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의 제국 - 새로운 중국, 마오쩌둥을 넘어서
필립 판 지음, 김춘수 옮김 / 말글빛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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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국가 풀네임 ’중화인민공화국’ 이 인민공화국을 1949년에 선포한 ’중국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마오쩌둥(Mao Zedong 1893~1976, 이하 마오) 이른바 모택동이자 줄여서는 마오.. 그가 집권한 중국 공산당은 중국 근현대사에 많은 족족을 남겼고 또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점철된 영욕의 역사이다. 그런 마오가 만든 제국은 어떠했으며, 그 제국속에서 펼쳐진 투쟁의 역사는 어떻게 평가 받고 있을까.. 또한 아직도 마오의 그림자에 갇혀있거나 벗어나려는 노력등 진정한 중국의 모습은 무엇일까.. 

바로 여기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 대학에서 수학하며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워싱턴 포스트>의 중국 특파원으로 활동한 저자 ’필핍 판’이 중국을 수년간 좇으며 기록한 이야기들이 생생한 증언과 함께 펼쳐진다. 이에 간단히 각 내용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우선, 책 구성은 총 3부(회상, 부패, 투쟁의 계절)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회상’편에서는 1989년 민주 개혁을 외치는 시위 학생들에게 정부가 총칼을 들이댄 천안문 사태.. 이 엄청난 유혈사태 중심에는 당시 공산당 총 서기로서 당 서열 3위의 자오쯔양(조자양, 1919~2005)이 있었다. 그는 바로 공산당의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시위대에 나서 그들을 돌려보내려 애썼던 인물로 이 사태 이후 무려 17년동안 가택 연금을 당했다. 그 과정속에 대중들은 그를 잊어갔지만 2005년 병사하면서 그를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조촐한 장례식을 치르며 민주화 투쟁의 당 간부로 그는 인민들 마음속에 남았다.

또 이런 맥락과 같이 한 사람이 있으니 당 간부는 아니었지만 베이징 대학에서 수학한 젊은 여성 ’펑 린자오’의 투쟁의 기록이 가열차게 적혀있다. 어린 시절에는 마오를 자신의 아버지라 부르며 뼈속까지 공산당을 지지했던 그녀가 대학시절 그 사상의 괴리감에 빠져 마오의 사상을 비판하면서 적이 되고 만다. 결국 반주자파운동의 일환으로 극우주의자로 몰려 수감되고 혈서를 쓰는등 수감내내 가열차게 당을 향한 가열찬 비판은 계속 이어졌고 1968년 36세의 일기로 총살형에 처해졌으니 바로 생생한 증언과 기록을 통해서 린자오의 투쟁과 정신을 기리자는 메세지가 강하게 전달돼 있다.

그리고, 회상의 마지막 이야기 ’홍위병의 무덤’ 이른바 문화대혁명속에서 ’마오의 아이들’이라는 닉으로 불리며 학생들로 구성돼 반체제 인사들을 처단하는데 앞장선 그들.. 그들의 활약은 중국 남서부의 경제도시인 충칭시에서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벌어졌고 급기야 세력이 확산되면서 각종 홍위병이 생기며 세력들간에 피튀기는 살육의 현장으로 수많은 참상을 빚었다.

결국, 그들은 충칭시 샤핑공원에서 좀 떨어진 한켠에 공동묘지로 남았고, 중국 정부는 이것을 문화대혁명의 과오이자 거울로 삼기 위해서 문화 유산으로 지정하며 그들의 원혼을 달랬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과거 회상을 통해서 마오의 제국이 펼쳤던 사상과 운동의 중심에서 피해자로 때로는 가해자로 기록된 그들을 담아낸 1부였다.

2부는 바로 ’부패’다. 지금의 거대 중국도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로 심각한 수준이다. 바로 1976년 마오가 죽고 덩샤오핑이 정권을 잡으면서 서구의 자유시장경제 도입으로 인한 80-90년대의 중국의 부패의 자화상을 제대로 그려내고 있다. 노동자의 삶의 편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오히려 그들의 이념처럼 노동자 계급을 보호해야 할 판에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특히 당시 광부들의 처절한 삶도 여기에 펼쳐진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2000년대에도 불합리한 노동자들 탄압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궐기하고 그 속에서 가열찬 투쟁속에 지금 중국의 노동 현주소를 되짚고 있다. 

이렇게 노동자들의 삶은 바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주택문제로 까지 이어지며 대규모 재개발 프로젝트였던 ’진바오 대로 프로젝트’때문에 길거리로 나 앉게된 이야기를 통해서 그 중심에는 2001년 포브스지가 뽑은 중국의 거부이자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마담 ’천리화’의 일화를 소개한다. 한마디로 부동산 땅부자로 그녀의 재산 형성과정에는 당 간부와의 검은 커넥션과 개발 호재를 틈탄 각종 비리로 얻은 결과물들 그러면서 그녀을 위시한 중국의 부자들 자화상이 나열되며 노동자들은 그렇게 자본앞에 퇴거 당하고 마는 현실을 고발한다.

이런 현실은 도시 노동자들 뿐만이 아니라 농촌에까지 눈을 돌리는데.. 특히 농촌은 도시 근로자보다 몇배의 세금 부담이 가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조세저항운동을 펼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대거 구속되고 조세 폭등에 대한 항거는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어느 부부가 저술한 <중국 농민에 대한 탐구>라는 책자가 일약 베스트셀러로 오르며 공산당 지배의 어두운 이면을 솔직히 밝히며 저항은 확산되었고 또 그 과정에서 어느 공산당 간부의 고소로 법정까지 갔지만 아직도 판결이 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말한다. 이렇게 80년대부터 극심해진 부패의 자화상의 모습들은 지금까지 이어져오며 그 중심에는 도시와 농촌 노동자들의 처절한 삶의 현장이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3부 ’투쟁의 계절’에서는 말 그대로 투쟁의 기록이다. 아직도 중국 공산당은 건재하고 하지만 자유시장경제의 도입으로 눈부신 경제 성장속에 가려진 이면들.. 바로 지금도 자행되고 있는 공산당의 통제와 억압에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2003년 중국에서 싸스(SARS)가 발생했음에도 쉬쉬하며 감추려던 정부와 이를 알고 앞에 나서서 싸스의 위험성을 제대로 폭로한 어느 의사의 이야기, 또 언론의 중심에 있는 수많은 신문들은 여전히 감시를 받고 이른바 나쁜 기사를 쓰면 안되는 상황에서 어느 신문기자의 진실된 보도의 이야기..

그리고 앞에서 밝힌 <중국 농민에 대한 탐구>가 법정 소송까지 가며 그들의 변호를 맡은 인권 변호사의 중국 사법제도에 대한 가열찬 비판과 마지막으로 맹인인 한사람이 당이 내걸었던 점진적인 인구 억제 계획의 일환인 ’한 자녀 운동’을 통한 불법 강제시술과 낙태들의 행태에 반기를 들어 구속까지 당한 이야기까지 그들의 투쟁은 계절에 상관없이 계속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투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돌아오는 결과물은 아직도 요원한 것이 작금의 중국의 모습이라 볼 수 있다.

그 모습은 바로 60년전 마오에 의해서 세위진 그들의 제국.. 그 제국은 사상과 체제를 통제하고 억압해 오며 수많은 희생자와 영욕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80년대부터 급변하는 세계화의 물결속에 중국도 그들의 시장과 자본을 받아들였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모습이 아닌 그들의 일당 지배체제처럼 바로 권위주의에 물들은 그들만의 수정적, 권위적 자본주의 양태로 나타난 결과물이다. 그 결과는 수 많은 폐단과 부패를 낳으며 인간의 기본 인권까지 침해되는 사태의 속출로 연결되고 있다.

물론, 눈부신 경제 발전과 부를 축적하며 세계 경제 대국의 면모를 갖춘 중국이지만.. 그 이면에는 도전과 시련에 직면해 있고 마오에서 시작된 일당지배 체제에 물든 권위주의적 국가체제는 아직도 건재하기에 이 책의 소제처럼 ’중국은 과연 마오쩌둥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저자가 생각하는 중국의 모습을 써내려 간것이 아닌 생생한 증언을 통한 기록의 산물답게 보여준 저널리즘의 성과는 놀랍도록 중국을 제대로 해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새로운 중국, 마오쩌둥을 넘어서라는 부제 즉 ’Out of MAO’s Shadow’ 처럼 바로 그 그림자를 넘어서야 새로운 전망이 보인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래서 지금의 중국은 두 얼굴을 가진 모습일 수 밖에 없고 그 두 얼굴은 시시때때로 변모하며 국가를 지배 운영해 오고 있기에 그들이 만들어낸 제국은 자신들을 투영시킨 거울이자 자화상이다. 물론 그 거울에 비친 모습을 어떻게 보는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거울은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사실을 잊으며 안 될 것이다. 그래서 거울에 비친 그들의 제국의 모습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강추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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