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심리를 읽는 마음사전 - 알아두면 평생 쓸모 있는 마음에 관한 모든 것
김상준 지음 / 보아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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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 인간을 합리적인 이성적 존재로 본다면, 심리학은 인간을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인 존재로 본다. 과학과 논리를 중시하는계몽 이성의 힘은 정작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고 인도하는 무의식의 방대한 영역에 대해 속수무책이었다. 우리 마음은 본질적으로 다변적이고 다층적이며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은 인간 마음의 영역을 크게 의식, 잠재의식, 무의식으로 삼분하고, 개인의 역사를 도입해서 우리 마음엔 감정적인 어린아이와 이성적인 어른이 공존하고 있다고 간주한다. 또한 아동기, 청년기, 성인기, 노년기에 작동하는 발달 단계적 특징과 마음의 기제를 살피곤 한다.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이 복잡하고 미묘한 마음을 보다 쉽게 들여다보는 방안으로 '마음사전'을 펴냈다. 백과사전식 구성이기에, 마음이 혹하거나 동하는 부분을 찾아 살펴 보면 된다. 가령 첫 테마는 우울증처럼 보이지 않는 우울증인 '가면성 우울증'에 대한 소개고, 마지막 테마는 '희생양이 존재하는 이유'다.

내가 마음사전에서 제일 처음 들여다 본 내용은 '까미유 끌로델을 통해 살펴보는 정신증'이었다. 잘 알다시피, 까미유 끌로델은 프랑스의 조각가 로댕의 연인이자 정신병원에 감금된 채 생을 마감한 천재 예술가다. 한때 시인 릴케가 쓴 로댕의 평전과 까미유의 오빠가 쓴 평전을 꼼꼼하게 읽은 적이 있기에 더욱 관심이 갔다. 천재 예술가의 빛과 그림자를 단박에 보여준 케이스가 로댕과 카미유 아닐까 싶다. 내가 까미유 평전을 읽었을 땐 그 예쁘장한 사진에 미혹되어 로댕과의 결별이 정신병을 촉발했고, 30년간 정신병동에 갇혀 지낸 것은 결국 "로댕의 음모와 가족의 무관심, 가부장적인 남성사회의 희생양"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저자는 카미유 끌로델을 전형적인 조현병 환자로 추정한다. 조현병은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이상에 의해서 증상이 생긴다. 조현병이 처음에는 '조발성 치매'라고 불렸던 대목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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