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 S.E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조엘 코엔 감독, 스티브 부세미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코엔 형제의 처녀작 <블러드 심플>과 어찌보면 궤를 같이하는 코엔 형제의 또다른 스릴러 명작 <파고(Fargo, 1996년작)>.. 이 영화는 요즈음 나름 히트치고 있는 우리 스릴러 영화 <용서는 없다>의 김형준 감독이 몇주전 EBS에 나와서 자신이 추천하는 명화로 이야기한 작품이다. 그가 이 영화를 통해서 스릴러물의 전형과 인간의 일그러진 탐욕을 잘 그렸다는 평을 했는데 그래서 나도 나름 찜해두었던 영화로 먼저, 시놉시스는 이렇다.

"이 이야기는 실화로, 이 사건은 1987년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당사자들의 요청에 따라 등장인물은 가명을 사용하였으며,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사건 발생 그대로를 묘사하였다."

1987년 미국 노스 다코타주 파고(Fargo, North Dakota). 빚에 쪼들린 자동차 세일즈맨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gaard: 윌리암 H. 마시 분)는 자신의 아내(Jean Lundegaard: 크리스틴 루드루드 분)를 유괴하여 돈 많은 장인(Scotty Lundegaard: 토니 덴맨 분)으로부터 몸값을 받아 내는 계획을 세운다. 제리는 자동차 수리공 샘을 통해 잡범 (Carl Showalter: 스티브 부세미 분)과 게어(Gaear Grimsrud: 피터 스토메어 분)를 소개받는다. 폭설이 내리는 어느 겨울밤, 파고의 후미진 바에서 만난 제리와 칼과 게어. 제리는 범인들과 8만불의 몸값을 나누어 갖기로 하고 아내의 납치를 의뢰한다. 범인들에겐 회사에서 새로 출고한 밤색 씨에라 자동차까지 몰래 빌려준다.

납치범들은 제리의 아내 진을 납치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사건이 엉뚱한 곳에서 뒤엉키기 시작한다. 진을 태우고 은신처로 향해 가던 범인들이 뜻하지 않게 고속도로에서 속도위반으로 검문을 받게 된 것이다. 당황한 칼과 게어. 어쨌든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신분이 노출될까 두려워 한 게어의 총구가 경찰관을 향해 불을 뿜는다. 설상가상으로, 살인현장을 목격한 지나가던 무고한 사람을 쫓아가 두사람 마저 죽이고 마는데...

이렇게 이 작품도 우리네 사고 사건속에서 간혹 나오는 그림들이다. 보험금을 노릴려고 위장해 교통사고를 내거나 살해를 하는등.. 여기서도 남편은 돈이 궁해지자 돈 많은 장인 어른의 돈을 노리기 위해서 아내를 납치하는 위장극을 벌이고.. 나중에 납치범들과 반반씩 나눠자는 제안을 한다. 그러면서 납치범들이 부인을 납치하는데.. 그런데, 이 납치범들이 단순 납치를 하는 수준이 아니다. 경찰관을 죽이고, 목격자들도 서슴치 않게 죽이는 그런 살인마들이다.   



그래서 면면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다. 위의 그림에서 좌측의 저분은 영화 '콘에어'에서 변태스런 성격파탄자 범죄자로 나왔는데 극중 물빠진 수영장에서 어린 소녀와 얘기씬은 기억에 선하다. 그리고 오른쪽 저분.. 바로 최고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1'에서 감옥수들의 짱으로 나오신 아브라찌 형님..ㅎ 암튼, 이 둘은 극의 중심으로 인간의 탐욕의 정점에 있는 놈들이다. 돈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그런 넘들 말이다.

그리고 이런 살인마 납치범을 잡기 위한 시골 경찰 서장역으로 '마지'(프란시스 맥도맨드 분)라는 여자분이 사건을 맡게 됐는데 만삭의 몸이다. 참 독특한게 코엔식이라면 만삭은 또 무엇을 의미할지 생각하게 만든다.ㅎ 암튼, 단순 납치만해서 나중에 돈주고 반반 나누려는 의도가 점점 희색되어 가고.. 직접 딸을 찾아나서며 돈을 건네주려던 장인까지 죽게되면서 점입가경이다. 그러면서 이 두 납치범들도 동상이몽속에 서로 죽이려 하며 파국을 맞게 되는 그런 이야기다. 그렇다면 납치극 원흉인 주인공 남자는 어떻게 됐을까?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독특하다. 페이크 다큐로 알려진 공포 스릴러 <파라노말 액티비티>나 <블레어 윗치>처럼 이 영화도 처음 시작에서 영화는 이 사건이 실제 일어났음을 밝히고 있다. 즉, 제목과 동일한 미국의 지방 도시 '파고'를 배경으로 하여 돈을 목적으로 남편이 범법자들을 사주하여 아내를 납치한 충격적인 사건을 그린 이야기인데.. 하지만 납치, 살인이 뒤얽힌 실화극이 아닌 실화처럼 가장한 이야기였다고 나중에 코엔 형제는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실화같은 이야기는 작금의 현실에서도 적잖이 나오는게 우리네 현실이다. 그래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파고(Fargo)는 지방 도시의 이름말고도 'far-gone'처럼 '일이 돌이킬 수 없이 멀리 꼬여 들어간다'라는 뜻을 갖고 있어서 인간이 벌인 일들의 일그러진 탐욕을 시사하는 충분히 공감하는 제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어찌보면 단순하고 스릴러적인 요소가 아니라 그냥 납치를 통한 살인사건 이야기를 무미건조하게 다룬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아마도 10여년 전에 나와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런 무미건조함 속에는 무언가 음산하고 장중한 영화 음악을 통해서 극의 연출을 돋보이게 하는 독특한 리듬감과 함께.. 두 살인마 납치범의 행각을 속도감있게 좇으며 서스펜스적 재미를 준 작품에는 이견이 없을 거라 본다. 

물론 그런 그림 속에는 인간에 대한 일그러진 탐욕이 자리잡고 있으니 바로 돈이다. 처녀작 <블러드 심플>처럼 말이다. 또한 본 작품은 코엔 형제의 6번째 영화이고 이들의 최고 작품으로 평가되며 96년 깐느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고, '97년 아카데미 여우주연, 각본상을 수상하였고, 골든 글로브에서 작품, 감독, 여우주연,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된 유명 작품임은 찾아보면 다 나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런 연장 선장선에서 요즈음 코맥 매카시의 걸작 <더 로드>를 책과 영화를 통해서 만나보면서 알게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노인을 위한 나라가 없다(No country for old man)>다. 더군다나 원작자는 코맥 매카시고 영상을 만든이는 코엔 형제였기에 더 끌리는 이유중 하나다. 원작 책은 이미 지른 상태로 책을 먼저 읽고.. 2008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장작이자 코엔식의 최신 스릴러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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