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2 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박찬옥 감독, 서우 외 출연 / 이오스엔터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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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답은 그렇지 않다. 영화 포스터 제목처럼 "이 사람.. 사랑하면 안돼요?"라는 자극적인 멘트로 유혹한 영화.. 아니 정상적인 남녀간의 사랑이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냐만은.. 이 영화는 형부와 처제라는 관계 설정부터 그런 유혹의 올가미를 만들었다. 더군다나 매력적인 저음 보이스를 가진 이선균과 TV물 '탐나는도다'의 앙증맞은 제주처녀로 인기몰이를 한 서우양의 그림만으로 단박에 눈길을 끈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1996년 봄, 그가 나타났다. 은모(서우)의 언니, 최은수가 서울에서 온 대학생 김중식(이선균)을 좋아하기 시작할 때부터 은모는 중식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결국 언니는 그와 결혼한다. 돈을 벌어오겠다고 은모가 가출한 사이 언니는 사고로 목숨을 잃고 어른인 중식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인 은모는 그와 함께 살아가기로 하는데...

이렇게 형부 중식과 처제 은모가 극의 중심이다. 하지만 은모의 언니 은수가 사고로 죽으면서 둘만의 생활은 시작되고 그런 그들의 그림은 아스트랄하게 흘러간다. 그러던중 중식이 민중운동으로 투옥되고 은모는 그런 빈자리로 인해 인도도 여행을 떠나고 돌아왔을때 중식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같은 자리에서 은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중식은 강사 생활을 때려치고 철거민들 투쟁에 앞장선 위원장으로 분연한다. 그러면서 영화는 그런 재개발앞에 쫓겨나갈 힘없는 서민들의 투쟁을 담았냈다. 하지만 처제 은모는 그런 형부를 보면서 미덥지 않는다. 보험금때문에 언니를 죽게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잠재된 의혹때문에 그렇다. 결국, 은모는 그를 향해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것에 끝까지 매달리는데...

그런데, 영화는 이런 둘의 대치점을 시간 순으로 그려내지 않고 과거로 갔다 다시 오는 나름 어지러운 플롯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 영화의 시선이나 그림들은 마치 독립영화를 보는 연출과 분위기로 일관되어 있다. 때로는 루즈하게 말이다. 

그러나, 형부와 처제로 연기한 이선균과 서우의 무미건조한 일상과 모습은 그들 연기력과 함께 나름 연출이 돋보이지만 무언가 김빠진 모습들의 연속이다. 그러면서 결국, 둘은 다시 사랑하는 모드로 돌변하며 파국을 맞이하나 싶었는데.. 그냥 거기까지다. 그 이상으로 발전하지 않으며 그냥 애틋한 情의 감정선까지 도달하고 만다. 무언가 아쉬움이 남지만 영화는 그런 여운과 여백으로 남겨둔 느낌이다.

즉, 그 情의 폭발이 아닌 스며드는 정이랄까.. 결국 이 세상에 의지할 사람은 두 사람 뿐이었던 말인가.. 이렇게 어찌보면 형부와 처제의 위험하고 금지된 사랑이라는 엄청난 떡밥은 던졌지만 최고의 수위대신 형부의 눈으로 바라보며 때로는 잔잔하게 여운있게 그려낸 멜로물..

두 배우의 잔잔한 연기때문에 돋보이는 작품이 되었지만 영화적으로 흥행하긴 힘든 소재라는 생각이다. 왜냐 이런 주제를 제대로 연출하기는 사실 어려운게 아닌가 싶다. 잘못 하면 안개속으로 빠져들지 모르기 때문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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