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칸타타
김병종.최재천 지음 / 너와숲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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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예찬하는 최적의 장소는 어디일까. 초록색의 나무와 꽃으로 가득한 이름 모를 정원을 떠올리거나, 아니면 한강이나 지리산 같은 대표적인 자연경관을 떠올린 이도 있을 것이다. 노란 병아리옷으로 가득한 유치원 교실이나 아이의 첫울음이 울려퍼지는 산부인과 분만실을 떠올리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황량한 적막감이 감도는 사막이야말로 '생명'을 주제로 사색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다.

〈바보 예수〉와 〈생명의 노래〉로 유명한 화가 김병종 가천대 석좌교수는 사하라 사막에 다녀간 후, "생명이 고갈된 사막이야말로 〈생명의 노래〉를 부르기 좋은 곳이 아닐까. 누가 알겠는가. 노래가 있다면 어느 날 사막에도 꽃이 피어날지."라고 썼다. 한국화가의 에세이를 읽게 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는데, 이렇게 그림과 더불어 읽어보니 색다른 감칠맛이 있다. 예술가의 궁극의 화두는 역시 생명일 수밖에 없다. 그에게는 '생명 화가'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다.

사막 말고, 열대 정글 역시 생명을 노래하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다. 열대 정글을 종일 누비던 생물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에게는 '생명 과학자'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닌다. 베스트셀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의 저자이고, 2012년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 제인 구달과 함께 '생명다양성 재단'을 설립한 창립 멤버이다. 그는 시인이 되고 싶었던 소년이 동물학과를 선택한 사연이나 국립생태원장이라는 새로운 도전까지, 자신의 생명애와 생명 탐구와 관련된 작지만 정말 중요한 개인사를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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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 숲속 현자의 내맡김 수업
마이클 A. 싱어 지음, 이균형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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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찾는 데 시간이 전혀 걸리지 않는 것도 있다. 바로 참나가 그러하다. 참나는 지금 여기서 바로 접속할 수 있다. 방법만 제대로 알면 말이다. 뭔가를 찾는 데는 장소의 이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참나의 자리를 찾는 데에는 그런 장소의 이동이 불필요하다. 방법만 제대로 알면 말이다. 참나는 파랑새와도 같다. 외부에서 찾으려고 조바심을 내거나 안달하면 오히려 시간만 지체되고 애만 먹는다. 혹자는 엄청난 영적 고통의 과정을 거쳐야 참나의 자리에 이를 수 있다고 하지만, 붓다의 오랜 통찰처럼 극단적인 고행보단 중도가 오히려 참나를 만나는 참열쇠다. 심신을 닥달한다고 해서 내면의 평화와 자유가 얻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내면의 자유와 평화, 내적 깨달음을 과연 어떻게 얻을 것인가. 영적 스승 마이클 싱어는 이 책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라이팅하우스, 2023)에서 참나를 자각하고 내면의 자유를 얻는 명상 수련법을 제시하는데, 기본적으로 내맡기기(surrender), 받아들이기(acceptance), 저항하지 않기(nonresistance)와 같은 마음챙김을 바탕으로 한다. 내적 자유와 평화를 훼방하는 장애물은 의식이 본능이나 습관처럼 향하는 외부세계, 마음(생각), 감정이다. 여기서 저자는 참나가 주는 해방된 삶(Living Untethered)을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개인의 마음은 세 가지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 여기의 층, 삼스카라(samskara)의 층, 개인적 생각의 층이다. 진정한 해방된 삶이란 이 세 가지 마음의 층을 극복하는 일이다. '지금 여기의 층'이란 현재의 외부세계의 경험이 펼쳐져 일어나는, 마음의 맨 첫 번째 층이다. '삼스카라의 층'은 경험과 결부된 과거의 이미지가 저장되어 있는, 마음의 두 번째 층이다. ‘개인적 생각의 층’은 삼스카라로 인해 생겨난 마음의 상처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마음의 세 번째 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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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심리를 읽는 마음사전 - 알아두면 평생 쓸모 있는 마음에 관한 모든 것
김상준 지음 / 보아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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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 인간을 합리적인 이성적 존재로 본다면, 심리학은 인간을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인 존재로 본다. 과학과 논리를 중시하는계몽 이성의 힘은 정작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고 인도하는 무의식의 방대한 영역에 대해 속수무책이었다. 우리 마음은 본질적으로 다변적이고 다층적이며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은 인간 마음의 영역을 크게 의식, 잠재의식, 무의식으로 삼분하고, 개인의 역사를 도입해서 우리 마음엔 감정적인 어린아이와 이성적인 어른이 공존하고 있다고 간주한다. 또한 아동기, 청년기, 성인기, 노년기에 작동하는 발달 단계적 특징과 마음의 기제를 살피곤 한다.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이 복잡하고 미묘한 마음을 보다 쉽게 들여다보는 방안으로 '마음사전'을 펴냈다. 백과사전식 구성이기에, 마음이 혹하거나 동하는 부분을 찾아 살펴 보면 된다. 가령 첫 테마는 우울증처럼 보이지 않는 우울증인 '가면성 우울증'에 대한 소개고, 마지막 테마는 '희생양이 존재하는 이유'다.

내가 마음사전에서 제일 처음 들여다 본 내용은 '까미유 끌로델을 통해 살펴보는 정신증'이었다. 잘 알다시피, 까미유 끌로델은 프랑스의 조각가 로댕의 연인이자 정신병원에 감금된 채 생을 마감한 천재 예술가다. 한때 시인 릴케가 쓴 로댕의 평전과 까미유의 오빠가 쓴 평전을 꼼꼼하게 읽은 적이 있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천재 예술가의 빛과 그림자를 단박에 보여준 케이스가 로댕과 카미유 아닐까 싶다. 내가 까미유 평전을 읽었을 땐 그 예쁘장한 사진에 미혹되어 로댕과의 결별이 정신병을 촉발했고, 30년간 정신병동에 갇혀 지낸 것은 결국 "로댕의 음모와 가족의 무관심, 가부장적인 남성사회의 희생양"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저자는 카미유 끌로델을 전형적인 조현병 환자로 추정한다. 조현병은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이상에 의해서 증상이 생긴다. 조현병이 처음에는 '조발성 치매'라고 불렸던 대목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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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종이 작업실 - Welcome to the Paper Workroom
박종이(박혜윤) 지음 / 지콜론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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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가까워지면 부쩍 늘어나는 것이 있다. 바로 종이다.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 등 이런저런 카드를 만드느라 종이와 색연필도 덩달아 늘어나게 된다. 종이를 갖고 뭔가를 만드는 작업을 '페이퍼 아트'라고 한다. 평면의 종이가 입체감 있는 조형물이 되는 과정은 섬세하고 꼼꼼한 태도, 그리고 강인한 인내심이 필수적이다. 정교한 칼질과 풀질은 말할 것도 없고,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 빠르면 이삼십 분, 늦으면 며칠 혹은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페이퍼 아티스트 박종이(박혜윤)님의 작업 덕분에 견문을 크게 넓힐 수 있었다. 그동안 평범한 종이접기나 팝업북과 팝업 카드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페이퍼 아트의 세계가 얼마나 다양하고 광활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페이퍼 아트의 종류는 다양하다. 종이접기, 페이퍼 플라워, 페이퍼 레이어드, 페이퍼 스컬쳐, 페이퍼 컷팅 등이 있다. 종이 외에 페이퍼 아트의 기본 도구들로 가위, 곡선칼, 커터칼 같은 커팅 도구와 나무 스틱, 스페츌러, 양면테이프, 목공풀, 글루건 같은 접착 도구, 그리고 커팅 매트, 자, 롤링막대, 도트봉, 핀셋 같은 기타 도구들이 있다.

모든 아트는 기본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특히 종이를 접거나 잘라서 평면에서 입체로 변화시키는 방식인 만큼, 평면 만들기(직선, 곡선, 원형, 접는 선)와 입체 만들기(정육면체, 직육면체, 원기둥, 구)가 기본기에 해당한다. 이런 기본기에 힘입어 풍경, 모빌, 화병, 몬스테라, 토마토, 레몬, 버섯, 가지, 로즈메리, 서양배, 금매화, 데이지, 꽃마리, 동백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각 작업마다 난이도가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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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 기분에 지지 않고 삶의 통제력을 되찾는 몸 중심 심리연습
미셸 블룸 지음, 동현민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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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영혼을 잠식하는 뇌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불안한 뇌, 다른 하나는 우울한 뇌다. 불안이 유기체 자체의 진화적 산물이라면, 우울은 문명 생활의 유기적 부산물이라고 하겠다. 그동안 뇌를 다스리는 치료법으로 인지적 접근법이 유행했는데, 요즘은 다시 몸에 집중하는 소매틱 해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임상심리치료사 미셸 블룸이 바로 불안한 뇌를 치료하는 방식으로 몸에 집중하는 소매틱 심리치료사다. 우리 몸은 불안을 알고 있다. 뻣뻣해진 근육, 두근거림, 밭은 호흡 등이 우리 몸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불안의 증후다. 저자에 따르면, 불안이란 "'과거' 경험의 영향 아래 '현재' 느껴지는 공포감이며, '미래' 예측에 영향을 끼친다."

특정 문제 및 상황에 관해 몸이 느끼는 포괄적이면서 막연한 감각적 느낌을 '의미 있는 느낌'이라고 한다. 의미 있는 느낌은 재능, 활력, 회복 같은 긍정적인 면과 연결될 수도 있고, 불안, 공황, 공포 같은 부정적인 면과 연결될 수도 있다. 저자의 소매틱 심리치료는 의미 있는 느낌을 구체화한 '몸의 소리 듣기'와 '몸적 자아'에 주목한다. 불안감이 심해질 때도 몸의 소리 듣기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그리고 몸적 자아에 다시 다가갈 수 있도록 SOAR 연습을 개발했다. SOAR은 감각하기(sensing), 관찰하기(observing), 표현하기(articulating), 돌아보기(reflecting)의 줄임말이다.

먼저, 감각하기란 몸에 주의력을 집중해 현재 솟아나는 의미 있는 느낌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머리가 묵직하지는 않은지, 얼굴이 붉어지거나 목이 메지 않는지, 평상시 놓치던 몸감각에 주목한다. 관찰하기는 알아차린 느낌들을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단계다. 무엇이 느껴지는지, 색깔, 크기 등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핀다. 표현하기는 관찰하기를 통해 파악한 느낌을 입 밖으로 직접 소리 내어 표현해보는 단계다. 이를 통해 내가 공포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한다. 돌아보기란 자리에 앉아서 지금까지 경험한 의미 있는 느낌을 사색해보는 일이다. 감각이 내게 말을 건다면 어떤 말을 할지, 유독 강렬하게 떠오른 생각이나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때 내 몸은 어떻게 반응했는지 찬찬히 반추한다. 이를 통해 불안의 근원과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소매틱 치료는 좌뇌와 우뇌, 몸과 마음 모두의 통합과 균형을 지향한다. SOAR 연습은 몸의 느낌을 감각하고 그 감각을 관찰한 다음, 관찰한 것을 표현하고, 표현한 것을 돌아보는 과정인데, 이 과정을 거치면 좌뇌와 우뇌의 기능을 통합시켜 신경계를 조절할 수 있다. 몸의 소리 듣기를 통해 이중 알아차림이 가능해지면 순간적으로 몰려오는 공포는 과거의 산물이라는 사실과, 나는 그때와는 다른 지금 이 순간,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동시에 알아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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