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인'은 초대형 SF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다. 더군다나 '팀 버튼'이라는 이름만으로 단박에 이목을 끄는 영화 '나인'.. 하지만, 이번에 이 영화는 감독이 아닌 제작자로 나서면서 그의 명성답지 않은 영화라는 이야기도 있긴 하는데..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인류의 미래를 구할 9개의 희망이 태어났다!!
과학 문명의 폭주, 인간의 욕망이 극한으로 치닫자, 인류는 종말을 맞이했다. 남은 것은 황량한 폐허로 변해버린 지구. 하지만 인류의 마지막을 예견한 한 과학자에 의해 9개의 생명체가 탄생되었다. 홀로 남은 줄 알았던 9은 괴물 기계 군단을 피해 살아남은 생존자 무리를 발견하게 된다. 오만한 리더 1, 4차원 발명가 2, 쌍둥이 학자 3과 4, 열혈 기술자 5, 별난 예술가 6, 풍운의 여전사 7, 행동대장 8. 타고난 운명을 따라 9은 이들과 함께 원정대를 이루어 전쟁을 치르려 한다.
하지만 성격도 가치관도 전부 다른 대원들은 좀처럼 합심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이들이 대항해야 할 적은 너무나도 강력하다. 도무지 이길 승산이 보이지 않는 전쟁, 그리고 원정대를 엄습해오는 두려움. 이들에게 선택은 둘 중 하나다! 맞서 싸우거나, 아니면 영영 숨어살거나.. 괴물 기계군단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 9. 이제 미래는 9의 손에 달려있다.
이렇듯 과학 문명의 이기로 인류는 망하고 기계문명이 지배하는 다크한 세상.. 이 다크한 세상은 도리어 암흑보다는 우울한 황금빛의 피폐된 도시를 그려냈는데.. 여기에 봉제인형 허수아비의 모양을 섞어놓은 듯한 조그만 기계 생명체 나인(9)이 다른 넘버들(1-8)과 함께 흉측한 괴물 기계 군단을 무찌른다는 이야기다. 어찌보면 흔한 SF류에 벗어나지 않은 진부한 스토리이지만..
'팀 버튼'의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화제를 끄는 이 영화는 기존의 '유령 신부'와 '크리스마스 악몽'에서 뛰어난 상상력과 독특한 그림을 만들어낸 그의 역량이 이번 작품에서도 표출된 작품이다. 하지만, 이런 독특한 캐릭터 연출과 비쥬얼의 영상미는 인정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은 아쉬운 감이 있다. 각 씬마다 괴물 기계 군단을 피해다니는 컷은 따로 노는 느낌이고 각 넘버들이 연계된 스토리는 약하다. 이것은 아마도 원작 11분의 단편에서 장편으로 만들면서 생긴 오류?의 느낌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보다도 그만이 지금까지 만들어낸 살아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향연만큼은 좋다. 더군다나 이번 캐릭은 금방 눈물이 쏟아질것 같은 큰 눈망울의 봉제인형은 귀엽기까지 하니 말이다. 이렇게 실사와 같이 역동적이고 실감나는 영상을 화면 전체 그려내며 황폐화된 지구에 던져진 가녀린 9명의 생명체들.. 어찌보면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 되버린 그들이 기계 군단과 맞서 싸우는 모습은 인류에 대한 경고이자 메세지다. 더군다나 10을 못채운 불완전한 존재로 대변될수 있는 그들이지만 소수 정예의 9명의 전사들의 활약상 만큼은 볼만하니 '나인'을 통해 만나보자.
과연 그들은 기계 군단을 무찌르며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아니면 구한다 하더라도 이미 황폐화된 지구에 남겨진 그들은 무엇을 할까.. 그것은 남겨진 자의 몫일 것이다. 무엇을 고민하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