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자 - The outlow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복잡다변한 인간사 아니 인류사와 함께 장식해온 '복수'라는 개념.. 이제는 이런 복수를 표출하는 책이나 드라마, 영화로 나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복수'는 우리 인간사에 어느덧 자리 매김하고 있으니 그만큼 '복수'가 주는 임팩트가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선한 인간을 단박에 악하게 만들어 버리는 '복수'.. 그런 복수의 과정에서 우리는 울분과 광분의 카타르시스를 접하는데 아마 영화적 소재로도 제일 많이 나온게 아닌가 싶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처럼 말이다. 암튼, 여기 그런 '복수'를 대입시킨 감우성 주연의 영화가 있으니 우리 영화 <무법자>다. 먼저, 시놉시스는 이렇다.  

도시를 장악한 이유없는 살인이 벌어진다. 왜 죽였어? ...이유가 필요해? 아무 이유 없이 잔인하게 죽어 간 시체들을 마주하고 분노하는 강력반 형사 오정수(감우성).. 사건 수사 중 만난 피해자 지현과 결혼하지만 두 사람은 참혹한 기억을 극복하지 못한다. 동료형사 소영(장신영)은 묻지마 살인 사건 현장에서 참혹하게 죽은 아내와 딸을 안고 오열하는 정수를 발견 하는데.. 경찰도 법도 심판하지 못한 범인들을 향한 그의 가열찬 복수가 시작된다!

이렇게 스토리는 아주 간단하다. 무참히 살해된 아내와 딸을 위해 복수를 펼치는 강력계 형사 출신의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나 엣지있게 그들을 처단한다는 영화.. 그런데, 이 영화는 꽤 불편하다. 초반부터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는 젊은이들에게 끌려간 한 여자가 무참히 강간을 당하는 장면을 통해 보는이로 하여금 불편한 울분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 여자는 그곳을 탈출해 살아난다. 그러면서 오정수 형사 앞에서 증언을 하지만 그녀는 소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겪으며 힘들어 한다.

이런 그녀는 안아주며 둘은 결혼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나 싶더니만.. 여자는 여전히 괴로워하며 불현듯 가출하고 돌아온다. 그러던 어느날 공원에서 남편을 기다리는 부인과 딸.. 그둘은 딸이 오줌이 매렸다며 잠시 어느 화장실에 들른다. 그런데, 그 화장실에 뽕쟁미 미친 젊은 미국 교포 2명이 들어와 그녀를 강간하고 살해한 후 어린 딸까지 죽여버린다. 바로 십 수년전 실제로 벌어졌고 작년에 영화로까지 나온 '이태원 살인사건'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때부터 주인공 정수는 형사직을 사퇴하고 복수를 준비한다. 그들을 처단하기 위해서.. 그래서 그 미친 뽕쨍이 젊은 두명과 그들을 무죄로 풀어준 판사와 검사까지 잡아들인다. 그리고, 그들을 어느 도심의 한복판 광장에다 족쇄를 채우고 쇠사슬을 감아 세워놓는다. 온몸에 폭탄장치와 함께 말이다. 그들 가운데에는 바로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한 그가 철제 가면과 목소리 변조로 그들을 조정하고 이런 그를 잡으러 온 경찰과 대치를 이루게 되는데..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과연, 주인공 정수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복수를 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복수와 함께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이렇게 영화는 실제 벌어졌던 '이태원 살인사건'의 모티브를 따워서 그대로 재현했고, 아직도 미제의 사건으로 남은 그 살인범들을 처단하는 그림으로 표출했다. 즉, '이태원 살인사건'의 번외편이라 할까.. 그런데, 이런 비주얼들 특히 마지막 광장에서 처단하는 그림들은 짜집기를 한 흔적이 역력하다.

'쏘우'식의 게임을 풀듯 처단법과 목소리 변조, '다크나이트'의 동전 던지기와 전체적 그림은 이런 살인게임을 조정하는 '모범시민' 을 보듯이 말이다. 이렇게 소위 짬뽕이 되면서 우리식 복수의 그림은 조금은 어설퍼 보이지만 나름 마지막에 반전도 있어 노력한 흔적은 엿보인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 그림은 좋은 점수를 받기에 부족하다.

주인공 감우성이 분연한 '복수의 화신'같은 연기력 부족이 아닌 연출의 문제.. 제목처럼 <무법자>를 제대로 표출하지 못했다.
가열찬 복수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마지막 포텐 표출을 위한 전 단계의 그림들이 상충된 느낌이다. 마치 무법자가 아니라 탈법자처럼 말이다. 그래도 이런식의 엣지있게 복수라면 같이 울분에 동참한 이들에게는 어느 정도 쾌감을 선사했음이다. 

하지만 이런 쾌감은 조장된 그림으로 신선함이 떨어지니 차라리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 누나의 처단 방식이 제일 간단하고 와 닿지 않나 싶다. 임팩트있게 말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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