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집행자 - The Excution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 개봉 당시 20만여명을 모으며 흥행의 핵으로 서나했더니 대기업 판권의 횡포?등 극장에서 교차상영으로 조기에 막내리게 됐다는 조선묵씨의 가열찬 주장과 영화 개봉 전후로 해서 신참 교도관역으로 나온 윤계상이 '좌파는 꽉 막혔다'는 개드립으로 인해서 적잖이 영화 흥행에 찬물?을 끼얹은 영화 '집행자'.. 이렇게 영화의 주제인 사형제도 찬반 논란의 첨예한 화두를 던지며 나름 이목을 끌었던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어느 교도관의 첫 사형집행기.. 오늘 출근하면 3명을 죽여야 한다.
고시원 생활 3년, 백수 재경(윤계상)은 드디어 교도관으로 취직하게 된다. 하지만 첫날부터 짓궂은 재소자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게 되는 재경. 어리버리한 그에게 10년 차 교사 종호(조재현)는 "짐승은 강한 놈에게 덤비지 않는 법"이라며 재소자를 다루는 법을 하나씩 가르쳐간다. 재소자들에 군림하는 종호나 사형수와 정겹게 장기를 두는 김교위(박인환)의 모습 모두 재경의 눈에는 낯설기만 하다. 어느 날, 서울교도소는 일대 파란이 인다. 지난 12년간 중지됐던 사형집행이 연쇄살인범 장용두 사건을 계기로 되살아 난 것. 법무부의 사형집행명령서가 전달되고 교도관들은 패닉상태로 빠져드는데..
이렇게 영화는 어느 신참 교도관 재경(윤계상)눈에 맞혀져 있다. 즉, 그를 통해서 영화를 이야기하고 이끌어간다. 교도관으로 첫 사회생활을 하게 된 재경의 눈에 교도소는 어떤 세상일까? 쉽지 않은 세상인 것이다. 그 안에도 나름의 위계질서가 있어 재소자들은 그를 신참이라 놀리지만 그런 속에서 신참은 선배 교도관(조재현)을 통해서 이들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나간다. 이런면에서 조재현의 역할과 연기는 많은 부분이 수긍이 간다. '그들은 개고 쓰레기야.. 짐승은 약자만 무는 법이야'등 달래 카리스마 조가 아니라는..ㅎ
하지만, 영화는 웬지 영화를 보는 느낌보다 한편의 미니시리즈 단편을 보는 듯 하다. 물론, 영화의 큰 핵인 '사형집행'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진행되는데.. 악질 연쇄살인범과 20년넘게 복역하며 인간 냄새가 나는 장기수.. 영화는 두 사람을 저울질하며 사형집행의 찬반을 묻는듯 하다. 즉, 악질범 인간 쓰레기는 사형 찬성이고 장기수의 사형 집행은 반대라는 극단적인 물음에 보는이로 하여금 동참과 함께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연출을 보인다.
그러면서 이들을 집행하는 교도관들의 심리 상태를 말한다. 주인공 신참 윤계상은 여자친구의 혼전임신으로 고민에 빠지며 뱃속의 생명에 대한 낙태냐 낳느냐의 문제를 투영시켜 사형논란을 말하고 있고.. 또한 선배 교도관 조재현은 교도생활의 잔뼈가 굵었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연쇄살인범 사형집행의 실수로 끝까지 목숨을 옥죄는 모습을 통해서 그의 고뇌를 말하고 있다. 어떻게보면 사형집행의 또다른 피해자로 집행자 교도관도 있다고 말하고 있는 듯 하는데..
그러나, 영화는 사실 그런 무거운 주제를 그려내기엔 역부족이 느껴진다. 그냥 신참 교도관의 교도생활 적응기를 보는 듯하다. 그속에는 10년 넘게 사형집행이 안되며 사실 사형제도 폐지국이 된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렇게 극화된 내용을 통해서 사형집행을 하게된 교도관을 그리며 찬반의 화두를 던졌지만 그 그림은 사실 객관적이고 중립을 지켜내기에 버거워 보인건 사실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윤계상의 사형집행후 마지막 술집에서 외침도 그리 와닿지 않는다. 그저 신참이 사형집행을 통해서 받은 충격파일뿐..
어찌보면 이 영화는 사형제도와 집행이라는 인간사에 얽힌 기나긴 실타래를 풀려고 노력한 이면에 감춰진 또다른 상업영화가 아닐까 싶다. 즉, 사형제 찬반이라는 대형주제에 영화는 사실 많이 버거워한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 그래서 감히 인권영화는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처음 알았다. 사형집행 수당이 7만원이었다는 사실과 교도관역중 한명인 정경호가 사형집행후 우리가 '망나니'냐며 개드립 친 얘기에 쓴 웃음이..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