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이 정도로 사들였으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 된 것 같다. 책은 묶어서 4권을 알라딘에서 구했다. ’흑소소설’과 ’악의’는 중고로 4천원대에 그런데, 중고같지 않고 새 것 같다. ’괴소소설’은 7천원대, 명탐정의 규칙은 신간 할인가로 구해서 모두 28,000원에 나누면 권당 7,000원에 산 꼴이다.
사실, 작년에 영화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을 통해서 알게된 작가였지만.. 올해 들어서 여러 이야기를 다룬 단편집 연작 소설 시리즈중 <교통 경찰의 밤>과 블랙 유머 시리즈 세가지중 <독소소설>을 읽으면서 그의 팬이 되었다. 그의 이야기에 묻어나는 사회 풍자와 위트.. 그 속에서 펼쳐지는 사회속 인간 군상들의 비루함과 이중적인 모습들을 통한 블랙 유머와 미스터리적 이야기들.. 그렇다. 그것이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특징이자 그만의 색깔이다.
그래서, ’독소’까지 읽고나서 한 두달 전부터 나머지 ’괴소’와 ’흑소’도 살려고 담아두었는데.. 이번에 신작 ’명탐정의 규칙’과 ’악의’까지 구하게 됐다. 먼저, <괴소소설>과 <흑소소설>은 알다시피 블랙 유머 소설 시리즈중 두번째, 세번째.. 아니 그런 번호가 매겨진것은 아니지만.. 제목의 의미처럼 ’괴소’는 기이하고 괴이한 웃음, ’흑소’는 검고 음침한 웃음.. 벌써, 표지부터가 이 소설의 제목을 말해주고 있음이다.
더군다나, 모두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10편 전후의 단편들이 있어 부담없이 읽기에 좋고.. 그 속에서 블랙 유머의 풍자와 위트 그리고 마지막에 반전까지.. 그것이 이 블랙 유머 시리즈의 백미라 할 것이다. 사실 이런 유의 소설은 골방에 쳐박혀서 읽기 보다는 어느 무더운 여름날 피서지등 휴가철에 떠나는 여행중에 가볍게 들고가서..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발 담그고 수박 먹으면서 읽는게 최고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도 그때쯤 읽을려고 한다. ㅎ

그리고, <악의>.. 사실 악의하면 중국 전국시대에 제나라의 수십개 성을 접수한 연나라 장수 ’악의’가 생각나는데.. ㅎ 사실 구하지 않을려다가 이 책도 4천원대 싸게 있길래 켵가지로 같이 구했다. 이 소설은 하나의 큰 이야기로 단편집은 아니다. 제목에서처럼 바로 인간에 내재된 어둠의 이면인 ’악(惡)’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나간 추리소설이다. 인간이 악의를 품게됐을때 펼쳐지는 사건들과 그속에서 엇갈리는 진실과 거짓, 그러면서 뒤바뀌는 피해자와 가해자.. 과연, 악의의 결말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명탐정의 규칙>은 요즈음 도서 사이트에서 신간으로 홍보하고 있는 책이다. 벌써 표지에 놀라는 여자의 표정부터가 심상치 않다. 그런데, 이 책은 게이고가 최근에 쓴 것은 아니고, 이미 일본에서는 96년에 나온 책으로 당시 추리 소설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어떤 책이길래 파란을 일으켰을까.. 우선, 이 책은 바로 추리소설에 사용되고 있는 트릭과 상투성을 낱낱히 까발린 책으로 12편의 단편집이다.
그러면서 이런 단편집들은 추리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12개 패턴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각각의 패턴이 보여주는 상투성과 억지, 부자연스러움을 소설 안팎을 넘나들며 신랄하게 비난하며 추리 소설의 규칙과 형식을 꼼꼼히 분석했다는 소개다. 그래서, 어찌보면 이 책은 모든 추리소설의 가이드같은 책이 아닐까 싶다. 즉, 이런 트릭은 이렇게 사용되고, 허점은 무엇이고, 이런 범인은 이렇게 하게 되어 있다등 말이다. 기대되는 책으로 6월중으로 읽을 참이다.
암튼, 이렇게 이번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4권의 책들을 컬렉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아마도 먼저 접했던 <독소소설>에서 보여준 블랙 유머의 마력일지도 모른다. 또, 어떻게보면 한번 읽고 그냥 가볍게 지나치는 소설 속 이야기들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의 모순적인 비판과 풍자가 담겨있는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그의 시리즈들은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찾게 되는 것이고, 또 그의 작품을 읽게 되는 이유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