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펭귄클래식 4
조지 오웰 지음, 최희섭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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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클래식 세계고전 문학전집 50권을 사고나서 첫번째로 읽은 작품이 바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다. 예전에 문학동네판 <1984>와 최근 <위건 부두로 가는 길>까지 읽고 나서 의무감?에 찾게 된 책.. 사실 어린시절 동화식 우화집으로 읽었던 <동물농장>을 이참에 제대로 읽기 위해서 첫번째로 선택한 작품이다. 역시 조지 오웰답다. 정치 풍자 우화답게 그만의 위트적 재미와 풍자가 가열차다.

그런데, 이 작품은 정치 풍자 소설 최고의 고전답게 국내에 여러 출판사에서 소개가 됐는데.. 특히 펭귄클래식 시리즈(이하 펭클) 책은 <동물농장>의 내용을 담기전에 앞 뒤로 알찬 구성이 돋보인다. 책 머릿말 서문에 외국 소설가이자 비평가 '맬컴 브래드버리'의 서문을 장황하게 언급하며 <동물농장>과 오웰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또 이어진 '피터 데이비슨'교수의 말을 통해서 <동물농장>의 여러 판본과 원본도 언급하며 출판의 우여곡절도 소개하고 있다.

또한 본 내용이 끝나고 책 뒷편에는 조지 오웰이 직접 쓴 서문이 부록1로 자세히 수록되어서 이 작품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고스란히 접할 수 있다. 또 부록 2에서도 우크라이나어판 직접 쓴 서문으로 자신의 생애와 생각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정작 본 내용은 100여 페이지밖에 안되는 책이지만 앞 뒤에 비평, 판본, 서문등을 넣으며 알차게 구성한 펭클의 동물농장.. 이미 민음사등 다른 판으로 읽으신 분들이 많겠지만 간단히 줄거를 정리해 보면 이렇다.

장원농장의 동물들은 가장 존경받는 어르신 수퇘지 '메이저' 영감의 멋진 연설과 '영국의 동물' 노래 통해서 혁명을 예고한다. 이런 예고에 심취된 동물들은 자신들을 괴롭혀온 농장 주인 존스를 몰아내고 자기들만의 '동물농장'을 만든다. 모든 동물들이 자유롭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것이 그들의 지상 최대의 목표.. 일곱계명을 만들어 잘 협력하며 사는 슬로건은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로 시작돼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혁명을 이룬 이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몫대로 열심히 일하는 가운데 전면에 나선 두 수퇘지 '스노볼'과 '나폴레옹'.. 그들은 협심해서 인간들이 공격한 외양간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한껏 고취된다. 하지만 두 수장의 대립이 심화되며 나폴레옹측은 스노볼을 반동으로 몰아 급기야 몰아내고 선동을 일삼는다. 결국 나폴레옹이 동물농장의 지배자로 떠오르며 그의 독단과 독재가 서서히 시작된다. 최대 건설 목표인 풍차 건설을 위한 노동력 착취부터 매회 집회 금지및 각종 규제등 농장의 분위기는 점점 살벌하게 변해간다.

그런 살벌한 분위기에 앞장서는 이는 나폴레옹의 오른팔 스퀼러가 앞장서 각종 선동 정치를 한다. 그의 말 한마디에 어제의 동지가 적이되고 주창해온 일곱 계명이 하나씩 사라지고 바뀌는등 중심에 바로 그가 있었다. 그러던 중 외부 인간세력과 또 싸우게된 풍차 전투에서 동물농장은 위기를 맞이하지만 나름의 승리를 거뒀고 대신 풍차는 무너지고 말았으니 그들의 꿈도 사라지고 만 것이다. 급기야 동물농장에서 가장 열심이며 '나폴레옹은 항상 옳다'며 최일선에 열심히 일해온 '복서'가 도살장으로 팔려가 죽게된다.

그리고, 몇년이 지난뒤 동물농장은 예전보다 돈을 많이 벌었지만 이미 나폴레옹은 인간들과 거래를 통해서 자신들이 꿈꿔온 이상을 저버리고 동물들의 삶은 더욱더 피폐해간다. 급기야 나폴레옹 일파는 인간들과 카드놀이를 하며 격렬한 말다툼을 벌이는데.. 그 모습이 어느 것이 돼지이고 어느 것이 인간의 모습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는 소회로 <동물농장>은 끝을 맺는다.

이렇게 본 작품은 동물들을 의인화 시키며 우화 형식을 빌린 정치 풍자 소설이다. 즉, 각각의 동물들은 당시 오웰이 작품을 구상하고 출간되기까지 시대적 배경이 된 소련의 전체주의하에서 스탈린과 그의 부하들은 민중들이 일으킨 러시아 혁명을 배반했다는 직접적인 암시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그래서 이런한 이유로 원고는 출간이 늦어져 4번의 퇴짜를 맞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출판거절은 좌익, 중도, 우익 모두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는 것을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 서문에서도 조지 오웰은 언급한다. 그런 소련의 전체주으로 가는 과정이 담겨져 있지만 영국의 이야기를 한 것이고 주로 스탈린주의의 진정한 본질에 관해 영국의 자유주의자들을 설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즉, 1941년 이후 영국의 소위 지식인들이 대부분 러시아의 선전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반복하면서 보여준 비굴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친러시아주의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모든 억압 조직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비방하는데 집중했음을 또 말한다.

그리고, 자신 스스로도 이 작품은 잘못 흘러간 혁명의 역사를 다루는 작품으로 또한 혁명의 원칙을 왜곡할 때마다 동원했던 온갖 변명들의 역사를 낱낱히 살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동물로 의인화된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공포와 선전이 난무하고 혁명적인 자기 배반 과정의 무서운 힘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이러한 것에 반대하며 가장 중요한 사실은 바로 사상과 언론의 자유라는 점에 그는 존 밀턴의 작품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 "옛 자유라는 알려진 법칙으로..."를 인용한다.

이렇게 <동물농장>은 정치적, 도덕적으로 활력이 넘치는 입장에서 견지하고 쓴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설득력 있는 정치 풍자 우화 소설이다. 물론 이 동물농장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과거의 어떤 혁명에 대한 우화이기도 하지만 그 이후 아니 작금의 현실 사회나 정치에서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편의 메세지적 드라마인 셈이다.

그래서 기억나는 여러곳의 위트적 문구들이 많이 와 닿지만.. 그중에서 양들이 주야장천 외쳐댄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로 시작된 슬로건이 나중에는 "네 발은 좋고 두발은 좋다"는 바뀌는 상황이 씁쓸하기만 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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