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2DISC)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 시바사키 코우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나름 추리소설류를 좋아하다보니 처음 '용의자 X의 헌신' 책을 대했을때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더군다나 이 원작은 2006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최근에 개봉한 영화 <백야행>의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작품이다. 그래서 더욱더 끌려서 읽고 싶었지만 여차저차해서 못읽게 된 이야기.. 하지만, 말글이 아닌 비쥬얼 영화로 만난 '용의자 X의 헌신'은 좀 특이하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영화답지 않게 조용한 느낌으로 다가왔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두 남자의 뜨거운 대결이 시작됐다.

어느 날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사망자가 ‘토가시 신지’임이 판명되자, 그의 행적을 조사한 ‘우츠미’ 형사는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로 전처 ‘야스코’를 지목한다. 하지만 그녀의 완벽한 알리바이에 수사의 한계에 부딪힌 우츠미는 천재 탐정 ‘갈릴레오’라 불리는 물리학자 ‘유카와’ 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사건의 전말을 확인한 유카와는 용의자의 옆집에 사는 남자가 대학시절 유일하게 수학 천재로 인정했던 동창 ‘이시가미’란 사실에 그가 야스코의 뒤에서 알리바이를 조작하고 있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이시가미와 접촉하며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단 정답은 반드시 있어.” 서서히 드러나는 천재 수학자의 치밀하고 완벽한 알리바이의 실체.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한 남자의 뜨거운 헌신이 밝혀진다!

이렇게 영화는 추리극답게 사건을 던져준다. 즉, 두 모녀가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그둘의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바로 전남편이 찾아와 돈을 뜯으며 행패를 부린다. 급기야 전 남편의 행패를 보다못한 두 모녀는 그를 죽이게 되고 위험에 빠진다. 하지만 이 현장을 옆에서 지켜본 아니 알게된 자가 있으니.. 그는 은둔형 스타일의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참 어둡고 조용한 옆집 남자 '이시가미'다. 하지만 그는 직접 나서 두 모녀를 도와 알리바이를 조작해 법망을 피해간다.

하지만, 이런 범죄 사건에 형사 인력이 투입된 가운데 소위 탐정 '갈릴레오'로 불리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가 사건을 조사해 나간다. 그런데, 이 두 남자는 대학 동창으로 둘다 실력파 학구적 스타일로 범상치 않은 두뇌 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러면서 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 수학자 '이시가미'의 범죄가 드러나는 가운데 궁지에 몰린다. 하지만 이미 '이시가미'는 예견하고 있던일로 받아들이며 순수히 오라를 받는데.. 그런데, 그는 왜 두 모녀를 위해서 범죄를 뒤집어 썼을까?

이것은 스포가 될 수 있지만 영화나 원작의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바로 '헌신'이라는 화두다. 헌신이 무엇인가? 바로 사랑과 함께 그것도 숭고한 사랑에서 요하는 불가결의 필요충분 조건 아닌가? 바로 '이시가미'즉 일명 헌신남은 두 모녀를 위해 죄를 뒤집어 씌고 그녀들 대신 죄값을 치른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왜 그렇게 했을까? 물론, 비쥬얼의 그림을 통해서 그 수학자가 좀체 어둡고 조용한 성정으로 대변되면서 야스코를 지근에서 오매불망 플라토닉 사랑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이코에 스토커는 아니다.

그래서.. 영화의 느낌은 처음 범죄에서 추리로 넘어갔다가 잠깐 두 남자가 산을 타며 조난영화로 가더니만 종국에는 지극한 멜로로 종결을 맺은 느낌이다. 이렇게 비쥬얼의 영화는 큰 화두이자 의문점인 용의자 X 헌신남 '이시가미'는 왜 죄를 뒤집어 쓰고 죽으려 했을까? 하는 의문의 여지를 남겼다. 아니면 자신이 자살할 죽음의 충동을 막아준 두 모녀에 대한 단순한 감사 차원의 보답이었나? 혹은 천재 수학자답게 영원한 미지수 X를 완성시키려는 자신만의 고도의 프로젝트였을까? 이래저래 의문이 드는 점들이다.

이런것은 바로 수학자 역을 한 배우의 시종일관 조용하고 암울한 연기가 그렇게 보이고 또 장치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용의자 X의 진정한 헌신은 무엇이었을까? 아니면 말그대로 용두사미 엑스(x)로 그치며 불행한 수학자의 필생의 프로젝트가 실패한 자기 반영일지도 모르겠다. 암튼, 영화도 추리극이라는 대전제에 의도된 실패극을 보는 느낌으로 다가왔으니.. 원작은 어떨런지 모르겠다. 그래서 용의자 X의 진정한 헌신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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