속살을 마음껏 훔쳐볼 생각이다. 언제? 지금 당장.. 고고씽..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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