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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 - Invictu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우리는 흔히 스포츠를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알다싶이 누구나 그 결과를 예상할 수 없고 그 과정속에서 펼쳐친 경기는 재미는 물론 감동과 환희를 함께 안겨주며 때로는 분노와 슬픔까지도 아우르는 현대사회의 고도화된 문화 유희이다. 동계 올림픽때 우리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고, 즐겁고, 분노케하는 스포츠라는 문화 유희에 정치라는 고도의 술수가 결합되면 어떻게 될까..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고대 로마의 경우 콜로세움 경기장에서 검투사끼리 대결을 시키며 '빵과 서커스'로 대표되는 이른바 대중들에게 유희를 통한 통제와 통치기술.. 가까운 우리의 경우 80년대초 전두환 정권이 국민들을 정치에서 눈을 돌리기 위한 일환이자 우매화 정책으로 야구, 축구, 씨름등의 프로경기의 탄생들.. 이렇게 스포츠는 정치에 관여돼 이용되기도 한다. 물론 스포츠는 스포츠일뿐 달리 보는 견해도 있지만.. 여기 정치와 스포츠의 결합을 절묘하게 이끌어내며 감동과 환희까지 안겨줄꺼라 홍보한 영화가 있으니 바로 '인빅터스'로 시놉시스는 이렇다.
1990년, 로벤 아일랜드 감옥에서 출소한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는 남아공화국의 악명높은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없애고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흑인들도 선거에 참가할 수 있는 민주적 선거제도의 정립을 위해 애쓴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1994년, 만델라는 높은 지지율로 남아공화국의 대통령에 당선된다. 하지만, 그의 당선도 점점 고조되고 있던 흑백간의 긴장감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이에 만델라 대통령은 1995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개최하게 된 럭비 월드컵(Rugby World Cup)을 인종갈등 해소의 기회로 삼고자 결심하고,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백인선수들로 구성된 탓에 흑인 국민들이 미워하던 럭비 국가대표팀 ‘스프링복스(Springboks)’를 적극 지원한다. 만넬라와 만난 스프링복스 팀의 주장 프랑소와 피에나르(맷 데이먼)도 만델라가 주는 무언의 메시지를 깨닫고 그에게 동참하기로 마음먹는다. 만델라의 적극적인 응원은 흑인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스프링복스 팀 역시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주며 온 국민의 응원을 받게 되는데...
![](http://pds17.egloos.com/pds/201003/06/73/a0106573_4b91faa5b92dd.jpg)
이렇게 영화의 주인공은 역사적 인물 '넬슨 만델라(이하 만델라)'다. 그를 자세히 몰라도 '넬슨 만델라'하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 인종 차별정책에 맞서 인권 운동을 펼치며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즉 그는 21세기 인권의 상징으로 불리우는 사람이다. 그런 상징적 인물이 영화속에서 그려지며 그의 정치 역정을 그린 아니 30년 가까이 수감되다 출소하며 정치의 중심으로 나선 1994년 첫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그림부터 시작된다. 그런 모건 프리먼의 모습이 실제 만델라와 너무 흡사할 정도로 잘 어울려 보인다.
이렇게 대통령으로 업무를 시작하며 인종차별 정책에 맞선 그의 노력은 바로 자국의 럭비 대표팀 '스프링복스'로 투영시켜 보여주고 있다. 즉, 백인으로 구성된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최약체 팀이지만 실력을 떠나서 자국민들은 그들을 응원하지도 지지하지 않는다. 바로 인종 차별에 앞장선 백인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표면화된 차별앞에 만델라가 나서 자신을 감옥으로 내민 백인들이었지만 포용과 설득의 정치로 의지와 신념을 발휘하며 반발하던 국민들에게 자국팀의 가치를 설명하고 대표팀을 찾아가 무언의 힘을 보탠다.
그래서 결국 1995년 남아공 럭비 월드컵에서 자국팀은 우승을 하게 됐으니 실제의 스포츠 기록이다.(위 그림 우측) 그래서 많이 봐온 클리셰답게 마지막은 우승하는 경기의 장면으로 마무리 짓는다. 이렇게 자국의 대표팀이 우승하기까지 과정은 단순히 그들의 스포츠 실력을 떠나서 화합과 포용의 정치로 아우르며 그들에게 무한의 가치를 부여한 만델라의 신념과 의지의 표출로 그려냈다. 물론, 그런 비주얼과 메세지는 이제는 배우가 아닌 노장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만의 연출력으로 말이다.
하지만 영화는 정치와 스포츠의 통합의 과정이 때로는 관조적으로 느슨하게 그리며 루즈함이 엿보기도 했고, 스포츠가 주는 감동은 기존에 많이 봐온 스포츠 영화처럼 크게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지만 실제 만델라를 보는듯한 '모건 프리먼'의 연기력과 아직도 본 시리즈의 첩보원 이미지로 각인된 '맷 데이먼'이지만 여기 럭비팀 주장역을 통한 스포츠 열정을 보여주며 두 배우의 존재감만으로 충분히 커버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만의 연출력으로 승부한 드라마적 이야기인 영화..
그것은 바로 영화 제목 '인빅터스(Invictus)'는 실제 만델라가 애송한 시로써 윌리엄 E 헨리의 시에 나오는 제목이다. 즉, 수감시절 주야장천 마음속으로 읊조린 그것처럼.. '정복되지 않는 내 영혼을 위해서.. 나는 내 운명의 지배자요.. 내 영혼의 선장은 바로 내 자신이다.' 라는 라틴어 의미처럼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신념의 도전을 포용과 화합의 설득으로 이끌어낸 만델라 대통령의 고달팠던 기난긴 인생의 한 단편을 잘 보여준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그것은 정치가 스포츠를 이용했든 스포츠가 정치에 이용됐든.. 그는 그것을 이용이 아닌 서로 모순되는 상황에서도 융화될 수 있다는 그만의 신념과 의지의 정치철학을 보여준 것은 아닐까 싶다. 또 그것이 영화가 말하려는 메세지일 것이다. 바로 제목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