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한성례 옮김 / 부엔리브로 / 200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다싶이 고대 로마사라면 전문가나 덕후분들 빼고는 일반 대중들에게 베스트셀러가 된 '로마인 이야기'는 유명하다. 하지만 시리즈 15권 전권을 못 읽어보거나 압박?에 시달려온 독자들에게 친절히도 한권으로 압축해서 정리해준 시오노 나나미 할매의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다 읽어본 소감을 한마디로 평가하면 저자가 로마빠라는 것을 폄하하기 전에.. 로마제국 천년역사의 그 이면을 심플하게 설명해준 가이드북 같은 느낌이다.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역사는 인간이다'로 시작된 논거는 1장부터 3장까지는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하면서 왕정시대를 거치고 브루투스가 열은 공화정 시대에서 집정관-원로원-시민회의 유기적 관계와 켈트족등의 주변 민족에 침략당한 로마의 진통들.. 그러면서 조직의 로마로 거듭나면서 로마연합과 가도건설등을 통한 패권을 이뤄가는 과정을 술술 설명해 주고 있다. 하지만 100여년에 걸쳐 벌어진 역사적 대사건 포에니 전쟁에서 한니발에게 칸나에 전투에서 대패하고 나서 스키피오의 등장으로 자마 전투에서 조직력으로 카르타고를 멸망시킨 로마..

이 포에니 전쟁의 결과 로마는 동쪽 소아시아에서 서쪽은 이베리아 반도까지 지중해 세계의 패권국가로 받돋음했는데.. 이게 마냥 좋은것만은 아니었다. 저자는 여기서 '승자의 혼미'라는 소제로 로마가 승전뒤의 아픔을 여실히 애기하고 있다. 더욱더 강대해진 원로원 세력과 로마 자작농의 몰락, 공동화되는 공화정에서 기사 계급이 나오면서 부의 축적이 빈부의 심각한 양극화로 나타나며 로마 연합의 균열까지 로마는 승전뒤에 도리어 혼란에 빠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혼란기에 역사가 그러하듯 개혁세력이 나오는것은 당연지사.. 대표적인 티베리우스와 가이우스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세력의 등장.. 이 그라쿠스의 외할버지는 바로 한니발을 무찌른 스키피오였다. 그라쿠스 형제가 실업대책, 농지개혁과 국경자유화의 개혁을 단행하지만 로마의 권위를 지키려는 원로원 세력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이후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실업대책의 해결로 군제개혁을 통한 지원병제를 도입하지만 병역의무와 피의 세금 징수과정에서 불만히 표출되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로마연합의 동맹국들간 동맹자 전쟁(B.C.91년)까지 치르게 된다.

여기서 또 하나의 인물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의 등장.. 술라는 누구던가.. 공화정주의자를 신봉한 정치적이자 쿠테타를 일의킨 독재자로 그 또한 속속 개혁정책을 펴나가면서 원로원을 증원하고 호민관 제도의 약화등 군사개혁을 단행하는데.. 이같은 그의 '공화정 정화'를 위한 개혁은 그의 사후 바로 붕괴되고.. 그가 키운 폼페이우스가 등장하고 다음에 카이사르가 나타나며 로마 공화정은 끝을 보게 된다.

7장 카이사르 편에서는 그를 로마 역사상 최고의 '창조적인 천재'로 일컫으며 갈리아 지방을 정복하면서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그의 관용과 종신 독재관으로 나서며 공화정을 폐지하고 새로운 정치체제, 즉 제정으로 로마를 이행시키려는 개혁.. 여기서 진정한 개혁은 기존것을 없애는 것이 아닌 새로운 조합을 통한 재구축을 말한다. 이런 카이사르식의 개혁과 식민도시 속주도 로마라는 평화선언등 기존의 공격의 시대에서 방비의 시대로 제국의 설계도를 만들며 지금의 유럽을 만들었다고 평가하니.. 지금의 서유럽 도시의 상당수가 카이사르 이후의 로마제국 시대에 만들어진 군단 기지나 식민 도시를 기원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카이사르도 관용의 원대함이 원로원에 부딪쳐 그가 왕위를 노린다는 확신에 그가 키운 양자 브루투스와 그의 일당들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B.C.44년 3월15일) 이런 사건으로 이후 카이사르의 양자 옥타비아누스가 나타나 내란은 확대되고 안토니오누스와 클레오파트라를 무찌른 악티온 해전까지.. 결국, 옥타비아누스가 공화정의 원로원들을 구어삶는 위선의 모습으로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를 받고 초대 황제에 오르며 '팍스로마나'(로마에 의한 평화) 슬로건을 내세운다. 이것은 세제와 군제의 개편으로 방위 체제 확립등 카이사르가 그린 제국의 설계도를 완성하며 제국을 만든 남자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평가하는 점이자 로마가 지내온 길이다.

이렇게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는 고대의 이야기로 치부되는 것이 아니라 '패자도 동화시킨다'는 큰 전제하에.. 오늘날 우리에게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며 소통과 개방이라는 덕목을 교훈삼아 이야기하고 있다. 그 덕목의 진실이 단순 로마에 심취돼서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폄하가 있기전에.. 고대 로마제국의 천년 역사속에 무수한 국난을 극복하고 거대한 승자의 제국을 건설한 로마인들의 삶의 방식을.. 지금 우리들의 삶과 투영해 보자는 저자의 순수한 의도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여담으로, 본 책 마지막에 부록으로 나나미 할매가 로마 영웅들의 성적을 5가지로 나누어 각각 인물 평들을 했는데.. 그리스의 페리클레스와 로마는 카이사르에게만 만점은 주었으니 역시 시저빠 답다는..ㅎ  암튼, 로마인 이야기 전권 읽기에 부담스런 분들은 이 한권으로 가볍게 읽어 보시기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