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슬럼독 밀리어네어
대니 보일 감독, 데브 파텔 외 출연 / 버즈픽쳐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여기 짧은 인생에 퀴즈로 백만장자가 돼 대박친 한 청년이 있다. 아니 대박뿐만이 아니라 사랑까지 골인하며 너무나 행복해하는 한 청년.. 하지만 그 청년의 인생은 쉽지 않았다. 퀴즈에서 1등하기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 퀴즈속에 청년의 인생이 담겨져 있었으니.. 영화가 말하고자 한 그의 인생 역정은 어땠을까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먼저, 
지구촌 양극화를 대변하는 인도의 미로같이 번잡한 빈민가 슬럼독(Slumdog)에서 나고 자란 한 소년 '자말'이 있다. 그런 소년이 어느덧 훌쩍 커 퀴즈쇼에 나와 1등을 한다. 어떻게 1등을 할 수 있었을까.. 바로 경찰에 잡혀가 고초를 겪는다. 너같이 고아출신에 못배우고 사회에서 잡일이나 하는 넘이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거다. 무언가 사기를 쳤거나 짜고친 고스톱이라 몰아세운다.

하지만 소년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왜냐 퀴즈쇼의 문제들이 모두 다 자기가 18년 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과 관련된 것이기에 나오는 문제마다 족족 맞춘다. 그러면서 그런 각 문제의 정답은 '자말'의 과거로 안내를 해주며 그 소년의 인생을 투영하고 있다. 이렇게 영화는 퀴즈라는 사회 공동체적 질문을 던지고 그 정답으로 인도 사회에서 어린 시절의 재미난 추억부터 부모를 잃고 부랑자 생활과 탈출기 그리고 어느덧 성장한 소년의 사랑이야기까지 그리며 관류하고 있다.

어찌보면 독특한 소재이자 기발함이 아닐 수 없다. 퀴즈속에 소년의 인생을 집어넣어 보여주다니.. 그리고 그 소년 '자말'은 정말 운도 좋게 매번 나오는 문제마다 자기가 겪은 인생이 힌트가 되어 정답을 맞춘다. 물론, 마지막 문제는 애인과 전화 찬스 질답이 실패했지만 그래도 그는 당당하게 맞춘다. 그러면서 영화는 초반 이런 질문을 던졌다.

자말 말릭은 퀴즈쇼에서 상금 6억원이 걸려있는 최종 단계에 왔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A: 속임수로 / B: 운이 좋아서 / C: 천재라서 / D: 영화 속 얘기니깐(It is written)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서 '자말'의 이 가능한 퀴즈쇼 1등의 이야기는 '영화 속 얘기니깐'으로 귀결시킨다. 그렇다. 영화니까 가능한 것이라는 한편의 픽션 드라마다. 그런데, 영화의 경력이 화려하다. 2009년 아카데미 8개 부문인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음악상, 편집상, 촬영상, 주제가상, 음향상을 수상하고, 2009 골든글로브 4개 최다부문 감독상, 작품상, 음악상, 각본상을 수상하는등 작년 한해를 석권한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

이렇게 대표적인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타며 바로 이런 비주얼을 연출한 감독은 90년대 히트작 '트레인 스포팅'과 '28' 시리즈중 '28일 후'로 21세기 군인 좀비 영화의 포문을 연 '대니 보일'의 작품이었다니 의외다. 자극적이고 스피드한 좀비에서 드라마적 퀴즈쇼로 가다니.. 이 분의 영역도 만만치 않음이다.

암튼, 제목이 주는 의미 '빈민가에서 난 백만장자'처럼 꿈같은 영화같은 정말 로또 같은 이야기지만.. 영화가 주는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는다해도 인도의 빈민가에서 개구장이로 또는 억척스럽게 버티며 살아온 그의 짦은 인생을 퀴즈쇼로 투영시키고 또 그 퀴즈쇼는 소년의 인생을 아니 어찌보면 지금 인도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여과없이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그 소년의 소박한 꿈과 같이 말이다. 그것은 장중함이 아닌 군더더기 없는 정갈함으로 그려냈기에 더 와닿지 않나 싶다. 또한 마지막에 다함께 차차차 인도산 뮤지컬 춤을 추며 끝내듯 이 영화는 분명 산뜻한 영화임에는 틀림 없을 것이다. 결국, 인생이 퀴즈이든 퀴즈가 인생이든 무엇이 중요하랴.. 어차피 인생이 영화가 아니겠는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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