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 Thirs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서양 공포 호러물에 단골 소재인 뱀파이어가 우리식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것도 일반 평이한 연출이 아닌 그로테스크하며 독창적인 스토리와 감각적인 영상으로 <복수는 나의 것>,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로 이어지는 복수의 삼부작으로 유명한 감독 박찬욱이 연출했다는 박쥐.. 영화는 눈길을 끌게 만드는 이른바 '거시기 마케팅'인 송강호의 성기 노출과 김옥빈의 가슴 노출.. 그리고 둘의 치명적인 섹스가 난무?했다는 입소문을 탄 영화.. 하지만 무언가 내제된 메세지를 던져준 영화다. 아니다 최악의 영화로 남는게 없다등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 가운데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신부, 뱀파이어가 되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신부 ‘상현’은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괴로워 하다가 해외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백신개발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실험 도중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음에 이르고,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 받아 기적적으로 소생한다. 하지만 그 피는 상현을 뱀파이어로 만들어버렸다. 피를 원하는 육체적 욕구와 살인을 원치 않는 신앙심의 충돌은 상현을 짓누르지만 피를 먹지 않고 그는 살 수가 없다. 하지만 살인하지 않고 사람의 피를 어떻게 구한단 말인가? 

이렇게 뱀파이어가 된 신부.. 뭐 대단한 설정도 아니다. 외국 뱀파이어 영화에서도 많이 나온 소재다. 그리고 그렇게 뱀파이어가 된 신부는 항상 자신이 지켜온 신앙심 앞에 번뇌와 고뇌를 하게 되어 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살인을 하지 않고 피를 구하기 위한 고군분투의 모습.. 그런데, 그 모습이 웬지 웃기기도 하고 작위적이며 극의 초반은 지루함속에 신부 상현의 말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흑백미를 조화시킨 영상미로 영화는 찻잔속의 고요처럼 잔잔하게 흐르며 피칠을 하는 대비감은 좋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신부 상현은 새로운 인물 태주(김옥빈)을 만나면서 그는 알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에 빠지고.. 급기야 둘은 섹스 쾌락에 빠져든다. 그런데 이런 태주의 설정 캐릭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마치 암울하고 우울증에 빠진 주부역을 한 김옥빈의 연기력 논란을 떠나서.. 그녀는 마치 연극에서 방백을 치듯 내뱉는 그녀의 연기는 심히 보기 불편하다. 너무 역설적으로 애쓰려는 흔적히 역력한데.. 하지만 이 애쓰는 흔적들을 갖고 간 그녀는 후반으로 갈수록 포텐하는 이질감 또한 보여준다.

암튼, 둘의 계속된 치명적인 관계속에서 태주는 상현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처음에는 두려움을 갖지만 상현과 작당해서 그녀의 남편 강우(신하균)을 죽이게 된다. 여기서 강우역의 신하균은 마마보이스럽고 사이코같은 열연으로 극에 긴장감을 주었다. 결국, 상현과 태주는 더욱더 가까워지고 태주도 상현의 도움으로 이른바 뱀파이어 걸이 된다. 그때부터 태주 그녀만의 살인의 광기는 시작되고 그런 태주를 상현은 막으려 하는데 쉽지 않다.

과연, 두 뱀파이어의 치명적인 사랑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의 치명적인 사랑과 행각을 지켜본 이가 있었으니 이 부분은 영화내에서 독특한 설정으로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즉, 제 삼자의 눈으로 그들의 치명적 행각을 지켜본 그는 과연 끝까지 살아 남을 수 있었을까? 영화를 볼 분들을 위해 남겨둔다.

암튼, 박찬욱 감독 영화라 다른 리뷰도 보면서 많은 의미가 내포된 영화라는 평이 다수다. 예를들면, 박찬욱 감독의 자전적인 얘기다. 원작 소설을 읽어봐야 그의 연출 의도를 알 수 있다. 인간의 본능과 억압된 욕망속에서 감춰진 윤리 사이에 끊임없이 갈등하는 영화다. 아니면 사랑과 전쟁의 흡혈귀 버전부터 최악이다는 평까지 다양하다.

사실 내 느낌은 이렇다. 웬지 B급스러움을 A급으로 포장하려는 노력이 보인 영화였다. 즉, 서양에서는 흔한 소재가 된 뱀파이어를 우리식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속에서 그려낸 아주 지극스런 치정 멜로물.. 하지만 그 치정 멜로 속에 종교적 관점에서 숨겨진 인간의 광기와 번뇌를 그려내며 피칠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얻고자 했던 영화라 본다. 그래서 제목도 Bat가 아니라 Thirst 갈증이 아니겠는가.. 물론, 그 갈증에 대한 염원은 저마다 틀리니 잘들 푸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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